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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

둥근잎 유홍초 꽃과 채종 / 담장에 키우기 좋은 식물 / 텃밭의 자연 발아식물

by ▽_ 2020. 9. 18.

봄부터 내가 심은 적이 없는 이름 모를 풀이 자라고 있었다. 잎이 마치 콩잎 같기도 했고, 또 알아서 담장을 타고 잘 올라가기에 그냥 내버려 두었던 식물. 둥근 잎이 옥상 담장을 타고 올라가더니 기어코 옥상으로 넘어 오길래 옥상에 설치한 빨래줄까지 끈을 만들어 계속 타고 올라가도록 했다. 옥상 한켠으로 이 덩굴 식물이 그늘을 만들어 주면 왠지 근사할 것 같아서. 이 식물의 이름은 둥근잎 유홍초. 별다른 관리가 없이도 알아서 잘 자라더니 꽃을 피우면서 멋진 경관을 선물 해 주었다.


둥근잎 유홍초 꽃과 채종 / 담장에 키우기 좋은 식물 / 텃밭의 자연 발아식물


둥근잎 유홍초 줄기와 꽃

텃밭에서부터 올라온 둥근잎 유홍초는 옥상의 빨래줄까지 점령했다. 이제 이곳은 더 이상 빨래를 널 수가 없다. 대신 꽤 멋진 경관을 만들어 주었다. 잎만 무성하게 있을 때에는 잘 몰랐지만 꽃이 피기 시작하니 장관이였다. 늦여름 부터 꽃이 피기 시작 하지만 유홍초 개화의 절정이 가을이라더니 역시 최고.


옥상 한쪽을 점령한 유홍초

유홍초의 꽃은 낮에 활짝 피어 있고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질 무렵에는 꽃잎이 닫혀 있다. 낮에 본 꽃이 예뻐서 해 질녁에 다시 한번 보려고 올라갔더니 꽃이 다 얼굴을 감추고 있었다. 이때 보면 정말 초록색 무성한 잎 사이에 주황색 작은 막대기만 군데 군데 삐져 나온 것 같은 모습이다.


옥상위의 유홍초

유홍초의 꽃은 잎에 비해 매우 작기도 하고 또 생각보다 금방 지게 되어서 절화로도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생김새나 색상이 압화로 꽤 적당할 듯 하다. 

현재 둥근잎 유홍초는 옥상 빨래줄(?)에 넓게 분포 되어 있다. 마치 타프를 사선으로 설치 한 것 같다. 그 아래 그늘이 은근히 시원하다. 여름에 한낮의 태양을 가리는 공간이 나오는데 여기에 상추를 심은 화분을 두고 상추를 키우고 있다. 덕분에 이 곳의 상추는 한여름이 지나도록 꽃대가 올라오지 않고 아직도 연녹색의 잎을 가지고 있다. 올해 어떻게 자라는지 확인 했으니 내년에는 좀 더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게 해야겠다.


둥근잎 유홍초 씨방

빨간색의 둥근잎 유홍초가 지고 난 자리에는 이렇게 동그란 씨방이 달린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말라서 땅으로 떨어진다. 꽃이 핀 만큼 씨방이 달리기에 일반 텃밭에 심는다면 이듬해 유홍초가 어마어마하게 올라올 것이다.  우리 집은 대부분의 꽃이 옥상 위로 올라온 줄기에서 피어서 다행이였지 아니였다면 내년에 다른 작물을 심을 수 없을 만큼 유홍초의 싹이 나왔을 것이다. (그만큼 씨방이 많이 열리고 또 씨앗이 알아서 잘 떨어진다)


잘 익은 유홍초 씨방

유홍초의 씨앗이 잘 익어서 땅에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실 이미 옥상 바닥에 떨어져 있는것도 상당했다. 만일 유홍초가 더 퍼지는 것이 싫다면 꽃이 달리기 전에 줄기를 잘라내거나 씨앗이 떨어져도 발아가 되지 않도록 시멘트 바닥 위의 화분에서 키울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한 식물 도감에서는 생태 교란종이라고 할 정도로 번식력이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나는 유홍초가 꽤 마음에 들기도 했고 옥상에 만들어진 그늘도 좋았기 때문에 계속 키우기로 하였다. 내년 봄에 줄기가 자라기 시작하면 어느정도 뽑아낼 요량으로 말이다. 내 텃밭에서는 알아서 자리 잡아 자라고 있으니 나눔용으로 씨앗을 채종 해 주기로 하였다.


둥근잎 유홍초의 씨앗

둥근잎 유홍초의 씨방을 갈라보면 이렇게 한쪽에 2~3개씩 들어있다. 잘 마른 씨방을 손으로 비비면 껍질이 벗겨지기 때문에 쉽게 채종 할 수 있다. 채종 난이도는 별 하나⭐

땅에 떨어진 씨방과 잘라낸 씨방 6개에서 나온 씨앗의 양이다. 결코 적지 않은 양.  전원 주택에서 살았다면 담장을 둘러가며 이 씨앗을 쫙 뿌려 주었을텐데 아쉽다.


계속 뻗어가는 둥근잎 유홍초

둥근잎 유홍초를 지켜보다가 발견한 사실. 둥근잎 유홍초는 다른 물체를 왼쪽으로 감아가며 자라는데 딱히 지지할 대상이 없으면 자기들끼리 서로 줄기를 꼬기 시작한다. 초록색이던 줄기도 서서히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 줄기는 나중에 한데 묶어 리스 틀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줄기가 조금 더 질겨지면(?) 시도해봐야겠다.


하늘과 구름과 둥근잎 유홍초

가을을 느끼게한 어느 날, 옥상에서 찍은 둥근잎 유홍초와 하늘이다. 이 모습이 내 눈에는 왜이렇게 예뻐보였을까. 다른 사람들은 이걸 보고 잡초더미라며 질색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식물들이 만들어 주는 이런 풍경이 소소하지만 정말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아니,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벌써 9월이다. 텃밭의 계절이 두달도 채 남지 않아 아쉬움이 드는 시간. 가을의 텃밭이 보여주는 것들을 많이 담아 보고 누려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겨울을 준비하며, 그리고 한해의 텃밭 농사를 마무리 할 준비를 하며 가을을 즐겨야겠다. 

[참고] 둥근잎 유홍초 관련 다른 포스팅

 

담쟁이 식물 추천 - 둥근잎유홍초 / 매년 다시 나는 식물 /울타리에 심으면 좋은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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