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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읽고, 쓰다/대만 여행 에세이

23.오묘한 맛의 매력, 곱창국수

by ▽_ 2019. 1. 27.

곱창국수라는 것이 있다. 흔히 가쓰오부시라고 하는 다렁어포 국물에 곱창을 넣고 아주 가는면을 넣어 한 그릇에 나오는 음식이다. 굉장히 식감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하지만 처음 이 음식을 주문 하고 손에 들었을때는 '아직 먹지는 않았지만 이미 망한 맛인듯한 느낌'이 든다. 비주얼이 아름답지는 않기 떄문이다. 누국가는 매우 맛있다고 하고 누군가는 예상보다 별로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아마도 곱창자체에서 오는 호불호가 아닐까 싶다. 

곱창 국수를 파는 아종면선이라는 가게는 시먼딩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 흔한 홀도 ㅇ벗이 국수 퍼 주는곳, 계산하는곳, 소스 넣는곳, 그리고 4개의 의자가 전부다. 손님들 대부분은 음식을 받고 그 근처에서 서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회전률(이라고 해 봐야 테이블이 없으니 음식을 받아 대기줄이 줄어드는 것을 지칭하기로 한다)이 굉장히 빠르다. 직원 한명이 주문을 받으면 옇에서 주문한 사이즈의 그릇을 들고 면과 곱창을 덜고 옆으로 보낸다. 그러면 그 옆에 사람이 국물을 퍼주면 끝. 그래서 줄이 길어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줄이 줄어들어 한자리에서 오래 대기 할 일이 없다. 

원래 맛집이라고 소개가 되는 곳은 기대를 최대한 낮추고 가야 하는 법이다. 나에게는 이곳이 그랬다. 원래 곱창을 좋아 하지만 세상에 곱창 국수라니! 그냥 간김에 경험삼하 한번 먹어보자라는 마음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 다른 점포에 비교하면 판매대 하나 달랑 있는 곳에 이렇게 사람들이 줄을 서있고 운이 좋은 사람 4명이 아니면 죄다 서서 먹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을까?' 하는 궁금증은 '이 집은 맛집이 분명해'라는 확신에 이르게 되었다. 나약한 나의 의지여. 

앞에 나가는 음식을 보면서 혹시나 입에 맞지 않을까봐 작은 것을 시켰다. (비주얼이 훌륭하지는 않기 떄문이다) 한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고수나 갈릭, 칠리 등 각종 소스를 첨가 할 수 있었지만 곱창 국수 그대로의 맛을 느껴보고 싶어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 

대만여행 내내 정말 운이 좋았나보다. 곱창 국수를 받고 단 4개 뿐이 없는 좌석에 착석 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서서 먹고 있었지만 나는 앉아서 곱창 국수를 시식하는 호사를 누리다니, 영광이라고 할 수 밖에.

드디어 곱창 국수 시식. 한 입에 후회가 밀려왔다. 

' 아 큰 사이즈로 시킬걸'

사실 곱창과 가쓰오브시 조합은 나에게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인제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용기있게 큰사이즈로 주문하지 않았다니!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고 하지만 나에게 극호였던 곱창국수가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아마 대만 여행에서 가장 후회하는 순간이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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