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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1. 첫번째 텃밭(~2019)

텃밭의 동반 식물 /바질+토마토 궁합 후기 / 생태텃밭 도전 후기 / 농약 없이 식물을 건강하게 재배하기 / 식물로 병충해 예방하기 / 퍼머컬쳐

by ▽_ 2019. 8. 31.

가드닝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쯤 '동반 식물'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작물이 서로에게 상호 이익이 되는 식물의 궁합을 말하는 것으로 화학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땅힘을 회복하며 자연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드닝(농사)을 위한 방법이다. 물론 명백하게 효과가 있는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있지만 적어도 약을 사용해 텃밭 생태계를 망치는 것보다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은 텃밭을 가꾸기로 하면서 퍼머컬쳐 가드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파종할때 '어떤 식물과 함께 심으면 훨씬 좋을까?' 하고 고민을 했다. 

모든것을 적용하진 못했지만 올 봄-여름 사이에 실천 했던 것을 공유해 보려고 한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텃밭이 풍성해졌다고 말 할수 있었는지 말이다. 

[참고]퍼머컬쳐 가드닝이란 - 포스팅 바로가기

 

퍼머컬쳐 가드닝이란

우연히 도서관에서 '가이아의 정원' 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책에서 '퍼머컬쳐'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퍼머컬쳐란 '지속 가능한 경작'을 의미 하지만 이는 경작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 개념을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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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동반 식물 /바질+토마토 궁합 후기 / 생태 텃밭 도전 후기 /

농약 없이 식물을 건강하게 재배하기 / 식물로 병충해 예방하기 / 퍼머컬쳐


퍼머컬쳐(지속 가능한 가드닝)에서는 텃밭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말해 주고 있는데 초보 텃밭러가 그 모든것을 실천하기엔 무리가 있어 그 중에 올해 적용 가능한 몇가지를 실천해 보았다. 그 항목은 아래와 같다. 

적용 해 본것

  • 밭 만들기 / 분해 가능한 것들을 흙 속에 넣고 역시 분해 가능한 것들로 멀칭하기
  • 토마토와 바질 함께 심기
  • 텃밭 작물(고추, 토마토, 쌈채소, 오이 , 호박)을 제외하고 주변에 다양한 식물 심기
  • 토양을 풀(잡초)로 피복하기(잡초 뽑지 않고 잘라내기)

[좌] 두둑을 만들기 전 정리 되지 않은 밭 / [우] 두둑을 만들고 건초로 덮는 중인 밭의 모습
[좌] 밭을 덮어 줄 잡초와 건초를 모으는 중 / [우] 어느정도 정리 된 밭의 모습

1. 밭 만들기 / 분해 가능한 것들을 흙 속에 넣고 역시 분해 가능한 것들로 멀칭하기

  • 땅이 녹기 시작 할 무렵 마당 옆에 있는 작은 밭을 정리 해 주었다. 작년에도 몇가지 작물을 심긴 했지만 전혀 관리가 되지 않은 밭이라 제대로 구획도 나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밭을 갈아 세 구역으로 나누어 두곳에는 길러 먹을 작물을 심고 한 곳은 꽃과 딸기를 심기로 하였다. 
  • 여자 혼자 땅을 깊게 파는 것은 한계가 있었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고 두둑을 만들어 그 안에 합판, 잘려진 나무조각 등을 넣고 흙을 덮어 주었다. 원래는 쓰레기로 소각하려고 했던 것인데 분해 가능한 재료라 생각해 밭에 넣어 주었다. 각 두둑의 폭은 두둑을 밟지 않고도 안쪽의 식물을 수확 할 수 있을 정도의 폭(90cm 내외)으로 만들어 주었다. 
  • 두둑을 만든 후 작년 여름 이후 방치 되어 있던 건초(잡초를 방치한 것)를 긁어 모아 와 밭 세곳을 덮어 주었다. 

