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

접목한 샤인머스캣에서 보라색 열매(일반 포도)가 날 때 / 구입한 묘목에서 다른 열매가 열릴 때 / 포도나무 벌레

by ▽_ 2021. 7. 24.

작년 겨울, 야심차게 샤인 머스캣을 키워 먹어 보겠노라며 샤인머스캣 묘목을 한 그루 구매 하였다. 결실주를 구입 하였지만 작년 봄에는 잎만 무성할 뿐 꽃이 피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른 봄부터 잎을 하나 둘 내기 시작하더니 포도 꽃이 피었고 드디어 포도 송이가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9월즈음이면 샤인 머스캣을 맛 볼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접목한 샤인머스캣에서 보라색 열매(일반 포도)가 날 때 / 구입한 묘목에서 다른 열매가 열릴 때 / 포도나무 벌레


보라색으로 익어가는 샤인머스캣?

샤인머스캣은 대표적인 청포도 품종인데 포도알이 하나 둘 씩 보라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것이다. 분명히 샤인 머스캣을 산건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처음에 한알 두알이 조금 붉게 물들기 시작했을 때에는 날이 너무 더워 조금 익는건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포도 송이 전체가 익어가기 시작했다. 샤인 머스캣이 아니라 그냥 포도를 키우는 느낌이였다.


보라색으로 완전히 물든 포도

포도송이 전체가 물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포도 묘목을 보내준 곳에서 잘못 배송한 것 같아서 구입한 곳에 문의를 하였다. 그랬더니 포도 나무 접목 부위와 열매, 잎, 전체적인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서 모두 보내 주었고 사장님께서 다음과 같이 친절하게 설명 해 주셨다.


샤인머스캣 접목 부위

이 묘목은 접목묘이다. 뿌리가 튼튼하게 자라는 야생 포도에 샤인머스캣을 접목하여 만든 묘목인 것이다. 접목이란 서로 다른 두종류의 식물을 서로 연결 시켜 생장하게 하는 것이다. 보통은 가지, 눈, 뿌리부분을 이용하는데 이때 아랫부분에 접목 하는 것을 대목, 윗 부분에 접목 하는것을 접수라고 한다. 

접목을 하는 이유는 수확량 증가, 병충해 피해 축소, 토양 적응, 수세 회복 등 다양하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자연적으로 자라는 식물 보다는 수령이 짧아진다는 것인데 위의 장점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과실수 농가에서는 접목을 하여 묘목을 판매 한다. 작년에 내가 구입한 묘목 역시 수확량 증대를 위해 접목 한 묘묙이었다. 


접목 부위 아래에서 새로 난 가지들

사장님 설명을 듣고 나무를 다시 살펴 보니 열매가 열린 가지는 모두 접목 부위 아래에서 나온 가지였다. 접목된 부위 위(샤인 머스캣)에는 잎만 무성할 뿐 열매가 하나도 열리지 않았고 접목 부위 아래(야생 포도나무)에서 나온 가지에서만 열매가 주렁 주렁 달린 것이다. 결국 올해 내가 먹을 수 있는것은 야생 포도라는 말이다. 

내년에 제대로 된 샤인 머스캣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저 접목 부위 아래 부분에 난 가지를 모두 잘라 주어야 한다.


샤인머스캣 접목묘에 달린 야생 포도
야생 포도가 열린 샤인 머스캣

일단 올해는 이렇게라도 열매가 달렸으니 이 아이들을 수확 하고 접목 부위 아래 가지를 모두 잘라 주어야겠다. 그럼 내년에는 정말로 샤인머스캣이 열리겠지. 올해 꽤 기대를 했었는데...

포도 열매를 보면서 '장마가 끝나면 잎 정리를 해줘야겠다' 싶어서 보니 잎에 벌레가 갉아 먹은 자국이 많이 생겼다. 분명히 며칠 전만 하더라도 조금씩 밖에 없어서 '그래 , 벌레들아 너네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냥 먹어라' 했는데 이제 보니 깔짝 깔짝 먹는 수준이 아니었다. 

'혹시 벌레가 많은가?


박각시나방 애벌레가 싸 놓은 똥

샤인 머스캣의 아래에 보니 작은 덩어리가 엄청 쌓여 있었다. 맨처음에는 근처 블루베리에서 떨어진 나무 꼭지 같은 건줄 알았는데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것이 벌레의 똥이란걸 곧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샤인 머스캣 잎사귀를 뒤집어 가면서 박각시 나방을 찾았고 이미 애벌레 상태를 지나 고치상태인 것을 잡아서 밖에 던져 버리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이 똥이 자꾸 늘어 나는 것이다. 아무래도 한마리가 아니었나보다.


들춰보니 발견

그래서 다시 한번 나뭇가지와 잎사귀 뒷변을 보았다. 분명히 저번에 봤을 때는 한마리 뿐이었는데 이만큼 큰 벌레가 한마리 더 있었다. 손에 장갑을 끼고 집어서 떼어 내려는데 생각보다 잘 떼어지지 않는다. 나뭇가지를 엄청 꽉 붙들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결국은 붙어 있는 줄기를 자르기로 하였다. 어차피 접목 부위 아래에서 자라난 가지라서 전혀 아깝지 않다.


여기도, 저기도 붙어 있는 박각시나방 애벌레

똥이 많이 쌓여 있던 이유, 잎에 갉아 먹은 흔적이 엄청 많은 이유가 있었다. 저번에 잡은 한마리가 전부가 아니었다. 심지어 한 줄기에 두마리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 아이들이 그동안 내 샤인머스캣 잎을 먹고 똥을 싼 것이다. 그래서 가지 정리에 들어 갔다. 가지를 자른 이유는 병균때문이 아니라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손으로 잘 떼어지지 않아서이다.

 

포도나무 주위에 심을 것 / 샤인머스캣에서 보이는 벌레 - 박각시나방 애벌레 / 박각시나방애벌

지난 겨울에 구입 한 묘목 중 샤인 머스캣이 있다. 야심차게, 집에서도 이제 과일을 키울꺼라며 한껏 기대하면서 결실주를 구입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올해 샤인 머스캣이 열리지 않았다. 포도 꽃

lifeisdelight.tistory.com

박각시 나방 애벌레개 붙어 있는 가지를 밖에 버리고 아래를 깨끗히 쓸어 준 뒤의 모습이다. 이제 여기에 새로운 똥이 쌓이면 아직 애벌레가 남아 있다는 뜻이고 더이상 똥이 쌓이지 않는다면 애벌레가 없다는 말이겠지. 

접목 된 부분의 아랫부분에서 가지가 새로 나면 당연히 붙어 있는 부분(대목 부분인지 혹은 접수 부분인지)에 따라 성질이 다를 것이라는 것이 충분히 예상이 되는데 왜 나는 그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이렇게 키우면서 또 새롭게 배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