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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읽고, 쓰다/일상 생각

내 허락도 없이, 군식구가 들어왔다.

by ▽_ 2019. 1. 22.

내 허락도 없이, 군식구가 들어왔다.



세마리의 강아지를 키운다. 시골 한 구석에서 아주 작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그런데 얼마 전 부터 내 허락도 없이 다른 군식구가 들어온 듯 하다. 동네에 길고양이가 많고 또 작년에 새끼를 많이 난 듯한데 그 중 한 가족이 마음대로 우리 집 창고에 들어 온 것 같다. 

그 창고가 하필 내가 자는 곳과 연결되어 있어서 밤이면 창문에서 고양이 가족들이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린다. 원래 우리집 천장에 쥐가 살아서 가끔 도도도도 소리를 내며 하며 그 아이들이 이동하는 소리가 들렸었고 한번은 바깥 거실에서 새끼 쥐를 발견 하기도 했었다.( 이 도도도도 소리에 관해선 또 할 말이 있는데 그건 기회가 되면 나중에 다시 말하기로 하겠다.) 그런데 그 작은 소리가 어느날 우르르 쾅쾅 하는 소리로 바뀌었다. 천정에서 우르르 쾅쾅!

아마 새로 온 군식구가 쥐를 잡으러 뛰어 다니는 소리였나보다. 그 이후로는 도도도도소리는 들리지 않고 조용하다. 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고마움의 의미로 마당에 캣닢이라도 좀 심어놔야 할 까보다. 

근데 문제는 밤에 창문가에서 야옹하는 소리에 우리집 강아지들이 격렬하게 반응 한다는 것이다. 침대 옆에 창문이 있고 그 창문은 창고 쪽으로 나 있는데 무슨 소리가 날 떄마다 강아지들이 그렇게 창문에 매달린다. 멍멍 짖으면서. 

어릴떄는 고양이가 무서웠다. 그 특유의 날카로운 눈매가 무서웠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전부 고양이 반대파였다. 하지만 그 생각은 엄마가 식당을 하시면서 길고양이들 밥을 주시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모님이 식당을 하던 당시에도 개를 키웠고 그 개부부가 부부금슬이 좋고 다복하여 새끼 9마리를 낳아 강아지 식구만 11명이였는데 거기에 끼니때가 되면 식당으로 밥먹으러 몰려드는 고양이가 한창 많을 때는 스무마리 가까이 된 적도 있었다. 우리가 키우는 고양이는 단 한마리도 없었는데 고양이 사료를 한푸대씩 구입했었다. 

정말 동물농장에 제보하고 싶을 정도로 우리 엄마는 많은 아이들을 거두었었고 고양이들이 신기하게 밥 주는 사람을 아는지 엄마가 부르면 강아지처럼 와서 비비적 대기도 하였다. 식당을 이전 하면서 엄마는 애기들한테(고양이) 이사간다고, 이제 다른곳 가서 잘 얻어 먹으라고 미안하다고 하셨다. 부디 또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고 있기를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동물들을 불러들이는 기운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무단취식하는 그 군식구들을 강제로 잡아서 우리 집에 눌러 앉게 할 생각도, 그렇다고 쫒아낼 생각도 없다. 그저 더위 피하고 추위를 피할 자리 하나 머물고 싶은 만큼 대여 해 줬다고 하면 그 고양이들이 감사해 할런지. 흠 보은하는 고양이들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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