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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읽고, 쓰다/대만 여행 에세이

32. 기억에 남는 우라이

by ▽_ 2019. 1. 29.

우라이는 타이베이 근교의 온천 마을로 본래는 타이야족의 마을이다. 대만 시내에서 849번을 타고 갈 수 있는데 꼭 센트럴 역이나 신디엔 역에서만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버스를 타고 시내를 돌아본 결과 중정기념관, 구딩역, 타이 파워빌딩, 공관역 등에서도 버스를 탈 수 있다. 일반 시내버스처럼 여러 정류장을 거쳐 우라이로 가기 떄문에 자신의 숙소 근처 정류장에서 849번이 지나가는지 확인하면 된다. 각 정류장 이정표애 해당 구간을 지나가는 버스의 번호가 적혀 있다.

다시 우라이의 타이야족 이야기로 돌아가자. 타이야족은 대만의 원주민으로 주로 우라이와 화련 지방에 산다고 한다. 화려한 옷감과 문신이 특징인데 성인 남녀 얼굴에 문신을 한다. 이 문신은 성인이라고 아무나 해 주는 것이 아니며 남자는 수렵, 여지는 직물을 짜는 것이 가능할 때 새겨 주는 문신이다. 한 부족안에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성인에게만 주는 표식이며 얼굴에 문신이 있어야지만 성인으로 인정 받고 결혼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우라이에서 운선낙원쪽으로 쭉 올라가다 보면 산 위 케이블카 타는 곳 부근에 작은 상점들이 있다. 그곳에는 우라이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박물관(무료)이 있고 시간을 잘 맞춰가면 우라이 타이야 족의 전통 춤을 볼 수도 있다. 

버스에서 내려 바로 도착하는 우라이 라오허지에에서 운선낙원 케이블카를 이용하러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이다. 첫번째는 택시이다. 시간상으로 제일 빠르게 도착하며 제일 비싸기도 하다. 올라가는 입구에 택시들이 늘어 서 있으며 흥정을 한다. 두번째는 꼬마기차를 타는 것이다. 한 등성이를 작고 귀여운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 갈 수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전 해 태풍으로 인해 선로가 유실 되어 이용 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는 트래킹 하듯이 걸어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나는 트래킹 할 겸 걸어서 올라사는 길을 택했다. 산 위로 올라가는 길은 굉장히 싱그럽고 아름다웠다. 역시 4월의 녹음이 우거진 숲은 최고. 올라 가는 길이 잘 닦여 있고 중간 중간 타이야 족의 특색이 드러난 길 안내판이라던지 문양을 감상 할 수 있어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기면서 올라갈 수 있다. 4월의 대만은 습하지만 동시에 굉장히 싱그럽다. 올라가는 내내 푸르디 푸른 풍경을 가득 눈에 담고 싱그러운 나무 내음으로 코에 가득 담으며 차도를 따라 천천히 올라가면 약 40분, 일반적인 속도로 올라가면 약 30분이내로 올라 갈 수 있다. 참고로 내려오는 길은 20분 이내에 주파 가능하다. 

운선 낙원 역시 태풍의 피해가 있었다. 예전의 신선의 정원이라 불리던 곳은 흔적만 남아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무사히 태풍 복원 작업이 끝난 후 다시 한번 우너래의 운선낙원의 모습을 보러 가고 싶다. 

우라이를 방문한 주 목적은 온천이였다. 내려오는 길에 온천을 하기 위함이였는데 우라이 라오허지에를 조금 지나면 거리 양쪽으로 온천을 할 수 있는 곳들이 쭉 늘어서 있다. 만일SNS에서 봤던 우아한 모습을 기대하고 들어 간다면 조금 실망 할 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으니까. 운선낙원에서 내려와 어찌어찌 하다가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간다는 곳을 들어가게 되었다. 블로그 추천으로 간 것은 아니였고 운선 낙원으로 올라가기 전 온천 거리를 지나는데 사장님이 평일이니 1인실을 무제한으로 이용하게 해 주겠다고 말 했기 때문에 간 것이였다. 

많은 블로그에서 봤을 때 그 집의 1인실 온천은 작지만 꽤나 운치 있는 모습이였는데 다들 사진을 잘 찍은 것인디 내가 봤을 땐 아무리 잘 봐도 1인용 대중 목욕탕의 모습이였다. 만일 정말 좋은 시설을 갖춘 곳에서 분위기 있게 온천을 즐기고 싶다면 근처에 온천 호텔을 이용하던가 아니면 카운터에서 내부 욕실 사진을 보여달라고 한 후 이용하면 만족 할 것이다. 

하지만 시설이 좀 그렇다고 해서 온천 물도 나쁜 것은 아니였다. 탄산온천인 우라이 온천은 피부에 특히 좋아 미인탕이라고도 하는데 과연 그랬다. 온천을 하면서 피부가 보들보들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만은 비가 많이 오는 곳이다. 그래서 대믄을 여행 할 때는 우비와 우산이 필수인데 온천을 하는 날 역시 비가 무척 쏟아졌다.다행이도 트래킹을 할 때가 아니라 온천하고 있는 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우라이 온천은 바깥 경치를 보면서 온천을 할 수 있는데 거세게 쏟아지는 비를 감상하며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빗소리를 듣다가 욕실에 설치된 TV를 보다보니 시간이 술렁술렁 지나갔다. 두 세시간 지났을까? 밖에서 뭐라 뭐라 하는 소리가 났다. 알고 보니 혼자 온 손님의 경우 오랜시간 온천하다가 안나오면 무슨 일이 생긴 것일 수 있기 때문에 확인을 하는 것이란다. 

여행의 마지막 날 갔던 온천이였는데 몸을 담그는 그 시간동안 여행에서 쌓였던 피로들이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였다. 한국에 돌아가면 또 바쁜 일상의 연속이겠지. 밖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은 언제나 바쁜 모습이다. 우리에게는 그냥 일상일 뿐인데 말이다. 그 속에 있을 때는 그게 바쁜건지 잘 모르는데  그 곳을 벗어나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따뜻한 물에서 느긋하게 앉아 있으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자마자 한국의 바쁜 삶의 모습이 생각났다. 

참, 행복은 별겨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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