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전설이 있었다. 뒤뜰에 앵두 나무가 있었더라는.. 부모님은 주택으로 이사 오면서 여러가지 과실 나무를 심으셨는데 그중에 앵두 나무가 있었더란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나는 앵두나무를 본 적이 없다. 한동안 이 집을 비우고 몇년만에 다시 돌아온 뒤에는 그 전설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환삼초/잡초활용/퇴비만들기/앵두나무 구출하기
뒤뜰에 가보면 구석에 무슨 나무 같은게 있기는 했다. 그런데 항상 수풀에 뒤덮여 있어서 무슨 나무인지 모르고 궁금해 했는데 오늘 부모님이 오랫만에 집에 오셔서 그 풀더미에 쌓여 있던게 앵두나무라고 하셨다. 그동안 관리를 하지 않아 해마다 잡초에 뒤 엉켜 버린 그 불쌍한 나무가 전설속에나 존재하는 줄 알았던 우리집 앵두 나무였다니.. 그래서 풀들이 왕성해시고 억세지는 여름이 되기 전 앵두나무를 풀들로 부터 구해내고 올해 꼭 앵두를 수확하리라는 일념으로 잡초 제거를 해 주기로 했다.
환삼덩굴(율초 / 깔깔이풀)
- 생태계를 해치는 대표적인 외래식물
- 범상덩굴, 율초, 한삼덩굴, 깔깔이풀이라고도 불림
- 초봄에 발아하여 원주기와 잎자루에 밑을 향한 가시가 있어 까끌까끌하며 왼쪽으로 감는다.
- 긴 자루 끝에 손바닥처럼 5~7갈래로 갈라진다.
- 성장이 왕성한 여름 환삼덩굴이 뒤엉키게 되면 다른 식물의 생육을 방해하고 나무까지 고사시킨다.
- 환삼덩굴이 뒤엉킨 곳은 식물종의 다양성이 크게 감소한다.
- 꽃가루병을 일으키기에 유해식물로 지목 되었다.
처음엔 이게 무슨 풀인줄 몰랐다. 일단 밭에 자라고 있었는데 '모든 풀들은 이롭겠지'라는 마음으로 일단 정체를 알게 될때까지 자라봐라 하며 방치 하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보더니 '이게 그 가시 덩굴이야!' 하시는 것이다. 여름마다 아주 여기저기 타고 올라와 식물을 말라 죽이고 뽑을라 치면 스치기만 해도 팔 다리에 상처를 내는 나쁜 풀. 이렇게 작아 보이는 풀이 자라서 잡초중에 잡초가 되어 농부들 사이에서 환장 덩굴이라고 불리는 환삼덩굴이 되는 것이였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저 그늘 아래 환삼덩굴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앵두나무 밑. 적당히 시원하고 적당히 그늘진 좋은 환경을 환삼덩굴이 다 차지하고 있었던 것. 환삼 덩굴은 한포기만 있어도 금방 번져가기 때문에 보이는 족족 뽑아 주어야 한다. 전에는 한창 여름에 이 풀이 자라서 억세게 된 다음에 뽑으려고 하니 여간 힘든게 아니였으므로 올해는 일찍 일찍 뽑아주기로 했다.
환삼덩굴을 이렇게 어릴때 뽑기는 처음인데 땅이 딱딱하지 않아 그런지 쑥 하고 뿌리까지 뽑힌다. 그리고 뽑힌 모습을 보니 마치 새싹채소 같은 느낌. '이거 혹시 먹을 수 있는건가?' 싶어 검색을 해보니 역시 먹을 수 있는 풀이였다. 텃밭에서 환삼덩굴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하며 질색할테지만 조금만 찾아보니 의외로 많은 효능이 있는 풀이였다.
환삼덩굴의 효능
- 혈압을 낮추고 위장과 폐를 튼튼하게 한다 - 본초강목에서는 오곡을 소화되게 하며 오장을 보익하고 뱃속에 있는 갖가지 벌레를 죽이며 온역을 다스린다고 적혀있다.
- 기침을 멎게 하는데 효과가 있다.
- 이뇨작용에 도움이 되며 해독 작용과 어혈에도 효과적이다.
- 피부병에 좋다 - 환삼덩굴을 달인 물에 목욕하면 피부병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 뱀이나 전갈에 물린 상처에 바르기도 한다.
- 주로 꽃과 뿌리를 사용하며 여름과 가을 사이에 전초를 채취하여 햇빛에 말린 후 사용한다.
- 봄에 어린 순을 나물로 먹거나 국으로 끓여먹기도 하며 조금 자란 후에는 쌈으로 싸먹고 절임, 분말로 음용하며 차로도 마신다.
- 나벼치료에도 도움에 되고 수면 장애와 흥분증, 정신 분열증에 좋다고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 되지 않았다.
- 약리시험에서 혈압 낮춤, 이뇨작용, 그램양선균에 대한 억제작용이 밝혀졌다.
이런 효능이 많아서 그런지 인터넷에서 '율초가루' 로 검색 해 보니 300g에 2만원에 육박한다. 아 나도 여름에 잡초 뽑아서 부업이나 좀 해봐야겠다.
앵두나무를 덮고 있던 덩굴을 걷어내고 아래를 보니 환삼덩굴 싹들이 자라고 있었다. 아래 보이는 초록색 중에 앵두나무 잎을 제외한 모든것이 환삼덩굴이였다. 이번에 안뽑아주면 올해야말로 앵두나무가 고사 할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잘 버텨준 앵두나무가 대견하니 아래 있는 환삼덩굴을 모조리 다 뽑아 주기로 했다.
괜히 잡초가 아니다. 일반 식물은 뿌리 내릴 생각을 안하는 곳( 슬레이트 지붕에 아주 약간의 흙이 덮힌 곳)에도 뿌리를 내렸다. 이정도면 정말 생명력 인정해 줘야 하지 않을까.
아주 잠깐 앵두나무 아래만 집중적으로 뽑았음에도 바구니 아래가 다 찼다. 어린 순을 무쳐 먹으면 달콤 쌉싸름하다고 하긴 했지만 아직 무쳐 먹을만큼 정이 가지는 않기 때문에 말려서 퇴비로 사용 할 것이다.
환삼덩굴을 뿌리 채 뽑았지만 퇴비상자에 바로 넣어 주면 왠지 뿌리 내리고 자라버릴것만 같아 당분간 따로 담아 말려 주려고 한다. 따뜻한 햇볕에 바싹 말라버려라!
[참고]퇴비상자만들기/강아지똥 활용/잡초활용/음식물활용 - 포스팅 바로가기
모든 식물은 어딘가에 쓰임이 있다는 말이 맞는 말인것 같다. 비록 오늘은 잡초로 취급해 뽑아 버렸지만 언젠가는 차도 끓여 먹고 무침도 해먹고 가루로 만들어서 사용해 봐야지. 그때 되면 환삼초가 나에게 더이상 잡초 취급을 받지는 않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개체 수좀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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