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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읽고, 쓰다/대만 여행 에세이36

36. 나중에 언젠가 하겠지 많은 사람들이 습관처럼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언젠가 하겠지'라는 말이다. 하고 싶은 일도, 여행도, 살고 싶은 집도 모두 이 말들을 붙여서 하곤 한다. 시간이 되고 돈이 되고 환경이 되는 그 나중은 어쩌면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현재를 이어서 만드는 시간이 나중이 되기 때문이다. 살고 싶은 집을 상상하고 있다면 그 집의 모습을 지금 살고 있는 집에 하나씩 적용해 가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나중이 아니라 지금 조금씩 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어느 시점이 되었을 때 그토록 원하던 '나중'의 삶을 그떄의 지금, 살게 되는 것이다.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비행기 표를 사 놓으면 그때 되서 왠지 시간이 안될 것 같아 고민인가? 고민이 될 떄 떄로는 그냥 던지는 것도 하나.. 2019. 1. 29.
35.처음 한 혼자 여행 외국을 처음 나가는 것은 아니였다. 업무상 출장(대부분 중국)도 있었고 대학생 시절 해외 봉사로 여기 저기 다녀 오기도 했다. 온전히 여행으로만 비행기를 탄 것은 본격적으로 일을 하면서 부터이다. 회사를 다니면서는 친구들과 여행 계를 만들어 1년에 한 번은 함께 여행을 갔다. 그래서 나에게 여행이란 늘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였다. 퇴사를 하며 무계획으로 사 버린 티켓 한 장으로 처음 혼자서 하는 여행을 했는데 기대 이상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도 물론 좋지만 오롯이 혼자 생각하고 시간을 보내는 시간도 참 좋다는 것을 흠뻑 느낀 순간 이였다. 걷고 싶을 떄 걷고 좀 더 머무르고 싶은 곳이 생기면 머무르고 싶은 시간까지 충분히 머무를 수 있는 여행. 누군가와 시간을 맟추지 않아.. 2019. 1. 29.
34. 타이베이의 랜드마크 랜드마크라 하면 그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 을 말하는데 여행에 있어서 일반적인 랜드마크는 의마가 없다. 그 도시에서 첫번째로 손꼽히는 건물이라 하더라도 여행자에게 별다른 감흥이 없으면 그건 그 사람(여행자)에게 랜드마크가 아닌 것이다. 인상 적인것, 다른 것을 제쳐두라도 기억에 남는 것, 지나가면서 흘깃 스쳐 보았는데도 시선을 뺴앗기는 것, 그것이 있다면그게 건축물이든 특정 장소이든 그것이 그 여행자에게 랜드마크가 되는 것이 아닐까.랜드마크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대만 타이베이의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아마 101빌딩을 이야기 하지 않을까 싶다. 지진과 태풍이 많은 섬나라 대만에서 그 모든 악조건을 견디게 하기 위해 엄청난 자원과 기술을 결집해 지은 건물이니 말이다. 실제로 건물을 보았.. 2019. 1. 29.
33. 시먼딩, 대도시는 똑같다? 같지만 다르다 여행을 가면 대도시를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그냥 내 머릿속에 '대도시는 다 똑같다.'라는 생각이 스며 들었기 때문이다. 시먼딩을 갔던 이유는 그곳이 특별히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곱창 국수를 먹으러 간 것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 대만의 명동이라고 불리며 쇼핑을 위해 가기도 하는데 사실 한국에서도 세계 곳곳의 물건을 살 수 있는 요츰, 현지에서의 쇼핑은 나에게 그다지 큰 메리트가 없기 떄문이였다. 이렇게 한껏 교만한 마음으로 곱창 국수를 찾아서 먹고 슬슬 시내를 구경 하는데 비슷하면서도 한국가 다른 도시의 모습에 그동안 나의 뇌리에 박혀 있던 생각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도시마다 '도시'라는 이미지로 인해 고층 빌딩과 상가 거리로 이루어지는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한국만 돌아 보아.. 2019. 1. 29.
32. 기억에 남는 우라이 우라이는 타이베이 근교의 온천 마을로 본래는 타이야족의 마을이다. 대만 시내에서 849번을 타고 갈 수 있는데 꼭 센트럴 역이나 신디엔 역에서만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돌아본 결과 중정기념관, 구딩역, 타이 파워빌딩, 공관역 등에서도 버스를 탈 수 있다. 일반 시내버스처럼 여러 정류장을 거쳐 우라이로 가기 떄문에 자신의 숙소 근처 정류장에서 849번이 지나가는지 확인하면 된다. 각 정류장 이정표애 해당 구간을 지나가는 버스의 번호가 적혀 있다.다시 우라이의 타이야족 이야기로 돌아가자. 타이야족은 대만의 원주민으로 주로 우라이와 화련 지방에 산다고 한다. 화려한 옷감과 문신이 특징인데 성인 남녀 얼굴에 문신을 한다. 이 문신은 성인이라고 아무나 해 주는 것이 아니며 남자는 수렵, 여.. 2019. 1. 29.
