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가 와서 드디어 텃밭을 정리 해 주었다. 여름과 가을 내내 초록이 무성했던 텃밭이 무색하게 휑한 모습이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8월과 10월 사이에 가을 작물들을 심으면서 겨울 - 초봄 경관 조성을 위한 작물들을 심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일단 씨앗을 미리 준비 하지 않아서라고 핑계를 대 본다. (물론 지금 씨앗을 준비한다 해도 이미 11월이라 파종하기에는 많이 늦었다 ㅠ) 그래서 내년 봄에 경관 작물을 파종해 줄 생각이다. 예쁜 텃밭, 그리고 자연이 일하는 텃밭을 만들기 위해서.
[퍼머컬쳐가드닝]경관작물 종류 / 경관작물 파종시기 / 녹비작물 / 생태텃밭 만들기경관작물이란
이전에도 많이 이야기 했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텃밭을 가꾸어야겠다고 결심 했던 계기는 우연히 읽은 '가이아의 정원' 이라는 책에서 부터 시작 되었다. 거창하게 자급자족을 원했던 것은 아니였다. 작은 밭이지만 건강한 생태 텃밭을 만들어 풍성한 먹거리를 수확하고 쉬면서 쉽게 가꿀 수 있는 텃밭과 정원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으로 올 봄 텃밭을 시작 하게 되었다. 경관 조성이고 뭐고 따로 준비한 씨앗들이 없어 올해에는 나름의 틀밭을 만들고 그 위에 주위에 널린 건초를 수북히 쌓아 피복만 하고 시작 하였다. 책에서는 풍부한 유기물을 넣어주면 좋다며 말했지만 당장에 그런 유기물을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지난 해 방치한 밭에서 자랐던 풀들을 덮어 주는 것으로 만족 하였다. 그리고 일년이 지나가는 지금 다시 내년의 텃밭을 준비하고 있다.
올 봄에 비해 많은 씨앗이 생겼다. 서리가 내려 작물 대부분을 정리 하였고 일부이긴 하지만 겨울의 텃밭을 덮은 클로버가 자라고 있으며 수레국화와 꽃 양귀비의 씨앗도 미리 파종해 두었다. 올해가 처음이라 겨울을 꾸밀 경관 작물은 없지만 내년 봄에 텃밭을 꾸며 줄 경관 작물 씨앗들은 밭에서 자라고 있다. 2월~3월이나 되야 본격적으로 자라기는 할테지만. 이 포스팅은 경관 작물에 관한 기록이다.
경관작물이란?
말 그대로 텃밭(정원)을 조성할때 아름다운 경관을 만드는 작물을 말한다. 주로 정원 조성 초기에 계획한 식물들이 자리 잡기 전까지 경관 작물을 심어 두고 계획한 식물들이 어느정도 자라기 시작하면 경관작물을 베어낸다. 경관작물은 텃밭과 정원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며 동시에 경관 조성이 끝난 다음(계획한 식물들이 자란 후)에는 토양에 환원되어 풋거름 작물로 활용되기 때문에 녹지 작물이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경관 작물로는 자운영, 양귀비, 수레국화, 클로버, 헤어리베치, 호밀 등이 있다.
봄 파종 경관 작물
- 주로 3월 - 4월에 씨를 뿌려 자라나게 하는 작물이다. 대표적인 봄 파종 작물로는 메밀, 황화초, 크림슨클로버, 끈끈이대나물, 수레국화, 양귀비 등이 있다. 봄 파종 경관 작물은 주로 4월 - 6월 사이 꽃을 피우며 그 뒤에는 베어내어 녹비작물로 사용한다. 봄 파종 경관 작물을 베어낸 자리에는 깨, 조, 수수 등의 작물을 심을 수 있다.
