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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세계 2차대전의 흔적 -황우지해안열두굴

by ▽_ 2019. 1. 20.

[제주도 여행]세계 2차대전의 흔적 -황우지해안열두굴


황우지 해안에 있는 열두개의 동굴은 사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동굴이 아니다. 이 굴은 세계 제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미군의 공습에 대비해 어뢰정을 숨기기 위해 하놓은 굴로 12개의 군사 방어용 인공 굴이다. 아픈 역사이지만 이 역시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다고 한다. 주변 경관이 뛰어나며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이 모여 스노클링을 하는 선녀탕을 볼 수 있다. 





멀리 해안가를 찍으니 물안개가 가득 끼어 있다. 일제 시대 제주도에는 약 7만명이 넘는 관동군이 상주하고 있었다. 태평양 전쟁 말기에 접어 들어 일본은 미국이 제주도를 통해 일본 본토로 들어 오는 것을 염려하여 제주 전역을 자신들의 요새로 만들었다. 황우지 굴을 파는데도 제주도민의 엄청난 희생이 따랐다. (나쁜 놈들)


주차장 입구에서 황우지 열두굴을 보러 가다 보면 선녀탕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나온다. 해안가에 자리 잡은 물 웅덩이로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선녀탕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주변 경관 때문이다. 스노클링을 하면서 주상절리와 해변을 감상 할 수 있다. 선녀탕에서 스토비가 온 직후 선녀탕을 가게 되면 선녀탕으로 내려오는 계단 옆에 작은 폭포가 생기기도 한다. 




선녀탕으로 내려 가는 길. 제주는 어느 한 곳을 찾아가는 길 조차도 아름다웠다. 이 때부터 였다. 산수국에 꽂힌 것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앞마당에서 수국을 키울 수 있는지 없는지 검색도 해보고 씨도 구매하고 난리도 아니였다. 물론 꽃을 심을 시기가 아니여서 한 해를 다시 기다려야 했지만 말이다. 



선녀탕은 용암이 굳어 져 만들어진 자연 방파제 안으로 파도가 넘어와 생긴 천연 수영장으로 깊이가 5~7m에 달하는 메인 스팟과 1m내외 깊이의 보조 스팟을 되어 있다. 밀물 시간에 맞춰 방문 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썰물 때 찾아 가면 물이 많이 빠져 메인 스팟을 제외하고는 수영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원래는 에메랄드 빛 물색이였다고 하나 내가 방문 했을 떄는 비 온뒤라 그런지 그냥 조금 맑은 물 색이였다. 흐린 날에도 불구하고 장비를 대여해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썰물 때 물이 빠지고 밀물에 다시 물이 채워지며 자연적으로 물 갈이가 되기 때문에 날씨 맑은 날엔 여지 없이 에메랄드 빛 천연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무장 간첩을 섬멸한 것을 기념한 전적비가 멀리 보인다. 지금은 무장간첩이라 이야기 하면 너무 옛날 사람 느낌이 나지만 내가 어릴때만 해도 무장공비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시절이였다. 어쨋든 내 어릴적 보다도 한참 전 냉전의 분위기가 훨씬 더 살벌했을 1968년, 북한국 간첩선 침투와 이를 섬멸한 내용이 적혀 있는 전적비이다. 




황우지 열두굴은 올레길과 연결 된 길이기 때문에 길 중간 중간 이정보가 있고 갈래길에서 나뉘어저 갈 수 있다. 올레길 전체를 돌아도 되지만 황우지 주변 산책길만 돌면서도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황우지 해안은 외돌개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데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길을 걷다 보면 정말 ' 아 아름다운 해변은 다 모아 놓은 곳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제주 여행을 하면서 외돌개+황우지 코스를 돌지 않는다면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오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다. 꼭 이곳을 위한 시간을 떼어놓길. 




길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해안을 배경으로 저렇게 파 놓은 굴이 보인다. 굴은 굴 안에서 이동이 쉽도록 모두 하나로 연결 되어 있다고 한다. 만약 저 안에서 어뢰가 터지면 황우지 해안은 그냥 날라 갔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 아름다운 경치도 남지 않았겠지 (나쁜 놈들)




조성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황우지 해안 동굴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볼 수 있다. 이 열 두개의 굴은 단순히 어뢰를 숨기기만 할 용도로 만든 거이 아니였다. 어린 병사들을 훈련하여 소형 어뢰정으로 자폭하도록 훈련 시켰는데 황우지 해안의 열 두 굴이 그 자폭용 소형 어뢰를 숨기는 장소로 쓰였던 것이다. (아 진짜 나쁜놈들 죽으려면 자기네들이 하지 왜 어린 애들을) 역시 어른이 나쁘다. 




황우지 해안 동굴은 멀리서 볼 땐 작아 보인다. 저렇게 작은 곳에 어뢰를 숨겼을까? 싶었지만 저래뵈도 높이가 약 3m. 폭이 약 3m.  깊이가 10m에 달한다. 나중에 한참 시간이 지나서 이곳이 어떻게 쓰였는지 사람들이 잊혀졌을때가 되면 이 동굴을 발견한 누군가가 '앗 선사시대 집단 거주지 유적이다'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보았다. 그러고 보니 모든 장소에는 이야기가 있다. 그냥 겉의 아름다움만을 둘러보고 서둘러 여행을 끝내는 사람이 아닌 그 이야기들을 하나씩 수집 하는 여행자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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