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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읽고, 쓰다

스웨덴의 저녁은 오후 4시에 시작된다 - 윤승희

by ▽_ 2019. 9. 2.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다. 대범하다거나 용감하지 못해 다른 사람의 삶의 질을 위해 나서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나의 삶의 질이라도 높여 보고 싶다. 나의 삶에 관해서는 내가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삶의 방식에 관한 책들도 많이 읽어 보았다. 하나씩 적용 해 보고는 있지만 사회의 변화 없이 개인이 노력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 변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개인이 투쟁하다시피 노력해야 하지만 사회가 변하면 개인이 투쟁하지 않아도 그저 사회 규범 안에서 '살아만'가도 삶의 질이 높아지는게 아닐까?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있다.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개개인의 삶의 질이 높다고 평가되는 나라이며 삶의 만족도가 높은 나라고 복지국가의 모델이 된다. 이 나라는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었을까? 어떻게 사회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게 되었을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 윤승희
  • 중앙대학교와 군산 대학교에서 사회 복지를 강의 하였으며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사회복지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 스웨덴에서의 삶을 바탕으로 저자가 겪었던 스웨덴의 복지 정책, 정책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 등 오늘의 스웨덴을 만든 좋은 정책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쓴 책이다. 

'존경하는 국회의원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우리 나라사람에게 한다면 과연 몇명이나 있다고 대답을 할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토론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할 마당에 좋은 정책은 미뤄두고 세력 싸움만 하고 본인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법안은 스리슬쩍 누구보다 빠르게 제정하여 통과시키는 이들. 

이들이 만드는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사실 이 부분은 반반 갈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분명 좋은 정책이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확신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우리는 어떠한 정책에 대해 장기간 숙고하여 평가해볼 시간이 없어서이지 않을까? 흔히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뀐다. 이전 정권에서 무엇이 좋고 나쁜지 국민들은 판단해 볼 시간도 없이 새로운 정책을 맞아야 하고 또 그것에 적응 해야 한다. 거의 2~3년 사이에 바뀌는 교육 정책은 어떤가? 실제로 나는 중학교 입학할때는 6차, 졸업할때는 7차 과정에 맞게 공부 해야 했으며 고1때의 입시제도와 고3때의 입시제도가 달랐던 세대이다. 

"정부는 믿지 못해도 정책은 믿는다."

이 책의 서두에 스웨덴의 어르신들로 부터 작가가 들었던 말이라고 한다. 정부는 몇년안에 바뀌지만 정책은 정부가 바뀌어도 지속 될것이라는 믿음때문에 이런 말을 하셨다고 한다.

복지 국가의 롤 모델 스웨덴은 저절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이전 세대부터 좋은 정책을 위해 투쟁하고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을 한다. 그렇다면 좋은 정책은 무엇일까? 우리가 부러워하는 스웨덴의 모습이 '좋은 정책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좋은 정책을 세워 나갈 수 있을까 ?


정책의 효과와 효율성이 극대화되면 과연 성공한 정책인가? 

10여년전 미국에서는 아이들의 독서량을 늘리기 위해 책을 읽으면 권당 몇달러씩 주는 정책이 있었다고 한다. 책의 분량이나 내용에 상관없이 아무 책을 '읽기만' 하면 보상을 준 것이다. 결과는 대 성공이였다. 아이들의 독서량은 급증하였다. 시간이 흘러 책 읽는 것이 습관이 되었겠거니 생각한 입안자들은 더이상 책을 읽은 것에 대해 보상을 해주지 않기로 하였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읽은 책에 대해 보상을 하지 않는 순간 아이들의 독서량은 예전으로 돌아갔다. 

모든것에 가치를 매기는 시대에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책을 읽는 것' 에도 가치를 매겨 버린것이다. 우리가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에 가치가 매겨지는 순간 그것이 본연의 가치를 잃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위의 예가 그 중에 하나이다. 정책은 우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도구이다. 위의 정책은 본질을 흐린 정책이다. 독서의 즐거움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고유한 가치이지만 그것에 값을 매기는 순간 아이들에게 그 가치(독서의 즐거움)는 사라져 버리고 그것을 통해 얻는 금전적 보상만이 남게 된 것이다. 이 정책은 효과가 있었다. 효율성이 좋았다. 하지만 실패한 정책이다. 우리는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정책과 거짓된 프레임을 구분 할 줄 알아야 한다.

