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었다. 20대는 이것 저것 배우고 스펙을 쌓느라 정신없이 지나갔다면 30대는 취업과 이직의 반족으로, 그리고 퇴사로, 또 다시 취업 준비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다. 남녀 차별을 운운하자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보고 생각하니 여성이 꾸준히 경력을 쌓아 가는 것이 참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여성은 '언제라도 결혼해서 애를 낳을 사람 = 언제든지 회사를 그만 둘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나의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면접을 볼 때 들었던 이야기이다. 이런 사회 속에서 언제까지고 회사를 바라보고 살 수는 없다고 생각 하였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까.
사실 처음 제목을 보고 책을 골랐을 때와 읽으면서 느낀 점은 완전히 달랐다. 처음에는 '앞으로의 삶이니 노마드 라이프나 자연으로 회귀하는 삶에 대해 말하지 않을까?' 싶어 고른 책이였는데 이 책의 타킷은 40대, 50대의 여성들, 정신없이 육아를 마친 뒤 이제야 막 자신의 시간을 찾으려는 여성들을 상대로 쓴 책이였다. 비록 내가 생각한 바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나도 언젠가(라고 하지만 곧) 40대가 될테고 50대 여성의 삶을 맞이 할테니 책을 덮지 않고 끝까지 읽기로 하였다.
앞으로의 라이프 스타일 - 이시무라 유키코,이누바시리 히사노,시미다 스미코, 오하라 치즈루, 다니 마사코
각 챕터는 다섯명의 여성이 각 각 한가지의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리빙, 패션, 뷰티, 음식, 꽃 이렇게 다섯가지 분야에서 이름 난 여성을 인터뷰하여 작성한 것이다. 그리고 각 챕터의 끝에는 각자의 행복의 원천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관심가는 주제는 리빙과 꽃이여서 이 두 챕터를 더욱 집중하며 보았다.
CHAPTER 1. LIVING
이시무라 유키코씨에게서는 집안을 정리하면서 매력적인 물건들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배웠습니다.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바로 '꿈'을 꾸는 힘. 그리고 다른사람의 기쁨을 자신의 행복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 '인간력'
프롤로그 중에서
"예쁜것은 눈이 즐겁다" 어릴적 할머니가 유키코씨에게 했던 말이다. 부지런히 밭 채소들을 갈무리 하며 정리 하는 할머니를 보면서 가치관을 정립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챕터의 주된 내용은 수납과 정리, 그리고 유키코씨의 가게 이야기이다. 잘 정돈된 집과 가게, 그리고 녹음이 어우러진 새로운 일터까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이다. 물론 많이 부지런해야겠지만 말이다.
CHAPTER 2. FASHION
이누바시리 히사노씨에게서는 나이들어 멋을 낼 대 주의할 점과 보다 아름답게 옷 입는 요령을 전수받았습니다. 자칫 보수적이 되기 쉬운 옷차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비결은 바로 코디를 즐기는 마음가짐입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30여년간 일본 유명 연예인들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히사노씨의 이야기로 옷과 헤어스타일에 관한 챕터이다. 보통 가사와 육아에 치여 '자기다움'을 잃어가는 중년의 여성이 많은데 히사노씨는 그런 삶을 벗어나 멋스럽게 나이 드는 것에 대해 말해 주는 것 같다. 연령과 체형에 맞는 바지 고르기, 악세사리 활용 요령, 나이 든 사람의 청바지 고르기 등 스타일리스트로 활약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알려주는데 이 챕터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여서 그런지 휘리릭 넘어갔던 챕터이다.
CHAPTER 3 BEAUTY
시마다 스미코씨에게서 배운 것은 아름다움과 건강의 상관관계입니다. 동양 의학에서 배운 지혜를 살리면서 몸과 마음을 온화하게 지키는 방법을 여쭈어 보았어요
프롤로그 중에서
피부미용 전문가로 화학 제품이 아닌 마사지와 천연 화장품으로 피부를 가꾸는 이야기를 한다. 중간 중간 마사지 방법과 천연 화장수 만드는 법이 나와 있으니 천연화장품과 안티에이징에 관심이 있다면 도움이 될 만한 챕터이다. 뿐만 아니라 '저당 식품 섭취하기' '발효식품 섭취하기' 등 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CHAPTER 4 EATING
오하라 치즈루씨는 그녀가 생각하는 가정식의 기본을 짚어가며 음식을 만드는 기쁨과 과정의 중요성에 대해 생생히 들려 주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가업이였던 '요리'를 계속 해 요리사로서 활약하고 있는 치즈루씨의 이야기이다. 요리사라면 의례 다양한 조미료와 화려한 조리기구들을 갖추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알뜰한 살림'이 목표인 치즈루씨는 꼭 필요한 조미료 몇 개, 마음에 드는 조리기구 몇 가지 등으로 요리를 하는 것에 대해 말해 준다. 또한 트레이드 마크인 기모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CHAPTER 5 FLOWER
다니 마사코씨에게서는 꽃이 가진 힘과 그에 따른 기쁨을 배웠습니다. 매력적인 꽃을 키우기 위해서는 마음과 몸을 정리 해야 한다는 것도 알려 주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꽃꽂이 작가인 마사코씨의 이야기이다. 식물을 접하며 사는 삶에 대해 말 한다. 내가 관심 있었던 것은 직접 키운 식물로 꽃다발을 만들어 주변에 선물한다는 부분이였다. 사실 내가 작년에 텃밭에 꽃을 키웠던 이유와 같아서 특히 관심이 갔다. 식물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자신을 편하게 하는 생활용품, 일기를 쓰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 준다.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는 여성들을 인터뷰하면서 책 제목을 왜 '앞으로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하였을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여전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챕터 끝에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소개 했는데 그것들은 모두 특별한 것들이 아니였다. 직원들의 편지, 골동품 가게에서 산 소품, 반려견 등 지극히 평범한 것들이였다. 앞으로의 라이프 스타일이란 그저 돈 많이 벌고 잘나가는 삶이 아니라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로 채우는 삶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 아니였을까?
나답게 살아갈 앞으로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 한번쯤 생각 해 볼수 있게 하는 책이였다.
'책 - 읽고, 쓰다 > 읽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활의 미학 - 본질찾기 (0) | 2019.12.28 |
---|---|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Twelve month Gardening Book) - 오경아 (0) | 2019.12.27 |
오늘도, 라곰 라이프 (The Lagom Life) - 엘리자베스 칼손 (0) | 2019.04.22 |
시골 빈집에서 행복을 찾다 - 이케다 하아토 (0) | 2019.04.22 |
자연주의 절약생활 - 소박하고 단순하게 살아라 (0) | 2019.04.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