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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1. 첫번째 텃밭(~2019)

깨 채종하기 / 깨 털기 / 겨울 텃밭 갈무리 하기

by ▽_ 2019. 11. 28.

올 봄에는 깻잎을 모종으로 구입하여 심었다. 3개. 모자를 줄 알았는데 한 가족이 풍성히 먹고도 남을 정도로 잎도 많이 났다. 밭에 여러가지 작물을 함께 심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벌레 먹은 잎도 거의 없었고 향이 특히 짙었다. 여름부터 서리가 내릴때까지 부족함 없이 깻잎을 따 먹은 한 해였다. 내년에도 잊지 말고 심어야 할 작물이다. 

이렇게 고마운 작물인데 서리 한방에 잎이 몽땅 얼어 버렸다. 어두워 지고 축 처진 잎. 드디어 정말로 깻잎을 정리 해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사실 옆 밭 할머니는 9월 말에 진작 정리 하시긴 했다.) 작물이 시들면 그냥 뽑아서 버렸는데 이번에는 또 옆에서 이웃 할머니가 깨 터시는걸 보았기 때문에 한번 채종을 해 보기로 했다.


깨 채종하기 / 깨 털기 / 겨울 텃밭 갈무리 하기 


줄기를 베어 낸 후 잎사귀는 모두 떼 주고 말리기 시작했다. 바싹 말라야 쉽게 채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어 둔건 11월 초였는데 최근 계속 비가 오는 바람에 작은 창고에 돗자리 채 둘둘 말려 있었던 깻잎이다. 오랫만에 날이 좋아져서 드디어 깨를 털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아직 털지도 않고 돗자리를 펴기만 했는데도 깨가 수두룩하게 떨어져 있었다. 돗자리를 옮기면서 마당으로 씨가 후두둑....


빛이 없는 창고 안에서도 잘 말라준 깻잎이다. 여름에는 꽃대가 올라오면 잘라주기 바빴지만 가을에 접어 들어서는 그냥 꽃이 피게 두었다. 의외로 곤충들이 깨의 꽃을 좋아 하는 것 같다. 밭에 들깨 뿐 아니라 늦가을까지 꽃을 피웠던 바질, 토마토 등이 있어서 그랬는지 들깨 꽃마다 수분이 잘되어 씨앗이 가득 가득했다.

 


돗자리를 넓게 펴 두고 본격적으로 깨 털이를 시작 하였다. 커다란 봉지나 망에 넣어 두고 하면 편할 것 같긴 한데 그렇게까지 큰 봉지와 망이 우리집에 없다는게 함정. 그냥 돗자리 위에서 털고 씨앗들을 주워 담기로 하였다. 줄기 하나를 들어 한번 털때마다 씨앗이 우수수 떨어졌다. 한 줄기 당 거의 열 댓번씩은 털은 듯 하다.  꽃 모양이 바질과 닮았는데 바질도 이렇게 바짝 말려서 털어 줄껄 그랬다. 그때는 손으로 하나 하나 비벼서 씨앗을 채종했는데 말이다. (다음부터는 바질 꽃대만 자르지 말고 깨 처럼 줄기 전체를 잘라 말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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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깨 털기 좋은 날씨이다. 오랫만에 맑은 날이고 또 조각 조각 갈라져 있는 구름도 좋은 날이였다. 깨를 몇 줄기 털다가 꼼꼼하게 터는 것은 포기 하고 뒤로 갈 수록 대충 툭툭 털어내었다. 올해 딱 모종 3개로 시작했는데 나온 씨앗이 어마어마하다. 어차피 다 심지도 못할 씨앗들인데 말이다. 깨를 볶아야 하나.. 깨를 털기 전에 옮길 때에는 바닥에 떨어 진 깨 씨앗이 아까워 한 톨 한 톨 주웠는데 이렇게 많이 털고 나니 바닥으로 몇 십개씩 굴러가도 줍지 않는 나를 보게 되었다. 


적어 보이지만 꽤 많은 깨를 수확하였다. 여기서 내년에 파종할 씨앗은 ..3립. 발아율이 낮을 것을 대비해 10립을 심는다고 해도 상당히 많은 씨앗이 남는다. 그래서 일단 볶을 깨와 내년에 파종할 양을 남겨 두고 소포장 하였다. 혹시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나눔을 하기 위해서이다. 10명 정도에게 넉넉하게 나눔 할 수 있는 양인데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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