- 양귀비꽃, 달맞이꽃 , 라벤더, 클로버류, 메밀, 목화, 버베나, 헤어리베치, 안개호, 알팔파, 유채, 자운영, 작약, 황하초
- 준 경관작물 : 귀리, 보리, 호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여름 파종 경관 작물
- 5월 - 6월 경 파종하여 7월 - 10월 꽃을 보는 작물이다. 여름 경관 작물을 베어낸 자리에는 겨울 작물인 보리, 밀, 양파, 마늘, 배추 등을 심을 수 있다. 대표적인 여름 파종 경관 작물로는 메밀, 공심채, 아마란스 등이 있다.
- 가우라, 감국, 공심채, 구절초, 목화, 범부채, 산국, 부처꽃, 아마란스, 안개꽃, 천일홍, 코스모스, 해바라기, 화이트클로버
- 준 경관 작물 : 기장, 수수, 조
가을 파종 작물
- 9월 - 11월에 씨를 뿌린다. 대부분 가을에 싹을 낸 후 노지 월동을 하고 이듬해 봄 다시 생육을 시작 하여 4월 - 5월에 꽃을 피우는 작물을 말한다. 대표적인 가을 파종 경관작물로는 보리, 헤어리베치, 수레국화, 양귀비 등이 있다.
- 감국, 꽃양귀비, 클로버 류, 산국, 수레국화, 알팔파, 유채, 자운영
- 준 경관 작물 : 밀, 보리,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호밀
봄과 가을에 파종 하는 작물이라면 가을에 파종해 주는 것이 좋은데 이는 가을 파종이 봄 파종 보다 영양 생식 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봄보다는 가을에 파종 해 주는 것이 수확량도 많고 개화시기도 빠르며 꽃대가 길어 풍성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 수 있다. 다만 때를 놓쳐 너무 늦은 가을에 심을 경우 제대로 발아하지 못한 채 겨울을 맞을 수 있으니 이 경우에는 늦게 씨를 파종 하는 것보다 이른 봄에 파종 해 주는 것이 좋다.
경관 작물의 주된 용도는 토양을 보호하고 경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농촌의 경우 휴경지에 경관작물을 재배해 매년 유기물과 양분을 공급 받을 수 있다. 또한 경관작물을 포함하여 돌려짓기를 하면 연작의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이것을 지자체 범위로 확대 하면 빈 땅을 황폐하게 내버려 두지 않고 경관작물을 심어 두면 그 자체를 이용해 축제를 열 수도 있다. 유채꽃 축제, 갈대 축제 등 말이다. 작은 텃밭에서부터 지자체 범위에 이르기까지 경관작물을 심어 토양을 관리하면 '경관'이라는 하나의 이점만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경관 작물을 심어 휴경지를 관리 하다가 재배할 작물이 생기면 경관 작물을 베어내 그 자리의 풋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경관작물을 녹비 작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퍼머컬쳐 가드닝] 피복 작물 종류 / 텃밭 흙 관리하기 / 건강한 텃밭 만들기
올 가을 나의 작은 텃밭에 수레국화와 꽃 양귀비를 뿌려 두었다. 물론 내년 봄에도 한차례 더 뿌려줄 예정이다. 작은 텃밭을 아름답게 해 주면서 다양한 곤충들을 밭으로 유인하여 더 건강한 생태 텃밭을 만들어 가고 싶다. 올해에는 퍼머컬쳐를 실험하고 도입 해 본 첫 해였다. 적극적으로 시도 했던 것은 밭에 다양한 작물을 심는 것과 꾸준히 피복해 주는 것. 이 두가지만 열심히 하였음에도 꽃에 수정이 잘되어 많은 열매를 맺었고 작년에 병충해를 입어 고생했던 고추도 올해에는 병충해 없이 무사히 수확 하게 되었다. 물론 자잘한 벌레들의 공격은 있었지만 충분히 감내 할 수 있는 수준이였다. 내년에도 다품종 소량 파종으로 다양한 작물을 키워 봐야겠다. 아직 겨울이 시작 되지도 않았지만.. 얼른 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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