2. 토마토와 바질 함께 심기

  • 토마토와 바질은 궁합이 좋은 동반 식물이다. 맛의 궁합 뿐 아니라 재배 궁합도 좋다. 토마토는 바질에게 그늘을 제공 하여 바질 잎을 연하게 하고 바질은 토마토가 수분 과다가 되는 것을 막아준다. 
  • 서로에게 좋다고 하지 심어 주었는데 심을 때만 하더라도 서로가 얼마나 클 지 몰라 '더 바짝 붙여 심어야 하나?' 싶었는데 지금은 빽빽하게 우거져 있다. 바질도, 토마토도 무성하게 자랐다. 


3.텃밭 작물(고추, 토마토, 쌈채소, 오이 , 호박)을 제외하고 주변에 다양한 식물 심기

  • 텃밭에 생물의 다양성이 증가 하도록 여러가지 작물을 심어 주었다. 꽃을 심으려고 만든 구획에는 수선화, 프리지아, 백합, 백일홍, 천일홍 등의 여러가지 꽃들을 심어 두었다. 작물에게 주는 효과를 떠나 미관상으로도 좋았다. 
  • 그 외의 구역에는 다양한 허브를 심어 주었고 호박 옆에는 해바라기를 심어 주었다. 꽃밭에 심은 것들을 제외한 나머지 식물(허브류, 해바라기, 페튜니아 등)은 대부분 곤충 유인식물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들이였다.  

풀로 작물밭을 피복하며 경작한 텃밭의 6월 모습. 

4. 토양을 풀(잡초)로 피복하기(잡초 뽑지 않고 잘라내기)

  • 밭 흙 자체에 풀싹들이 많아 그것을 다 제거 해 주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그래서 작년, 풀 뽑다가 지쳤고 농약을 치지 않고는 방법이 없는거가 하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잘라낸 풀로 흙을 덮어 주는 방법을 적용해 보았다. 
  • 원래는 화이트크로바를 밭 전체에 심어주려 했으나 잘 자라지 못해 결국 잡초를 잘라 밭에 덮은 것이다. 뿌리째 뽑지 않아 며칠 있으면 또 자라고 그걸 다시 잘라 밭에 덮고, '자라고 자르고 덮고'이것을 반복하였다. 
  • 다른 곳에서 나는 풀을 잘라 가져 온것이 아니라 그 밭에서 나는 풀을 베 그대로 그 자리에 둔 것이다. 전정가위로 흙 가까운 부분을 잘라 주었으며 규모가 작은 탓에 힘이 들지는 않았다. 여름 장마철 풀이 최고조에 달했으나 이를 자르면 다 밭의 영양분이 될거라는 생각에 별로 스트레스 받지 않았다. 


