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주문했던 작은 모종용 트레이와 흙이 왔다. 심은 곳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고 있다가 주말에 작물들을 파종 해 주었다. 지난 번 트레이에 먹을 작물 위주로 심었는데 이번에 그떄 못심은 먹거리 몇개를 제외하곤 허브, 꽃 종류를 파종 해 주었다. 대부분 발아 온도가 높은 작물들이여서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바람 맞지 않는 실내이니 늦어도 천천히 발아 하지 않을까 싶어 또 다시 파종 한 것이다. (인간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법)
조금 더 일찍 발아 해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모종을 키워내는 확률과 낮은 기온으로 제대로 발아하지 않거나 발아해도 매우 천천히 자라 결국 4월에 심는 것과 얼마 차이 없을 확률이 반반이지만 긍정적인 쪽에 희망을 걸며 파종 시작.
재배 정보
- 파종 작물: 차이브, 농가소엽 시금치, 수시로시금치, 들꺠, 미스진배추, 루꼴라, 리시안셔스로지, 제라늄 호라이즈 딥레드, 물망초, 안개초, 금진화, 유칼립투스 블랙잭, 유칼리부스 구니 실버드롭, 이브닝스토크
- 파종 일시 : 2020.02.22
- 파종 형태 : 포트파종
- 옮겨 심은 작물 : [12/19 파종]마가렛, / [2/3 파종]오데코롱 민트, 프린지드라벤더, 타이바질, 레몬그라스
모종 포트 파종으로 봄 준비 하기 / 봄 작물 모종 만들기 / 허브 옮겨 심기 / 허브 발아 적온 /
허브 옮겨 심기
제일 먼저는 사무실에서 발아 시켰던 허브 4종과 무려 12월에 파종하여 이제 겨우 본잎을 내보일락 말락하는 마가렛을 포트에 옮겨 심어 주었다. 허브류는 상추보다 발아 온도가 높다. 보통 잎채소는 15도 정도만 되어도 발아가 되어 3월에 노지에 직파가 가능한데 비해 허브는 발아 온도가 20도 정도로 최소 4월이나 되어야 실외 파종이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추운 실내에서 가온하지 않고 파종한 마가렛과 따뜻한 사무실에서 파종한 허브 4종의 크기가 별로 차이 없어 보인다. 파종 일은 거의 45일 정도 차이가 나는데 말이다. 다만 사무실에서 키운 것은 빛이 부족해 약간 비실 거리는 느낌이라면 춥지만 햇빛을 잘 보고 자란 마가렛은 작아도 땅땅한 느낌이다. 역시 적절한 햇빛과 적절한 온도가 중요하다.
허브 4종 실내 파종하기 / 오데코롱민트 , 타이바질, 홀리바질, 레몬그래스 파종 /사무실 가드닝 / 휴지심 재활용하기
꽃과 유칼립투스 파종 : 안개초, 금잔화, 유칼립투스
포트 아래 받칠 물받이가 조금 작아 4개는 잘라 주었다. 안개초는 한번쯤 키워 보고 싶어 파종 하였다. 화분에 옮겨 심어 실내나 옥상에서 키울 예정이다. 메리골드라고 불리는 금잔화는 본잎이 어느정도 나면 텃밭 가장자리에 심어 줄 것이다. 메리골드는 해충을 쫒아낸다고 한다. 그래서 퍼머컬쳐에서는 메리골드를 보호하고자 하는 작물 주위에 둘러 심기도 한다. 나는 텃밭이 워낙 작아 가장자리를 따라 심으면 충분 할 것 같다. 노란 꽃이 피면 미관상 예쁘기도 하고 말이다. 사실 내가 원하는 메리골드는 만수국아재비(멕시칸 메리골드)종인데 과연 이 아이일지는 두고봐야 한다.
유칼립투스는 참 매력적이다. 노지에 심어도 잘 자라고 한여름에 햇빛을 오롯이 견디는 녀석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장마와 겨울을 힘겨워 하기는 하지만 귀여운 잎과 식물 전체에서 내는 싱그러운 향기는 기분을 참 좋게 만든다. 작년에 실버드롭을 파종 하여 올 겨울(바로 얼마 전)까지 키우고 있었으나 이사 할 떄 노지에 있는 걸 옮겨 심으며 뿌리가 상했는지 아니면 관리를 잘 못했는지 시들 시들 해지고 줄기가 말랐다. 아래쪽에 아직 마르지 않은 줄기가 있어 혹시나 싶은 마음에 따로 잘라 물에 꽂아 두었는데 새로 잎이 날지는 미지수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유칼립투스의 씨앗이 생겨 망설이지 않고 바로 파종을 했다. 이번에 파종 할 종은 블랙잭과 구니. 이번에 키우는 아이들은 잎을 아끼지 말고 수확하여 활용 해야겠다. '아끼다 똥된다'라는 말을 유칼립투스로 실감했기 때문이다. 조금 더 키운 후 잎을 수확 하려고 했는데 결국 잎과 가지가 상해버렸다. 올해에는 잎이 예쁠다 바로 수확해야지.
추운 겨울 꿋꿋이 자기의 페이스로 자라는 마가렛 : 무려 파종 45일째
그동안 자라는 둥 마는 둥 하기도 했기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본잎을 내고 있다. 일단 식물이 본잎(맨 처음 발아하는 떡잎 다음에 나는 잎)을 내면 안심이다. 웃자람도 덜 해지고 어느정도 안정화 되어 성장할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거의 실외와 온도 차이가 나지 않는 실내에서 천천히 자신만의 페이스로 자라고 있는 중이다. 온도만 잘 맞으면 꽃을 자주 피운다. 꽃을 볼 생각에 벌써 기대 중이다. 흰색, 자주색, 노란 색의 꽃을 피우는데 이 아이는 과연 어떤 색으로 꽃이 필까?
