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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읽고, 쓰다/대만 여행 에세이

16.여행 블로그가 답은 아니다

by ▽_ 2019. 1. 21.

대만 여행을 하기 전 일정을 짜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블로그를 많이 찾아 봤다. 대만을 다녀 온 사람들의 포스팅 중 열이면 열사람 모두 대만에서 이동 할때 현금을 내기 번거로우니 교통 카드를 구매하라고 했다. 이지카드라고 불리는, 거의 대만 여행의 필수품이라고 말하는 교통카드이다. 이지카드는 우리나라 캐시비나 티 머니 같은 교통 카드로 100NT로 구매 가능하며 이것으로 MRT를 할인 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버스, 기차, 페리, 고속철도 등 다양한 교통 수단도 이용할 수 있는, 여러모로 쓸모있는 카드이다. 또한 왓슨스나 기타 편의점, 심지어 스타벅스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카드로 이렇게 쓰임새가 많다보니 대만을 여행하고 온 많은 사람들이 꼭 이지카드를 구입하고 여행을 시작하라고 조언 해 주는 것이다. 이지 카드에 충전을 해 놓으면 따로 많은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기 떄문이다. (물론 야시장에서는 현금을 써야 한다)

이 많은 조언들을 토대로 나도 여행 첫 날 아침, 편의점에 들러 이지카드를 구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바로 편의점 점원이였다. 이지카드를 달라고 했더니 꺼내 주려다가 나에게 외국인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대만에 얼마나 있다가 갈꺼냐고 다시 물었다. 3일 정도 머무르고 갈꺼라고 대답을 하지 그럼 이지카드를 구입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아니 내가 내 돈내고 요금 할인 되고 다른 물건도 구입할 수 있는 카드를 사겠다는데 말이다.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점원 왈, 

대만에 오래 머물 것이 아닌데 이지카드로 할인을 받아봤자 얼마 안되고 보증금 100NT는 환불이 안되며 보증금 외에 이지카드에 남아 있는 돈을 환불 받을 때 수수료도 있으니 그냥 현금으로 이용하는 것이 낫다고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100NT면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00원도 안되는 돈이지만 이 돈이면 야시장에서 무려 큐브스테이크를 사 먹을 수 있는 돈이다. 편의점에서는 현금을 내고 물건을 구입하면 되고 버스에서 거스름돈을 주지 않으니 잔돈을 준비 해야 했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 할 수 있다고 생각 했기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잔돈을 준비하는 것 보다 돈이 모자를 떄마다 충전하러 가는 것이 오히려 나에겐 더 불편 했으니까. 

물론 사람마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이지카드의 편리함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충분히 구매 할 만 하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이지카드를 알뜰하게 이용할 수 있는 팁들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어쩃든, 점원의 논리적인 대답에 이지카드를 구매 하지 않고 음료수 하나 사서 편의점을 나오게 되었다. 아주 약간은 불편하지만 덕분에 이전과는 다른 여행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철이나 버스를 탈 때 표를 끊으면서 역무원이나 직원들과 조금씩 대화 할 수 있었고 다른 한 손에 지도까지 들고 있으니 역무원 직원들이 무조건 안내 해 주었다. '아 저 사람은 딱봐도 여행객이네' 싶었을 것이다. 움직일 때마다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아도, 또 일일이 차표를 끊고 다니면서도 불편함 보다는 즐거움이 더 컸는데 이전 다른 여행과는 확실히 다른 방식이여서 그랬나보다. 그동안의 여행중에 가장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많이 한 여행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은 길을 묻는 말이였지만 말이다. 

혼자서 척 척 해내는 여행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완성되는 여행이라는 느낌이 퍽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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