31. 할머니의 마음 우라이에서 타이베이 시내로 돌아오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시외를 이동하는 버스지만 좌석이 지정 되어 있지 않은, 그냥 일반 시내 버스같은 좌석이라 선착순으로 자리애 앉는 것이다. 다행히 정류장에 도착 했을 떄 사람이 많지 않아 앞 줄에 서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었다. 십여분이 지나 버스가 도착했고 나도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았다. 우라이에서 타이베이 시내까지 한 시간 이상 걸리기 떄문에 서서 가면 피곤해서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자리에 앉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버스는 출발 시간이 될 떄 까지 정류장에서 대기 하고 있었다. 출발을 몇 분 앞두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버스에 올라 타기 시작했다. 이미 버스는 좌석이 만석이라 늦게 온 사람들은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가야 했다. 그런데 그 중.. 2019. 1. 28.
30. 비가 쏟아지던 날, 우라이 꼬치집 아저씨 대만은 비가 많이 오는 곳이다. 최근에 친구들과 대만을 다시 갔을 때도 여행 내내 비가 왔고 혼자 했던 여행의 마지막 날도 비가 왔다. 우라이를 돌아보던 날. 우라이를 구경하고 온천도 마치고, 공식적인 모든 여행 일정을 끝내고 돌아가려는 참이였다. 그떄는 4월이였는데 비가 제법 왔다. 대만 여행 내내 조금씩 비가 오기는 했지만 대부분 미스트 같은 비였는데 마지막 날 내렸던 비는 정말 최고였다. 온천을 하면서는 괜찮았다. 나는 실내에 있고 온천에 몸을 담그며 창밖에 비 내리는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꽤나 멋진 일이니까. 온천을 두어시간 정도 할 테니 그때쯤이면 비가 그치겠지, 이는 지나가는 소나기겠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는 야속하게 온천이 끝나고 나서 더 세차게 내렸다. 정류장으로 내려 가다가 잠시 비.. 2019. 1. 28.
29. 자전거 키오스크 앞의 그 청년 하루종일 대만 시내를 걸었던 날이 있었다. 가는 김에 들를 수 있는 곳 몇군데만 정하고 숙소에서 출발해 타이베이 시내를 걸어 다녔는데 빡빡하게 일정을 짜서 갈 떄 보다 오히려 많은 곳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걸어서 발견한 곳은 뒤에 소개하기로 하고 넘어간다. 지도 한번 보고, 길 한번 보고, 지도 한번 보고, 길 한번 보고 가기를 반복하다가 길가에 쭉 늘어서 있는 자전거를 발견했다. 주황색과 노랑색이 세상 상큼한 느낌을 주었다. 인상적인 것은 우리나라처럼 무료(라서 막 가져 가게 한 후 결국 다 잃어 버리는,,)가 아닌 일정 금액을 내고 빌리는 공영 자전거였다. 금액을 지불해서 그런지 시설도 깔끔하고 자전거를 빌릴 때 사용하는 키오스크도 깨끗했다. 어차피 걸어 다닐 것이기에 빌릴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2019. 1. 28.
28. 택시 기사 아저씨 새벽에 처음 대만에 도착 했을 때 센트럴 역에서 숙소까지는 택시를 타고 가야 했다. 길도 몰랐거니와 이미 늦은 새벽시간이라 버스도 없었기 때문이다. 대만에 갔을 당시 한창 대만 택시 기사 사건으로 한국이 떠들썩하던 시기였다. 한국 여자 여행객을 상대로 일부 택시 기사가 수면제 든 음료를 건네 관광객을 성 추행 하려던 사건이였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긴장한 상태로 정류장에 서 있는 택시를 잡아 타 숙소로 출발 했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그 사건은 대만의 택시기사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대화 중에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자 기사 아저씨는 모든 대만의 택시 기사가 그런것이 아니라며 꼭 친절한 대만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택시를 타고 가는 내내 대만을 처음 가는 관광객인 .. 2019. 1. 28.
27. 대만 사람 이야기 혼자 하는 여행에서 걱정 되는 것은 단연 사람문제가 아닐까? 저 사람들이 날 호구로 취급 하는 것은 아닌지, 길은 제대로 알려 준 건지, 나에게 바가지를 씌운 것은 아닌지 등 말이다. 물론 이렇게 하나 하나 다 의심을 하기 시작하면 끝없이 피곤한 여행이 될 테지만 그렇다고 신경을 아예 안 쓸 수는 없지 않은가. 여행지에서 누군가에게 호의를 받으면 그 여행은 참 좋았던 여행으로 기억 남는다. 반대로 불친절한 사람들을 만나거나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생긴다면 그 여행은 물론 여행지 까지 묶어서 안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이렇듯 어딜가나 사람이 중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만 여행이 참 좋았던 기억으로 남은 이유는 역시 사람 떄문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길을 물어도 친절이 안내 해 주고 심.. 2019.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