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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

무리지어 피는 분홍 꽃 바위 비누풀 키우기 / 바위 비누풀 정보 / 광발아와 암발아 씨앗

by ▽_ 2021. 9. 13.

매년 키우던 식물던 식물을 관습적으로 키우기는 하지만 가끔씩 신기해 보이는 식물 씨앗들을 발견하면 씨앗을 수집하곤 한다. 희귀한 종류라기 보다는 신기한 기능(?)이 있는 식물들 말이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씨앗이 바위 비누풀이었다. 풀인데 잎과 줄기를 물에 적셔 문지르면 거품이 난다고 해서 비누풀(soap wort)라고 이름 붙여진 식물이다. 씨앗을 가지게 된 당해에는 여차 저차 하여 심지 못하고 드디어 올해 한번 심어 보았다.


무리지어 피는 분홍 꽃  바위 비누풀 키우기 / 바위 비누풀 정보 / 광발아와 암발아 씨앗


바위 비누풀 발아한 모습

3월 하순즈음에 바위 비누풀 씨앗을 심어 주었다. 바위 비누풀은 암발아성 식물이라서 씨앗을 심을 때 어느정도 흙을 덮어 주는 것이 좋지만 내 기억으로는 나는 그냥 흙 위에 뿌렸던 것 같다. 마치 광발아의 대표 주자인 상추를 심듯이 말이다. 

참고 :  광발아와 암발아의 차이?

햇빛이 있어야 싹을 틔우는 식물들을 광발아 식물이라고 하고 이와는 반대로 햇빛이 차단 되는 어두운 환경에서 발아 하는 식물을 암발아 식물이라고 한다. 

광발아 식물의 씨앗은 흙 위에 씨앗을 그냥 뿌려두어도 싹이 잘 나며 씨앗을 뿌린 뒤 흙을 가볍게 덮어 주기도 한다. 빛을 좋아한다고 하여 '호광성' 발아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광발아 식물에는 상추, 딸기, 배추, 샐러리 등이 있다. 

암발아 식물의 씨앗을 심을 경우에는 씨앗을 심은 후 흙을 덮어 주는 것이 좋다. 물론 햇빛에 노출된다고 해서 발아가 아예 안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발아가 저하 되는 것일 뿐. 대표적인 암발아 종자에는 토마토, 오이, 가지 등이 있다. (자라는데 햇빛이 많이 필요한 작물들이 암발아 종자라니, 반전이다)


발아 한 뒤 본격적으로 본잎을 내기 시작하는 바위 비누풀

바위 비누풀은 생존력이 매우 강한 식물이라 그런지 발아도 매우 잘 되었는데 심은지 얼마 되지 않아 싹이 나왔으며 약 열흘정도 지나자 본잎이 나오기 시작했다. 바위 비누풀의 생명력이 강하다고 하는 이유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반 그늘에서도 잘 적응하며 내답압성(밟히는 등의 압력을 이겨내는 특성)에도 강해 꽃잔디처럼 지피식물로도 많이 키운다. 이정도면 '잡초'라고 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본잎이 나오기 시작한 바위 비누풀

작은 포트에서 키우다가 본잎이 나기 시작하자마자 바위비누풀을 노지로 옮겨 심어 주었다. 왠지 적응을 잘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바위 비누풀(Soap Wort) 정보

  • 석죽과 여러해살이
  • 개화시기 :  5~8월
  • 키높이  :  10~30cm
  • 포복성으로 자라며 덤불을 이루기 때문에 식재 간격을 30~40cm 정도로 넓게 잡아 주는 것이 좋다. 
  • 전국 노지월동이 가능하다
  • 지피식물로는 개화기간이 긴 편임
  • 내답압성이 강하며 반그늘에 적응을 잘하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노지에 옮겨 심은 작고 소중한 바위 비누풀

본잎이 나기 시작한 바위 비누 풀을 노지에 옮겨 심어 주었다. 화분에 있을때는 많은것 같았는데 막상 옮겨 심어 두고 다시 가 보니 왠지 바위 비누풀이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새 적응을 하지 못하고 죽어 버렸나...

그래도  한번 자리 잡으면 알아서 노지 월동을 하고 계속 자라기 때문에 많은 걱정을 하진 않았다. 아직도 몇개가 살아 있으니 말이다. 너무 어린 잎을 옮겨 심어서 간혹 옆에서 자라는 다른 풀들과 헷갈려서 뽑아 버리는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 자리에서 내년에도 바위 비누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자란 바위 비누 풀의 잎

바위 비누풀이 어느 정도 자라자 맨 처음 나온 본잎과는 사뭇 다른 잎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아이가 바위 비누풀이 아닌 다른 풀(일명 잡초)인 줄 알았다. 하마터면 텃밭 정리를 하면서 뽑아 버릴 뻔 했다. 다행인것은 마침 이 시기의 날씨가 매우 더워서 텃밭을 제대로 관리 하지 못하던 시기 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아이는 뽑히지 않고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었다.


