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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1. 첫번째 텃밭(~2019)

부추 채종하기 / 키우기 쉬운 다년생식물 추천 / 텃밭 시작 작물 추천

by ▽_ 2019. 10. 24.

원래 작물 키우기를 좋아하셨던 부모님덕에 집에서 매년 봄 저절로 자라는 작물들이 몇 가지 있다. 호박, 부추, 머위 등등... 호박은 사실 매년 파종해야 하는 식물이지만 게으른 내가 텃밭의 바통을 이어 받아 제때에 수확하지 않은 호박이 땅에 떨어져 매년 그 자리에서 자라는 것이다. 부모님의 성실함과 내 게으름의 콤보랄까. 부추는 거의 잡초처럼 자라는데 올 봄에 집 주변 정리를 하면서 많이 뽑아 내었다. 열심히 베어 먹기도 하고 해서 거의 없어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열심히 살아 남아 어느새 씨앗도 맺어 주었다. 

재배작물 : 부추


부추 채종하기 / 키우기 쉬운 다년생식물 추천 /  텃밭 시작 작물 추천


마당 울타리 한 구석에서 자라는 부추. 매년 심지도 않는데 거둘 양식을 주니 고마운 식물이다. 물론 이 고마움은 식물을 직접 키우기 전까지는 몰랐던 것이지만 말이다. 특별히 채종 하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매년 다시 나는 작물인데 가끔 집에 들르시는 부모님이 올해는 꼭 부추 씨앗을 채종 하라고 신신당부하셔서 여문 씨앗이 보이는 김에 채종을 하기로 하였다. 

부추 키우기 정보

  • 부추과 부추속의 다년생 식물
  • 번식 : 파종 / 뿌리 번식
  • 파종 추천시기 : 봄파종(3-4월 )/가을파종(8월 중순 - 9월 상순)
  • 내한성, 내서성이 강해 노지에서 키우기 쉬운 작물이다.
  • 한번 심으면 계속 수확할 수 있으며 씨가 저절로 땅에 떨어져 봄에 새순이 자라기 때문에 몇년동안 같은 자리에서 계속 수확 할 수 있다. 
  • 내한성이 강해 노지월동, 화분 월동 모두 가능하며 겨울이 되면 지상부는 죽고 뿌리로 월동한다. 
  •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수확할 수 있지만 꽃대가 올라오는 여름부터는 부추의 맛이 떨어진다. 
  • 3~4년마다 뿌리 채 뽑아서 촘촘해진 뿌리를 넓게 다시 심어준다. 
  • 첫해에는 수확하지 않고 월동 시켜야 이듬해부터 수확량이 많아진다. 

그간 다른 종류의 씨앗을 채종 해 보니 부추가 왜 자연 발아가 잘되는 식물인지 알게 되었다. 꽃이 피었던 자리 끝에 씨방이 맺히는데 씨방이 잘 마르면 살랑거리는 바람에도 부추씨가 톡 튀어 나와 땅에 떨어질 정도이다. 손대면 툭 하고 떨어진다. 채종도 굉장히 쉬운 편이다. 여태껏 채종 난이도가 가장 낮았던 매발톱(따서 털면 후두둑..)과 거의 비슷할 정도이다. 다만 씨방이 덜 마른 상태라면 저리 보이는 씨방을 손으로 벗기는 약간의 수고를 해야 한다. 

부추의 영양성분

부추에는 단백질, 지질, 회분, 섬유질, 카로틴, 비타민, 칼슘, 철 등이 많이 함유 되어 있다. 또한 부추 잎에 들어 있는 당질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구성된 단당류로써 섭취-흡수-신체에서의 활용까지의 시간이 짧기 때문에 피로 회복에도 효과적이다. 영양분이 풍부한 작물이기 때문에 진시황이 몰래 섭취한 식물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그런지 예부터 부추를 활용하여 다양한 음식을 해 먹은 기록이 있다. 처음 파종을 하고 한번 수확할 때마다 제법 줄기가 굵어지니 키우면서 활용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물인것이다.

 

 


 

각 씨방은 세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한 칸당 두개의 씨앗이 들어 있다. 씨방 하나에서 여섯개의 씨를 채종 할 수 있으니 앞에 보이는 꽃대 하나에서만 채종해도 100여립의 씨앗을 채종 하는 것이다. 모두 발아하면 다시 100개의 부추가!! 부추는 노지에서 키우기도 쉽지만 베란다의 화분에서도 키우기 쉬운 작물이기 때문에 이제 막 텃밭(혹은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작물이다.


내손은 왜이렇게 까맣고 거칠은 것인가.. 상남자의 손이네. 

부추의 씨앗은 까맣고 단단한데 이런 단단한 종류의 씨앗은 발아율을 높이기 위해 파종 하기 전 물에 불려주는 것이 좋다. 이를 침종 이라고 하는데 씨의 크기나 단단함의 종류에 따라 침종 시간이 다르다. 짧게는 2~3시간 부터 길게는 하루 종일인 씨앗도 있다. 침종시간을 어긴다고 해서 발아가 안되는 것은 아니니 잠시 씨앗을 물에 불려 두고 다른 일을 하다가 돌아와서 불린 씨앗을 파종해주면 된다. 

사진에서 손으로 잡고 있는 꽃대는 이미 잘 말라서 씨앗 일부는 벌써 땅에 떨어졌나보다. 오른쪽의 부추 씨방은 아직 마르는 중이며 안에 검고 튼실한 씨앗이 보인다. 씨방이 잘 마르면 입구가 벌어지니 부추 씨방의 입구가 벌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하면 적당한 채종 시기를 파악 할 수 있다.


원래는 부추가 사방에서 났었는데 올해 집 주변 정리를 대대적으로 하면서 많이 베어 냈다. 그러지 않았다면 씨앗만 서너봉지 너끈히 나왔을텐데 말이다.  아직 덜말라서 열리지 않은 씨방이 많으니 나중에 더 채종을 해야겠다. 어쨋든 부모님이 꼭 받아 두라던 매발톱과 부추 채종을 완료 하였다. (왜 자연발아가 잘 되는걸 채종하라고 하셨을까 의문이지만)

한번 파종하면 키우기도 쉽고 더위에도 잘견디며 추위에도 강하고 따로 손 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자라는 작물. 게다가 연중 몇번이라도 다시 수확할 수 있고 알아서 겨울을 넘겨 이듬해 다시 싹을 내는 작물이라 조선 전기에 나온 [사시찬요초]에서 부추는 '게으른자의 채소'(나인가..?) 라고 했을 정도이다. 텃밭에서 키우기 쉬운 작물을 고민중이라면 상추와 함께 부추 키우기를 추천한다. 텃밭 시작 작물로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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