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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2024.08)

수선화가 피는 계절 / 잘 자라는 월동 식물 / 수선화 키우기

by ▽_ 2022. 4. 9.

#수선화 #수선화키우기 #수선화월동

작년에 수선화 모종을 구매한 후 텃밭 한쪽에 심어 주었었다. 거의 수선화 개화 시기 막바지에 사서 꽃이 핀 상태로 텃밭에 옮겨 심은 지 얼마 안되서 꽃이 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낸 수선화가 올해 다시 얼굴을 보여 주었다. 사실 3번의 계절동안 수선화가 있던 자리에서 상추도 자라고, 토마토도 자라고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수선화가 있는지도 잊어 버리고 있었는데 말이다.


수선화가 피는 계절 / 잘 자라는 월동 식물 / 수선화 키우기


수선화가 자라는 모습. 올해는 세송이의 꽃이 피겠네. 

초봄의 텃밭에서 가장 먼저 자라나는것은 역시 튤립, 수선화 같은 구근 식물이다. 나의 텃밭에도 지금 가장 먼저 얼굴을 보여주는 것들이 바로 튤립, 수선화, 그리고 야심차게 심어 준 알리움. 그리고 월동하고 잎을 내고 있는 허브들(레몬밤, 애플민트, 차이브)이다. 

이런 월동식물은 한번 자리만 잘 잡아 주면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아도 매년 알아서 그 자리에서 자라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텃밭 정원을 꾸미기에 아주 적합하다. 토마토나 오이같은 여름작물이 자라기 전, 허전한 텃밭의 빈자리를 메워주고 여름 작물이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하면 이런 구근 식물들은 잎이 점차 시들며 자리를 내 주기 때문에 텃밭에서 함께 키워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심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잘한 선택인것 같다.


막 꽃이 피려고 준비중인 수선화

처음에 꽃 몽우리가 나오기 전, 잎만 나오기 시작했을때는 사실 의심을 좀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수선화를 심었던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게 설마 수선화인가?' '내가 수선화를 여기에 심었었나?'하는 생각 말이다. 잎이 작았을땐 마늘인가 싶기도 했는데 다행히 사진첩에서 작년 이 자리에 수선화를 심었던 사진을 찾게 되었고 때 마춰서 이렇게 노란 꽃봉오리도 보이기 시작해 수선화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하도 작은 밭에 이것 저것 되는대로 다 심고, 일단 씨앗을 넣어두고 구근도 넣어두고 해서 이제는 텃밭에 무엇을 넣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4월 초 수선화의 모습

3월 초반부터 촉이 나오기 시작해 뭔가 자라긴 하는구나 싶었는데 계속해서 잎만 자랐다. 거의 한달동안 잎만 보고 있었는데 4월이 되고 단 며칠 사이에 이렇게 꽃 봉오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수선화가 개화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매일 매일 들여다 보지 않으면 꽃이 피기 시작하는 중간 과정을 놓치기 쉽다. 순식간에 꽃 봉오리들이 어느새 꽃으로 변해 있기 때문이다.

이시기에 수선화는 물이 많이 필요하다. 꽃이 피기 시작할때 물이 부족하면 개화하는데 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일조량도 많이 필요한 꽃이기 때문에 해가 잘드는 곳에서 키워야 크고 풍성한 꽃을 볼 수 있다. 


올해 내 텃밭에 처음으로 핀 수선화

수선화 꽃 피는 시기

어릴적에 꽃에 관한 책을 읽은게 기억이 난다. 그 책은 그리스 신화를 기반으로 매달을 상징하는 꽃을 설명하는 책이었는데 수선화는 4월의 꽃이었다.  나르키소스스라는 청년이 복수의 여신의 저주를 받아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도취되어 연못만 바라보다가 그곳에서 죽었는데 그 자리에서 수선화가 피었다는 이야기말이다. '물가에서 자라는 4월의 꽃' 이게 어릴 적 내가 수선화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다. 물론 지금은 수선화가 꼭 물가에서만 자라는게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일반적으로 수선화는 3월 말에서 4월에 꽃이 피기 시작해 5월초까지 꽃을 볼 수 있는데 제주도에서 자라는 제주 수선화의 경우 12월에도 꽃이 피기도 한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수선화

막 피기 시작한 수선화는 아래 꽃잎도 약간 노란 빛을 띈다. 레몬빛에 가깝다고 할까. 그래서 막 피기 시작한 모습을 봤을때에는 받침과 트럼펫 부분이 전부 노란 수선화를 심었는 줄 알았다. 