꽃이 달리기 시작하는 바위 비누풀

얼마의 시간이 더 지나니 꽃대가 나오기 시작했다. 바위 비누풀이라는 확신이 없었을 때여서 여전히 뽑지 않고 조금 더 기다리고 있던 시기였다. 생각 해 보면 이때 잘라서 과연 물을 묻혀 비비면 거품이 나는지를 실험 했어야 했다. 뒤에 꽃을 보고 나서는 감히 줄기를 또각 꺾을 용기가 나지 않았으니까.

 

 

 


바위 비누풀 꽃이 피다. 

바위 비누풀 꽃

한 줄기에서 여러개의 꽃대가 나와서 꽃이 피기 시작했다. 봉오리 모양만 봤을 때에는 왠지 뾰족한 꽃이 필 거라 생각 했는데 동글 동글 하면서 하트 모양의 꽃잎을 가진 귀여운 꽃이 피고 있었다. 바위 비누풀의 꽃잎 한장 한장을 보면 하트 모양이면서 가장자리가 조금씩 톱니 모양처럼 갈라져 있다. 전체적으로 분홍빛을 띄지만 중심부로 가면서 더 밝은 색을 띈다. 은은한 그라데이션이 참 예쁘다. 


무리 지어 핀 바위 비누풀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꽃잔디 대체 식물이라고 이름 붙여서 파는것을 봤는데 꽃잔디 대체라고 하기에는 키가 좀 크다. 줄기는 위로 자라다가 서서히 눕긴 하는데 꽃은 위로 자라나기 때문이다. 아예 자라는 줄기를 계속해서 눕혀서 키운다면 모를까 꽃잔디 대체용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조금 생각 해 보아야 한다. 

꽃잔디 대체용이 아니라 정원 한켠, 마당 한켠에 심을 용도라면 추천한다 우선 몇 포기 심지 않아도 꽃이 무리 지어서 풍성하게 피며 노지 월동을 하는 기특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노지 월동하는 식물이 좋은 이유는 한번 심어 두면 매년 다시 심을 필요 없이 이듬해 봄에 그 자리에서 새롭게 자라나기 때문이다.


바위 비누풀에서 먹거리를 찾는 중 

곤충 한마리가 먹을 것을 찾아 바위 비누풀 위에 앉았다. 저 작은 꽃 안에도 곤충에게 필요한 먹거리가 들어 있긴 한가보다. 올해는 바위 비누풀을 그저 눈으로 보기만 해서 몰랐는데 (꽃은 이미 져 버렸음) 바위 비누풀에서도 사실 미스김 라일락 못지 않은 향기가 난다고 한다. 그런데 근처에 지나갈때 전혀 몰랐는데 정말일까. 이것도 내년에 다시 확인 해 봐야겠다. 

올해는 늦 여름 장마가 오래 되는 바람에 그동안 텃밭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눈으로만 보고 사진으로만 남겨둔 식물들이 몇몇개 있다. 그 중 바위 비누풀이 그렇다. 바위 비누풀을 심으면서 확인 해 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데(진짜 거품이 나는지) 확인을 못하고 결국 지나 버렸다. 향기도 그렇고.


바위 비누풀 꽃

바위 비누풀은 휘묻이로도 번식이 가능하다. 너무 키가 많이 자라면 줄기를 눕혀서 줄기 일부를 땅에 묻은 뒤 기다리면 땅에 묻힌 부분에서 새로운 뿌리가 나온다. 이런 식으로 바위 비누풀의 높이를 조절 하면서 포기도 나눌 수 있다. 내년 늦 여름에는 텃밭 한쪽에 바위 비누풀이 풍성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예쁘니까. 

남들이 내 텃밭을 본다면 '저기는 도대체 뭘 키우는 곳일까?' 생각할 것 같다. 분명 꽃밭인줄 알았는데 어느새 토마토 열매가 익고 있고 또 갑자기 금화규가 텃밭 한가운데서 불쑥 튀어 나와 꽃을 피우고 있고... 한쪽에서는 여름 다 지나니 수세미가 벽을 타고 올라가고 있고.  텃밭이 작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여러가지 작물을 함께 심은 뒤 서로 공생하면서 자라는 것을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또 여러 식물이 함께 자라기 때문에 가만히  그 앞에서 앉아 있으면 내 작은 텃밭이 다른 텃밭보다 조금은 시끄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점은 꽤 마음에 드는 부분. 뭔가 그 안에 살아 있는 생물들이 많다는 뜻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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