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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읽고, 쓰다/대만 여행 에세이

24. 대왕 오징어에서 인생의 한 줄을 생각하다.

by ▽_ 2019. 1. 27.

대만에 대왕 오징어 튀김 역시 유명한데 유명한 음식이니만큼 관광지 여기 저기서 맛 볼 수 있다. 4대 야시장에서는 물론이요 지우펀, 스펀, 단수이 등 한국 사람이 많이 가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판매하니 못찾아서 못먹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져녁마다 각기 다른 야시장을 놀러갔는데 어디에나 이 대왕 오징어 튀김은 있었다. 


야시장 한 군데서 이 대왕오징어를 먹으려고 돌아 다녔다. 한 가게는 줄이 굉장히 길고 똑같이 대왕오징어를 파는 가게여도그 옆 가게는 줄이 없는 것이였다. 나는 줄이 없는 곳에 서서 사먹었다. 이유는 단순히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야시장에 볼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데 사람 심리가 참 이상한 것이 내가 줄을 설 때 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이 가게 앞에 하나도 없었는데 음식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한 두 사람 대기줄이 생기더니 나중에 시장 한바퀴를 돌고 왔을 땐 오히려 옆 가게와 상황이 역전 되었다. 

요지는 야시장에서 특정한 가게에 줄이 길다고 해서 사람들이 다 맛집인줄 알아보고 줄을 선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사람들이 서 있으니까 맛있겠거니 해서 그 긴 줄 뒤에 서는 것이니 혹시나 야시장에 간다면 그냥 사람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맛있어 보이는 음식 앞에 줄을 서길 바란다. 

생각해보니 우리의 인생도 비슷하다. 내가 알고 그 긴줄을 대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서 있으니 으레 맛있겠지 라고 나의 판단을 남에게 넘기는 것처럼 내가 선택하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에서 나의 판단보다는 사람들이 괜찮다고 하니까, 혹은 사람들이 많이 했으니까 괜찮겠지 하는 이유로 그 판단의 손잡이를 넘겨 버리는 것 말이다.

얼마나 많은 순간 그렇게 선택했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굳이 그렇게 설 필요가 없는 대기 줄에 서 있으면서 시간을 낭비했을까? 물론 적어도 맛있는 음식을 기다리는 것은 행복하기라도 한데 말이다. 대왕오징어에서 인생의 한 줄을 생각하는 순간이 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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