수선화 정보 

  • 백합목 수선화과
  • 원산지 : 유럽 지중해 연안, 북아프리카
  • 개화시기 : 4월~ 5월
  • 우리나라에서는 금잔옥대(혹은 금잔은대)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옥으로 만든 받침위에 금으로 만든 술잔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 제주도에서는 12월에도 수선화가 피어 설중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 원종은 30여종이지만 현재는 품종이 굉장히 많이 개량되어 전 세계에 1만여종의 개량 수선화가 존재한다. 

수선화 꽃

꽃이 핀 뒤 날이 맑을때 수선화를 다시 보니 아랫 받침 부분 꽃잎에 노란색은 거의 다 빠지고 선명한 흰색 바탕에 노란 트럼펫을 가진 수선화를 볼 수 있었다. 물빠지듯이 색이 빠졌는데 그 노란색은 어디로 간걸까. 뒤쪽에 늦게 핀 수선화를 보면 아직 받침 꽃 부분에 노란색이 다 빠지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직접 키우지 않았다면 그저 흰색, 노란색으로 구분된 모습만 볼 수 있었을텐데 직접 키우면서 보니 예전에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정보들을 알게 된다. 마치 '이건 너가 날 키우니까 너한테만 알려주는 정보야' 라고 식물이 알려 주는 것 같은 기분이다.


여전히 노란 수선화

수선화의 구근 관리 - 굳이 캐지 않아도 된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만, 

구근 식물은 심고 나서 휴면기가 들어가는 여름에 다시 구근을 캐 낸 뒤 소독하여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한 다음 늦가을에 다시 심어준다고 한다. 처음에 나도 구근 식물을 키울 때에는 그렇게 했는데 텃밭에 심을때에는 굳이 캐서 보관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수선화 뿐 아니라 알리움, 튤립도 심어두고 한번도 캐지 않았지만 알아서 분구해가며 이듬해 다시 싹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꽃이 지고 난 뒤 어느 정도 지나서 구근을 캐 주는데 이렇게 되면 구근이 성장을 하지 못한다. 원래대로라면 꽃이 진 후에 남은 잎이 광합성을 하면서 잎이 시들기 전까지 뿌리로 착실하게 영양분을 보내 주는데 이 과정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 경우에 비춰 말하자면 이렇게 꺼냈던 구근은 다시 심어서 키웠을때 이전보다 작은 꽃을 피웠고 '아 역시 이건 소멸성 구근이구나' 라고 생각 했었는데 똑같은 품종을 그냥 텃밭에 심어 두고 캐내지 않았더니 오히려 여러개의 자구로 분구 되었다. 

구근을 심어 두었던 화분을 비워야 하거나, 습한 곳에 있어서 썩을 위험이 있을때에만 캐 내어 따로 보관하고 그 외의 경우라면 굳이 품을 들여 구근을 관리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꺼내어 소독 하고 보관하는 것보다 오히려 땅 속에 있는게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구근을 따로 캐내어 보관하는건 구근을 팔기 위해 장거리 이동이 필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같은 꽃 다른 느낌

이렇게 피는 꽃을 보니 조금 많이 심어 둘걸 그랫나 싶다. 심고 싶은대로 심기에는 너무 쪽밭이라서 왠만한 작물들은 거의 5립(5포기) 안쪽을 심어 주는데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이럴때는 좀 아쉽다. 꽃을 보기 좋은 계절인데 예쁜 꽃들을 한 두송이만 볼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지금 있는 환경에서는 이게 최선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언젠가는 꼭 집은 작게, 텃밭 정원은 크게 만들 수 있는 곳을 찾아야지 ! 그곳에서는 수선화 더미, 튤립 더미 같은 봄꽃들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 지금 한두 송이 키워보는건 연습이라고 생각해야겠다. 연습 열심히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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