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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

새싹밀과 새싹 보리를 밭에 던져 채종까지 하다 / 밀과 보리 키우기

by ▽_ 2021. 12. 21.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순수하게 새싹만 먹고자 밀과 보리 씨앗을 구입했다. 절대로 채종까지 할 생각이 없었다. 왠지 보리와 밀을 키우는 것은 벼농사처럼 전문 농가가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한되도 안되게 키워서 누구 코에 붙이나 싶고.. 뭐 이런 기타 등등의 이유로 간단하게 새싹만 섭취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계절을 돌고 돌다보니 밭에 밀과 보리가 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무럭 무럭 자라버렸다.

 

실내에서 잘 자라는 새싹채소 심기 / 밀싹 키우기 / 보리 싹 키우기 / 새싹채소 파종부터 발아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 노지의 텃밭을 슬슬 정리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주택이라서 겨울철에 실내가 추워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작년 겨울에 경험했기 때문에 '올해는 이제 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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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밀과 새싹 보리를 밭에 던져 채종까지 하다 / 밀과 보리 키우기


작은 트레이에서 키우던 새싹 보리와 새싹 밀

10월 

초겨울 사이 실외 텃밭은 정리 하고 실내에서 소소하게 키워볼것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새싹채소를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씨앗을 사다가 얕은 흙에 뿌려 주었다. 역시 새싹 채소라 그러지 별로 관리도 하지 않았는데 쑥쑥 자라기 시작했다. 너무 극악의 환경이 아니라면 가정에서 쉽게 키워서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 

거의 10일에서 2주 간격으로 한번씩 수확을 하고 그렇게 대 여섯번을 하고 나니 더이상 새로운 싹이 나오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럼 밭에 거름이나 되어라'라는 마음으로 흙과 함께 밭에 던져 둔것이 이 여정의 시작이라고 할까..


봄과 초 여름사이 텃밭에서 자라는 보리, 밀과 양귀비

이듬해 4월

6월까지의 텃밭은 사실 별게 없다. 이전에 심어둔 마늘같은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 여름 작물이 막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라 조금 심심한 모습이라 꽃을 심어 둔다. 그렇게 심은 양귀비와 수레국화가 한창 꽃을 피우는 와중에 밭에 통째로 던져둔 새싹 밀, 보리 덩어리(?)에서 싹이 나와서 이만큼이나 자라 버렸다. 얕은 트레이에서 미쳐 발아하지 않은 씨앗이 있었나보다. 그냥 계속 트레이에 두고 키울것 그랬나 싶기도 했지만 이왕 이만큼 자란거 한번 수확까지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그대로 방치(?)하기 시작했다.


텃밭에서 자리잡고 자라는 중

보리와 밀 키우기

'보리 키우기' '밀 키우기'를 검색하면 사실 90%는 물만 줘도 잘 자란다는 말을 찾게 될 것이다. 전문 농가처럼 단일 - 대규모 경작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병충해에도 강해 농약을 칠 필요도 없다. 그냥 '심어'만 두면 되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거의 던져 버린 것이지만. 또한 두가지 작물 모두 바람에 의해 수정되는 풍매화이기 때문에 실내에서 키운다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기만 하면 된다.


푸른 보리밭과 밀 받을 갖게 된 나..!

보리와 밀을 키우는 시기 

보리와 밀은 호냉성 작물이다.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이른 봄에 파종하거나 가을에 파종해 준다. 여름은 수확기 겸 휴지기이기 때문에 실외에서는 여름에 파종하지 않는다. 물로 실내라면 상관 없긴 하다. 

초여름까지 텃밭을 그냥 방치하는게 뭔가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자리에 보리와 밀을 심어도 좋다. 이 아이들을 겨울과 봄사이에 자라 초여름이 되면 다른 작물들에 자리를 자랄수 있는 자리를 내어 주기 때문이다.


6월이 되자 익어가는 밀과 보리들

6월

양귀비와 수레 국화같은 봄 작물이 하나 둘 시들어가는 시기가 되자 밀과 보리도 점차 노란 색을 띄기 시작한다. 이제는 여름 작물에게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보리와 밀을 한꺼번에 뽑아서 한쪽에 말려 주기로 하였다. 흙을 다지거나 하지 않고 다른 풀들로 멀칭을 해 두었기 때문에 작물들이 쉽게 뽑혔다. 

햇빛에 얼마간 말려 두다가 이삭만 따로 떼어서 안으로 들여 두고 나머지 줄기와 잎 같은 부산물은 잘게 잘라 다시 밭에 뿌려 주었다. 이렇게 식물의 부산물로 텃밭을 덮어 주면 흙이 촉촉함을 유지하고 딱딱해지지 않는다 ->잡초 뽑기도 너무 쉬워진다. 

 

퍼머컬쳐 가드닝이란

우연히 도서관에서 '가이아의 정원' 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책에서 '퍼머컬쳐'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퍼머컬쳐란 '지속 가능한 경작'을 의미 하지만 이는 경작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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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어 가는 밀과 보리 이삭

새싹 밀과 새싹 보리부터 시작하여 얼떨결에 이삭 수확까지 하게 되었다. 곡식들을 수확하니 제법 농부가 된 느낌이다. (물론 한다발도 안되는 양이지만). 이 알곡들은 잘 말려 두었다가 내년에 다시 심어 줄 예정이다. 작물중에는 특별히 정성을 쏟아서 키워야 하는 것들도 물론 있지만 고맙게도 이렇게 알아서 자라주는 작물들이 많다. 그래서 나같은 사람도 텃밭을 가꾸는 것일지도 모른다. 정말 땅과 씨앗만 있으면 마음이 풍요로워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우리가 무언갈 심기만 하면 자연이 알아서 물주고 햇빛 쐬여 주고 키워주니 말이다. 아.. 내 밭이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 세걸음 텃밭 말고 조금만 더 컸으면 !! (내년에 주말 농장이나 신청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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