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텃밭도 일구고 있다. 이 둘의 조합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종종 생각하는게 한가지 있을 것이다.
"개똥을 퇴비로 사용할 수는 없나?"
작은 강아지 한 두마리의 똥이야 변기에 흘러 보내면 그만이지만 개를 4마리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개똥도 여간 골치인게 아니다. 물론 그 전에는 모두 변기에 흘려 보냈지만 왠지 개똥을 무엇엔가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름하여 개똥 퇴비 만들기.
자연이 일하는 정원을 꿈꾸는만큼 강아지 똥 퇴비화를 통해 폐기물을 줄이고 토양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일석 이조의 작업 아닌가?
개똥 퇴비 만들기 / 자연이 일하는 텃밭 정원
조금 찾아보니 개똥으로 퇴비를 많이 만드는 것 같지는 않아서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야 했다. 먼저는 개똥 전용 퇴비 통을 설치하는 것, 그리고 적절하게 배합 해 주는 것. 이게 개똥 퇴비 만들기의 핵심이었다.
강아지 똥을 퇴비화 할때 기억해야 할 점
우리가 매일 걷는 길, 마당, 텃밭 어디서나 강아지 똥을 어떻게 처리할 지 고민이었다. 요즘 대부분은 변기에 흘려보내거나 일반 쓰레기로 버려 소각장에서 처리하지만 잘 찾아보니 퇴비로 만드는 사례가 있었다. 다만 일반 음식물 쓰레기나 텃밭 부산물로 만드는 퇴비와 다르게 여기에는 좀 더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강아지의 배설물은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살모넬라, 대장균 같은 병원균이 있을 수 있어 식용작물에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근데 찾아보면 식용 작물에 사용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세상에 '절대!' 라는 건 없으니까)
대신 정원에서 키우는 화초나 나무류에 사용하면 식물과 토양에 훌륭한 영양분이 될 수 있다. 나도 강아지 똥으로 퇴비를 만들면 꽃들에게 비료로 주어야지!
개똥 퇴비화 과정
1. 적합한 퇴비통 선택하기
개똥으로 퇴비를 만들 경우 일반 퇴비통과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너무 가까운 곳에 두면 다른 식물이 오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소를 구분하고 해가 잘 드는 곳에 따로 배치하여 높은 온도로 퇴비화가 잘 될수 있게 해 준다.
퇴비통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나는 텀블러식 퇴비통을 구매하여 텃밭 한쪽에 두었다. 전부터 사용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이사하면서 드디어 구입 하였다. 퇴비를 넣어주고 주기적으로 통을 회전시키면 되는데 부디 무사히 퇴비가 만들어지길 바래본다.
2. 개똥 수집하기
이부분은 전혀 여려운 부분이 아니었다. 아침저녁으로 강아지 4마리가 돌아다니면서 똥을 싸고 그걸 그대로 삽아 담아 통에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른 부산물보다 개똥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랄까.
참고로 아무리 '생분해성' 봉투라고 해도 봉투채로 퇴비통에 넣어 주지는 말자. 사실 아직까지 '생분해서'이라고 쓰여진 플라스틱 봉투들은 제대로 분해되지 않기때문이다.
3. 탄소원 추가하기
퇴비의 핵심은 탄소가 풍부한 물질과 질소가 풍부한 물질의 배합이다. 개똥은 질소가 풍부한 물질이기 때문에 이를 중화 시키고 잘 썩게 만들기 위해 톱밥 같은 탄소가 많은 재료를 함께 넣어야 한다. 이상적인 배율은 개똥 2:톱밥 1 정도라고 한다. 이 외에 다른 정원의 부산물은 여기에 넣어주지 않는게 좋다고 했는데 나는 무턱대고 이 비율을 무시하고 퇴비통 한쪽에 개똥과 정원 부산물을 마구 넣어주었다. 나머지 한 쪽에는 꼭 이 비율을 지켜서 넣어 봐야지.
4. 온도 관리 및 퇴비 뒤집어 주기
퇴비는 최소 섭씨 60도 이상에서 발효 되어야 하며 주 1회 정도는 뒤집어줘야 퇴비 속 모든 부분이 고르게 퇴비화 된다고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퇴비의 온도를 확인 할 수 있는 긴 온도계를 사용하며 꾸준히 관리 해주는것이다. (아 나는 이것도 안했다. 맹목적으로 이것 저것 넣어주면 운 좋게 퇴비화가 잘 되길 바라고 있었다)
5. 퇴비 사용하기
이렇게 퇴비를 만들고 4~8주정도가 지나면 퇴비가 어두운 색의 부드러운 흙으로 변하는데 정원의 관목이나 화초 등에 사용한다.
주의할 점
개똥 퇴비는 모든 강아지똥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픈 강아지나 약을 먹고 있는 개의 배설물은 퇴비화에 적합하지 않다. 또한 생식(날고기)을 하는 개의 배설물은 병원균이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톡소카라와 같은 병원균은 60도 이상의 고온에서 사멸하지만 이도 완벽하게 제거 되는 것은 아니니 이 점에 유의 하자.
안전하게 퇴비를 관리하는 방법
- 개똥 및 퇴비를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 개똥 전용 퇴비통은 정원(텃밭)의 특정 구역에 두고 다른 퇴비와 분리 해 관리한다
- 아이들이 있는 곳이나 식용 작물이 자라는 곳에서 이 퇴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 퇴비 작업시에는 별도의 장갑과 도구를 사용한다.
개똥 퇴비를 만드는 것은 폐기물을 줄이고 하수처리에 드는 에너지를 아끼며 텃밭 정원에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다만 일반적인 퇴비만드는법 보다 약간의 수고가 더 필요할 뿐이다. 생각보다 귀찮게 되었지만 그래도 한번 도전해 볼 만하지 않을까? 일단 지금 채워진 개똥 퇴비부터 무사히 퇴비화 되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일단 나부터 잘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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