교육정책 - 학교에서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분노하라>의 저자인 스테판 에셀은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지만 '무엇이 지식인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올바른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독단주의, 망상, 오류, 멸시는 절대 올바른 지식이 아니다. 그가 말하는 올바른 지식이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교육함으로써 연대와 박애를 실천하고 더 나아가 본인 스스로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타인과의 차이점을 인식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한가. 스테판 에셀은 우리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자신의 삶과 공동체에서 마주할 수 있는 두려움과 불안에 맞서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본문 중에서159p

저자는 스웨덴의 학교를 다니는 저자의 아이와 그 친구들의 대화에서 교육정책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우리의 교육은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과연 '나는 학교에서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어.' / '학교는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는 곳이야.' '친구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워' 라고 말을 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친구가 아닌 경쟁자로 인식하게 하고 의미있게 살아가는 방법이 아닌 국영수 잘하는 '취업 맞춤형(회사 맞춤형)'인재를 키워 내는 것이 과연 올바른 교육 정책일까? 교육에 있어서 과연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우리의 교육 정책이 과연 아이들에게 살아갈 가치를 배우는데 필요한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노동정책 - 삶을 영위하기 위한 탈 상품화 정책, 노동자의 계층

이 책을 읽다보면 '탈 상품화'라는 말이 나온다. 산재보험, 연금, 의료보험, 고용 보험 등 인간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영위 할 수 있게 하는 가치있는 것들을 화폐를 주고 거래 할 수 있는 '상품'의 위치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만드는 것, 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탈 상품화라고 한다. 이러한 탈상품화의 범주에 드는 것들이 많아지면 노동자의 삶의 질은 자연히 높아 질 수 밖에 없다. 노동시장안에서 우리의 존엄성을 잃게 하지 않기 위해 이런 탈 상품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노동자 안에 계층과 계급은 있을 수 없다. 다른 노동자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본인의 몫만 챙기는 노동단체는 협상력과 교섭력을 가질 수 없다. 우리는 다 같은 노동자다. - 본문 중에서

노동 정책은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다. 여성만을 위한 것도 아니고 외국인 노동자들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모든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이다. 저자는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스웨덴의 노동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해서 라떼파파(한손에 라떼를 들고 유모차를 끌며 공원에 나오는 아빠)가 스웨덴에 많이 생겼는지, 남자들의 육아휴직 신청률이 어떻게 이렇게 높아졌는지를 이야기한다.  - 본문 중에서

정당의 가치

스웨덴에서 장기 집권하여 복지 정책의 근간을 세웠으며 현재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스웨덴의 정당인 사민당.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연대'이다. 다양한 계층, 성별, 소득, 문화를 갖고 있는 스웨덴을 묶어 주는 연대, 그것을 지키기 위해 사민당은 그 가치에 기반한 정책을 만들어 왔다. 다양한 가족 지원 정책, 노동자의 연대 지원 등 정당이 내세우는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세운 것이다. 각 정당마다 각자 추구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후보'가 아닌 그 정당의 가치에 투표 하며 더 나아가서 자신들이 동감하는 가치와 정책에 투표를 할 수 있다. 사민당이라는 정당이 스웨덴이서 장기 집권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내세웠던 '연대'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만든 많은 정책들을 국민들이 공감하고 지지했기 때문이다. 

정책은 정치적 산물이지만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사상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정당마다 다양한 가치와 생각이 존재할 수 있다. 유권자는 자신의 선호에 따라 혹은 자신의 가치에 맞게 정책과 정당을 선택하고 지지하면 된다.  - 본문중에서 (289p)

우리가 나아지기를 원하는가? 

단 한발자국이라도 나아가기를 원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악랄한 거짓과 비열한 편가르기 외에는 어떠한 정책적 고민도 없는 정치인들을 단호하게 거부해야한다.   - 본문중에서(291p)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정부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해 보았다. 이슈가 있을때마다 촛불을 들고 나가고 개인 sns를 포함한 언론에 목소리를 내는 것?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것은 흔들리지 않는 좋은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런 정책이 있다면 정책을 통해 우리의 삶이 풍요로울 수 있다고 믿으며 그 좋은 정책을 후대가 누릴 수 있도록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아이를 키우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아버지 세대가 정책을 만들고 형제 세대가 그것을 지켜 그들의 아이들이 지금 정책의 혜택을 보고 있는 스웨덴처럼 말이다.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말하고 있는 정당이 어디인지, 그것이 단순히 포퓰리즘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며 우리와 우리 후대의 사람들도 누릴 수 있는 건강한 정책인지 잘 살펴야겠다. 나는 잘 살고 싶으니까. 아직 결혼을 하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자식들도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니까. 

이 책은 '내가 가진 한장의 투표권으로 어떻게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라며 한번쯤 고민 했던 사람들이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사람에게 투표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정당, 그들이 낸 올바른 정책에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진다면 분명히 어제 보다 오늘이 더 나아 질 것이다. 분명히, 우리가 살고 싶은 그런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치인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좋은 정책을 만들지 못하는 정치인과 정당은 더이상 지지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행동을 하였습니다. 아래 링크의 글(청원)을 읽어 보시고 공감하신다면 동의 해 주세요. 사전 동의 100명이 되어야 공개 청원이 됩니다. 물론 인원이 차지 않아 공개 청원글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습니다. 국민에게 의무가 있듯, 국회의원들에게도 의무가 있고 그것은 좋은 정책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행동으로  처음 옮겨 보았으니까요.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bsKxGO  - 청원 글 바로가기

 

의무를 다하지 않은 국회의원 의 연봉을 삭감해 주세요 > 대한민국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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