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비가 왔다. 5월 말이 되어 가니 봄비라고 하기도 조금 어색한 비. 그동안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내심 반가웠던 비였다. 텃밭을 가꾸지 않았다면 마냥 날씨 좋은 날만 바랬을텐데 텃밭에 작물을 심고 식물들이 자라가는걸 보니 비가 얼마나 반가운 존재인지 새삼 깨닫는다. 적지 않은 비가 왔고 비가 오는 동안 밭에 물을 줄일이 없어 나가 보지 않다가 비가 그친 후 나가보니 이틀 전에 본 내 밭이 맞나 싶었다. 아기들만 있던 유아원에 유치원생들이 들어온 느낌이랄까?
비온 뒤 5월의 정원
비가 오는 사이 작두콩이 발아 하였다. 그동안 감감 무소식이더니 비가 오는 동안 기온이 내려가서인지 습도가 맞아서인지 아무튼 발아하였다. 포트속에서 썩는게 아닌가 걱정 했는데 다행이다. 작두콩은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그 콩나무인데 과연 얼마나 자라게 될까? 싹이 났으니 이제 자랄 일만 남았다. 잎이 몇장 더 나면 밭에 정식 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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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언제 키워서 먹나 싶었던 상추도 비가 한번 오니 손바닥만큼 자랐다. 천천히 자라면 하나씩 뜯어 먹으려고 했는데 이제는 전투적으로 먹어야 되게 생겼다. 상추 뿐 아니라 옆에 같이 심은 각종 쌈채소들도 이제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라 본격적으로 샐러드를 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신난다.
[참고]잎채소 파종 - 상추/청겨자/청경채/신선초/샐러리/루꼴라/부추/치커리 - 포스팅 바로가기
놀랍게도 2월에 심은 레몬 화분에서 싹이 났다. 그런데 너무 오랜 시간 후에 난 싹이라서 과연 레몬이 싹을 틔운건지 확신할 수가 없다. 중간에 다른 씨가 날아와 싹을 틔운 것 같기도 하고. 레몬 새싹처럼 생기지 않은것 같아 의심스럽다. 인터넷을 보니 레몬은 싹이 날때 쌍떡잎 식물처럼 나는데 이 아이들은 외떡잎식물처럼 싹이 난다. 일단 키워 보고 확인 해봐야겠다.
비가 오는 동안 무릎도 채 오지 않던 토마토가 무릎길이만큼 커졌다. 쑥쑥 크라고 아래에 있는 가지들을 가지 치기 해 주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가지를 무성하게 뻗은건지. 처음엔 꺽은 나뭇가지로만 고정을 해 주어도 충분했는데 키가 훌쩍 커버려 지지대를 하나 꽂아 주었다. 역시 비의 힘이란.
외발 수레 위 상자에 뿌린 천일홍도 비가 오는 사이에 싹을 틔웠다. 작년에는 노지에 그냥 뿌리고 잘 돌보지 않아도 알아서 잘 컸는데 이번엔 상자 깊이기 깊지 않아 자주 물을 주어야 한다. 아니면 중간에 노지 정식 해 버리거나.
가장 놀라운 것은 딸기였다. 어느새 제법 딸기의 모습을 갖추기도 했고 옆에는 새롭게 꽃도 피웠다. 적어도 1개의 딸기는 더 수확 할 수 있게 되었다. 꽃 잎의 갯수가 많을 수록 딸기가 실하다는데 꽃잎이 5개인걸 보니 지금 달린 딸기만큼 크겠다.
꼬꼬마일때 옮겨 심었던 바질도 이제야 제법 바질 스러운 잎을 내었다. 조만간 토마토 사이사이 노지 정식을 해 주어야 겠다. 토마토와 바질의 궁합은 키울때나 먹을때나 언제든 좋으니까.
[참고]바질 발아 및 모종 만들기/바질 옮겨 심기/솎아내기 - 포스팅 바로가기
도대체 싹이 언제 나는지 오매불망 기다렸던 레몬밤. 딜, 이브닝스토크도 발아하였다. 오래 기다렸던 허브가 싹틔우는 것만큼 뿌듯한 일이 또 있을까. 씨앗을 뿌린 만큼 발아한 게 아니라서 조금 더 뿌릴까 아니면 키워서 삽목할까 생각 중이다. 아직 본잎이 날락 말락 하는데 벌써 삽목을 생각하다니.
아이스플랜트도 잎이 커졌다. 전에는 '이거 먹을수 있는거 맞아?'라고 생각 할 정도로 작은 잎이였는데 이제는 식감은 느껴볼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그래봤자 한입도 안되지만.
밭에 옮겨 심었던 캐모마일 1호는 벌써 꽃대가 올라왔다. 비가 오기 전만 해도 잎만 푸른 허브였는데 잎을 사용하고 뭘 하고 할 새가 없이 불쑥 꽃 봉오리를 올려버린 캐모마일. 비가 이렇게 무섭다. 식물들이 변한다. 좋은 쪽으로 ㅎ. 조만간 캐모마일 차를 끓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다이소 캐모마일 노지 정식/캐모마일 옮겨심기/파종 후 2달 경과 - 포스팅 바로가기
파프리카인줄 알고 옮겨심었는데 아무래도 그냥 풀인것 같은 아이들도 쑥 자랐고 나눔을 할 캐모마일 모종도 어느새 훌쩍 커 작은 모종 포트를 가득 채웠다. 처음에 옮겨 심을 때만해도 엄청 작은 아이였는데 빽빽하게 포트를 채울만큼 자라주니 대견하다.
다이소 캐모마일 발아/솎아주기/모종 만들기/모종 나눔 이벤트 [예고] - 포스팅 바로가기
파프리카 역시 제법 고추과 식물처럼 보이게 자란다. 처음에 떡잎만 봤을때는 약간 의심스러웠는데 본잎이 자라는 것을 보니 파프리카가 맞는 모양이다. 모종포트에 흙을 조금 넣었으니 조만간 파프리카도 노지 정식을 해 주어야겠다. 다 자라주기만 하면 올 한해는 정말 채소 걱정은 없을텐데.
발아한 파프리카 모종판에 옮겨심기 / 파프리카 모종 만들기 - 포스팅 바로가기
발아하기 전과는 다르게 한번 발아 하니까 무섭게 자라고 있는 미니밤호박. 성격대로라면 진작에 노지정식 해 주었을텐데 아직 자리를 정하지 못해 포트 안에서 크고 있다. 미니밤호박 역시 비가 오니 키가 더 자랐다. 더이상 노지정식을 미루면 안되겠다. 조만간에 싹 다 옮겨 심어 줘야지
이틀동안만 비가 왔을 뿐인데 정원의 모습이 달라졌다. 식물들은 키가 더 컸고 밭에 중간 중간 비었던 자리는 어느새 초록으로 덮였다. 비가 내리는 동안 안에서 키우던 관엽식물(커피나무, 천냥금)도 밖으로 내 놓아 비를 맞게 하였는데 천낭금은 새로운 싹을 많이 내었고 커피나무의 잎은 반짝반짝해졌다. 역시 자연에서 일어나는 건 나쁜게 하나도 없다. 밭에서 수돗물을 먹고 자라던 식물들이 오랫만에 링거 맞은 느낌이였을 것 같다. 빗물의 힘을 새롭게 느낀 정원에서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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