레몬향이 나는 풀뗴기, 레몬그라스
맨 처음, 중학교때였나, 허브라는 식물을 처음 책에서 봤을 때 가장 신기했던 허브인 레몬 그라스. '진짜 그냥 풀처럼 생겼는데 세상에 잎에서 레몬향이 난다니! 그걸 물에 넣으면 레몬차와 같은 맛이 난다니!!'라며 언젠간 키워보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그 이후 꽤 오랜 시간이 되어서 드디어 키우게 되었다. 레몬그라스는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아이라 저온 건조한 지금 겨울의 우리집에서 조금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왠지 조만간 다시 파종 해 주어야 할 것같은 느낌이 든다.
민트중에 짱, 오데코롱 민트
왠지 자라면 화장품 향이 날것만 같은 오데코롱민트. 추위에 강하고 건조에 약한 전형적인 허브이다. 오렌지민트, 베르가못 민트라고도 불리는데 민트중에서도 가장 강한 향을 가지고 있는 허브이다. 그래서 더욱 기대 중이다. 민트류의 향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다. 파종할때에는 씨앗이 너무 작아 걱정이였지만 일단 민트류는 싹이 나기만 하면 안심이다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며 너무나 잘 자란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민트류를 키울 때 가장 큰 고비는 파종이다.
추위에 강한 허브라 그런지 비교적 발아를 빨리 하였다. 2립을 심었는데 2립 모두 발아 성공. 사무실은 따뜻해 발아에는 좋지만 빛이 부족하고 통풍도 잘 안되는데다가 건조하기 떄문에 민트를 키우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서 집으로 가져와 옮겨 심어 주었다. 곧 본잎을 내고 쑥쑥 자라 얼른 텃밭으로 가기를 !
신선한 씨앗은 발아도 빠르다, 프린지드라벤더
라벤더는 발아가 그다지 빠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라벤더나 로즈마리는 모종으로 구입 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작년 가을에 채종 한 라벤더 씨앗을 받게 되었다. 파종을 망설이고 있으니 씨앗을 주신 분께서 '신선한 씨앗이라 금방 발아 할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과연 정말이다. 파종한 지 며칠 안되서 바로 싹이 나왔다. 역시 이래서 씨앗은 아끼지 말고 파종하든지 나누든지 해서 되도록 빨리 소진 해야 하나보다.
레몬맛이 나는 타이바질
타이바질은 스위트바질보다 향이 강하다고 해 많이 파종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역시 바질 답게 며칠 안에 발아 하였다. 잎이 시금치와 비슷하게 생겼고 레몬맛 같은 신맛이 나는 바질이라고 하니 궁금하다. 태국 요리에서는 빠지지 않고 쓰이는 향신료인데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스위트 바질보다 향과 맛이 쎄서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한다. 한번 확인 해 봐야겠다.
함께 심은 작물
잎채소: 차이브, 들깨, 배추, 시금치, 루꼴라
차이브는 부추나 파 처럼 활용하기 위해 심었다. 전에도 계속 파종했지만 좀처럼 발아하지 않거나 발아해도 제대로 자라주지 않았던 녀석. 이번에도 발아 하지 않으면 새로 신선한 씨앗을 구해봐야겠다. 깨의 경우 작년에 달랑 3립만 심었음에도 무성히 자라 따먹기 바빴을 정도로 풍성하게 자랐다. 올해는 쌈으로도 먹고 다양한 요리에 활용해 보고자 다시 심는다. 상추+깻잎은 텃밭 필수 작물.
배추의 경우는 사실 늦 여름에 심어야 하는데 도전하는 마음으로 심어 주었다. 기온이 그래도 낮은 초여름까지 어느정도 자라 주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결구까지는 아니더라도 자라기만 해 준다면 중간 중간 솎아 겉절이를 해 먹을 요량이다. 루꼴라는 친한 친구가 좋아하는 작물이라 미리 심어보았다. 텃밭에서는 별 탈없이 잘 자라는 식물이라 중간 중간 수확해서 친구에게 보내 줄 생각이다.
꽃과 기타 허브 : 리시안셔스, 스토크, 물망초, 제라늄, 유칼립투스
작년에 나눔 받은 씨앗으로 한번 심어본 스토크. 그런데 향기가 어마어마하게 좋아 다시 파종 하였다. 이브닝스토크라는 이름 답게 밤이 되면 텃밭 가득 향이 났는데 올해는 화분에 심어 집 안에서 그 향기를 감상하기 위해서이다. 봄꽃의 대명사 리시안셔스는 꽃을 보고 싶어서. 사실 작년에 모종도 심고 파종도 했는데 너무 일찍 텃밭에 심어 늦서리에 얼어 죽인 작물이라 아쉬움이 남나보다. 물망초와 제라늄, 그리고 유칼립투스 역시 좋아하는 식물이기도 하니 또다시 파종.
4개로 잘린 포트는 미니 롤케이크 케이스에 넣어 주었다. 바닥에 물을 넣어 주고 뚜껑을 덮으면 미니 온실 완성. 해가 좋은 날에는 안에 증발하다가 맺힌 물방울이 가득하다. 쓰레기가 될 뻔했는데 이렇게 의도치않게 다른 용도의 물건으로 재 탄생 했다. 지난 겨울은 많이 춥지도 않고 비나 눈이 많이 오지도 않았었는데 봄이 가까워 지니 비가 자주 내린다. 요즘 비가 올떄마다 '이번 비가 지나가면 진짜 봄이 오겠지?'라고 매번 생각한다. 빨리 봄이 오길 바라는 마음, 그래서 파종한 씨앗들이 어서 어서 올라왔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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