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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읽고, 쓰다/대만 여행 에세이

04.여행의 시작

by ▽_ 2019. 1. 23.

앞서 말 했듯이 대만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정말 싸게 구했다. 왕복 16만원.

물론 새벽 출발/새벽 도착 비행기이고 출발 공항도 대구이긴 했지만 뭐 그게 대수인가. 대구 처음 가보는데 구경도 하지 뭐. 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3시간 비행기 타는데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 간다고나 메이저 국적기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여행 자금이 넉넉하지 않았던 것이지만...

혼자서 낮선 땅에 새벽 두시에 떨어진다는 두려움은 회사를 벗어나 처음으로 오롯이 나의 시간을 갖는 것에서 오는 설레임을 이기지 못했다. 비행기표를 끊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평일 티켓이 내 손 안에 있는 것 만으로도 괜시리 뿌듯했다. 

'그냥 하면 되는 것을. 무슨 부귀 영화를 누리겠다고 참고 기다리면서까지 하고 싶은 것을 미루어 왔을까?'

티켓 예매 확인 메일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매일의 순간을 언젠가 다가올 '나중' 을 위해 참는 것. 계속 이렇게 미루다 보면 정말 기다리던 그 '나중'의 시간이 왔을 떄 조차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더 나중을 위해 미룰 것만 같은 느낌. 

'퇴사하겠습니다.'라는 7글자의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더라면 이런 설레임도 지금 나의 것이 아니였을 것이다. 나는 지금 표를 끊었고, 40일 후 이 티켓을 가지고 대만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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