6개월 후 피드백

  • 땅 속에 나무판자(합판), 나무 토막등을 넣어 두었던 곳을 파 보니 합판과 나무 토막이 거의 분해 되어 있었다. - 식물의 영양분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
  • 구획을 나누니 밭이 정리된 느낌이고 두둑에 들어 가지 않고도 수확할 수 있어 편했다. 
  • 두둑 안의 밭을 밟을 일이 없으니 흙이 단단해지지 않았고 부드러워졌다. 
  • 처음 위에 덮었던 풀들은 분해 되었고 파종 초기 흙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해 주었다. 
  • 확실히 바질은 토마토의 열과(과습으로 인한 열매의 갈라짐)를 줄여 주었으며 바질의 강한 향이 해충을 쫒아 주었는지 별다른 병충해는 없었다. 가지가 무성하게 자라 틈만 나면 가지치러 간것이 가장 힘든 점이였다. 
  • 다양한 식물들로 찾아오는 벌레가 많아졌다. (벌, 노린재, 무당벌레 뿐 아니라 이름 모르는 벌레들도 많음)
  • 특히 벌과 나비는 꽃에 항상 있는 것을 보았다. 덕분에 식물들의 수정이 잘 되어 열매를 많이 맺은 듯 하다. 
  • 여름들어 토마토 사이에 심은 바질과 호박에 꽃이 피었는데 꽃에 벌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 식물이 다양해서인지 해충을 익충이 잡아 먹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작년 고추를 칭칭 감아 병들게 했던 이상한 노란 줄기가 나타나지 않았고 잎을 갉아 먹는것의 피해는 있었지만 열매에는 실질적인 피해가 없었다. 
  • 다양한 곤충들로 인해 수정이 잘 되서 꽃이 달리는 자리마다 예외없이 열매를 맺었다. 
  • 작물이 자라는 도중 함께 자라는 풀을 제거하지 않고 잘라 그 자리에 둬가며 밭을 피복 했더니 흙 표면이 잘 마르지 않았다. (한여름을 제외하고는 흙을 파보면 촉촉한 상태였다)
  • 따로 힘들이지 않고 밭에 지속적으로 유기물을 댈 수가 있었다. (잡초가 지속적으로 자랐기 때문에)
  • 작년 밭의 흙이 점점 단단해지고 말라가는 모습이였다면 올해는 가을이 다가오는 지금 시점에서도 흙은 여전히 푹신푹신하고 위에 덮은 풀을 걷으면 흑갈색의 모습니다. 
  • 지렁이가 작년보다 확실히 많아졌다. (지렁이가 많으면 흙 속의 유기물이 풍부해진다)

결론 

작년의 경우 역기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으니 올해까지 유기 재배 2년차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 3년이 되지 않아 밭의 수확물이 '유기농이다!'라고 말은 할수 없지만 말이다. 작년과 올해 다른점이라 하면 작년의 경우 기존에 부모님이 텃밭을 가꾸시던 대로 했고 올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 작물을 가지런히 심고 고추의 경우 비닐 피복 해 줬으며 밭에 나는 풀들은 모두 뽑으며 관리하였다. 거의 매일 아침마다 물을 주었으나 낮이 되면 흙이 말랐다. 한 여름의 경우 물을 하루에 두번씩 준적도 많다. 피복이 안된 맨 흙은 마르며 단단해지고 영양분을 잃어가는데 밭에 먹을게 없으니 벌레들이 작물들을 정신없이 뜯어먹었다. 결국 겨울철 배추는 심어 놓고 도중에 재배 포기. 고추를 따러 들어갈 때 말고는 거의 들여다 보지도 않게 되었다. 

올해에는 두둑을 만든 후 되도록 맨 흙이 드러나지 않게 하였고 재배작물 뿐 아니라 여러가지 식물들을 함께 심었더니 벌레는 많아졌을 지언정 재배를 포기할 만큼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낮에도 흙이 촉촉하였고 여름철에 가끔 물주기를 하루 이틀 빼 먹어도 큰 피해가 없었다. 

올해는 약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매일 매일 먹거리를 밭에서 수확 할 수 있었다. 아직 첫해이기 때문에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나타나지는 않았고 비닐피복을 하고 잡초를 열심히 뽑았던 작년에 비해 수확량이 획기적이라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작년보다 적은 힘으로 훨씬 많은 종류를 재배할수 있었다고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사람이 아니라 자연이 일하는 생태텃밭에 첫걸음을 내딛은 기분이다. 가장 큰 수확은 밭에 제멋대로 자라는 풀들이 더이상 '잡초'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짜로 반복 생산되는 영양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올해에는 정신없이 자라는 장마 후를 기대하기도 했다.

이제 슬슬 가을 텃밭을 시작 할 때이다. 봄에 심었던 쌈채소 밭은 장마 직후에 이미 정리 하였으며 다시 파종하여 기른 모종을 정식하였다. 곧 옥수수를 심어 볼 것이고 작년에 벌레들에게 다 뜯겨 먹을것이 없었던 배추도 다시 한번 심어 볼 예정이다.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동반작물을 심고 잎을 갉아먹는 벌레의 천적을 유인하는 식물을 더 많이 심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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