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안타깝게도..
이사할 때 함께 옮겨 온 유칼립투스가 끝내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 여름 내 노지에서 키우던 유칼립투스였는데 겨울에 두어번 정도 서리를 맞히고 이사를 할때 뽑아서 화분에 대충 넣은 후 데려온 아이였다. 나름 파종해서 키운 아이라 애착이 갔는데 아쉽게 되었다. 생각해보건데 이식 후 몸살 또는 겨울철 물관리 실패가 원인인듯 하다. 유칼립투스는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라 겨울철에 나름 흙을 봐 가며 물을 주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화분에 흙이 덜 마른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서서히 과습으로 죽어 가고 있었나보다. 어쨋듯, 애써 키운 유칼립투스가 죽어 아쉬워 하던 차에 다양한 종류의 유칼립투스 씨앗이 생겼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 심어 주고 싶었지만 아직 파종할 자리가 없기 때문에 무난한 두종류를 심어 주었다. 실버드롭과 블랙잭. 실버드롭의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지금은 블랙잭의 파종과 발아, 그리고 옮겨 심기까지의 내용을 기록 하고자 한다.
유칼립투스 블랙잭 키우기 / 유칼립투스 블랙잭 파종부터 옮겨 심기까지 /유칼립투스 물관리
2월 말쯤에 파종을 하였는데 올해 2월의 날씨는 참으로 애매했다. 잠깐 따듯하다가 흐린날이 연이여 계속 되어서 햇빛을 충분히 받기도 부족 했으며 해가 나지 않아 낮에도 밖에 내다 둘 수 없어 2월에 파종했던 식물들은 대부분 늦게 발아를 하였다. 유칼립투스 역시 늦게 발아 하였는데 옆에 이미 본잎이 나고 있는 금잔화와 비교해 볼때 그 속도가 얼마나 더디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애매한 날씨 덕분에 파종한 2립 중에 먼저 발아 했던 잎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죽어가기 시작 했고 3월 하순이 될때 쯤 발아한 새로운 씨앗이 그나마 건강하게 새 잎을 내었다.
나비모양 떡잎도 아닌 콩모양의 잎 두 장, 그리고 빨간 줄기를 보니 유칼립투스 맞다. 유칼립투스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 블랙잭은 잎이 뻣뻣하고 두께가 있는 편에 속한다. 잎이 뻣뻣하기 때문에 말려도 형태가 잘 유지 되고 향기도 유지 되기 때문에 장식용으로 많이 쓰인다. 실버드롭과 다르지만 정확기 구분된 정보가 없으니 키우면서 확인 해 봐야겠다. 일단 떡잎의 색상은 실버드롭이 조금 더 진하다.
유칼립투스 키우기
- 햇빛 : 직광을 좋아한다.
- 토양 : 배수가 잘되는 건조한 토양
- 물 : 화분에서 키우 경우 물먹는 하마 수준으로 물을 좋아한다. 여름철에 특히 물을 자주 주되 토양의 배수가 잘 되어야 한다. 물을 좋아 하지만 과습에 약하다
-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키워야 한다.
- 여름철 성장이 빠르고 이식을 싫어 한다. 뿌리가 상할 경우 옮겨 심은 뒤 몸살을 앓다가 죽는다.
- 잎에서 특유의 청량한 향기가 나며 블랙잭 품종이 가장 강한 향기가 난다.
- 암발아 종자이기 때문에 파종 후 흙을 덮어 주는 것이 좋다.
- 블랙잭 월동 온도 : -5도 ~ 0도 사이 / 바람을 막아 줄 경우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월동 가능
유칼립투스 물관리
1. 노지
발아를 하였기 때문에 계속 습하게 유지 해야 하는 모종판에서 더 키울 수가 없어 옮겨 심어 주기로 하였다. 유칼립투스는 노지에서 키울 때와 화분에서 키울때가 살짝 다르다. 본래 노지에서 키울때는 약간 건조한 듯이 키워도 되며 화분에서 키우는 유칼립투스와 똑같이 물을 줄 경우 오히려 과습이 되기도 한다.
2. 화분
유칼립투스를 화분에서 키우게 될 경우에는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 성장 속도가 빠른 유칼립투스를 금새 화분 안에 뿌리가 꽉 차게 되는데 화분안에 뿌리가 꽉 차면 물을 주게 되더라도 뿌리가 흙보다 많아 금방 금방 물을 흡수하게 된다. 뿌리가 꽉 찬 상태에서 물주기를 더디 하다 보면 흙 밖으로 나온 뿌리(화분 안쪽을 감싸게 되는 뿌리)가 쉽게 상하게 되니 흙 상태를 보고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 실제로 작년 유칼립투스를 키울 때 화분에서 키운 아이는 여름철에는 거의 물먹는 하마가 되어 매일 매일 물을 주기도 했고 심지어는 하루에 두번 물을 듬뿍 주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자칫 과습이 될 수 있으니 조심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빠짐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키울 경우 쉽게 과습이 되므로 화분에서 키울 때에는 물빠짐이 좋고 통풍이 잘 되게 셋팅하여 키워야 한다.
유칼립투스 블랙잭을 10cm 포트에 옮겨 심어 주었다. 옮겨 심을 때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모종판에 있는 흙을 모두 같이 옮겨 심어 주었다. 어떤 사람은 유칼립투스가 이식을 싫어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큰 화분에 파종 하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옮겨 심을 때 뿌리를 끊거나 상하게 하지 않는 이상 잘 자란다. 실제로 작년 실버 드롭의 경우 휴지심 포트 파종 - 10cm포트 - 30 cm 화분 - 노지 정식을 할때 까지 한번도 문제가 생긴 적이 없었다.
아직 잎이 작아 10cm 포트에서도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유칼립투스는 화분의 크기 만큼 자란다 여름철 넉넉한 화분에 분갈이를 해 준다면 쑥쑥 자라나는 유칼립투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유칼립투스의 성장이 부담 스럽다면 주기적인 분갈이 대신에 뿌리를 조금 정리해 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유칼립투스를 키울때에는 환기(통풍), 햇빛(직광), 물주기(화분 - 충분히)를 주의하면 된다. 마치 허브처럼 말이다. 삽목은 잘 되지 않는 식물로 번식을 위해서는 삽목 보다는 파종하는 것이 좋다. 발아율이 좋으니 괜히 삽목 하려고 속 태우기 보다는 다양한 유칼립투스 씨앗을 구해 파종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유칼립투스처럼 월동이 애매한 식물들을 볼때마다 온실 혹은 썬룸이라고 하는 공간을 가지고 싶다. 언젠가 내 집을 마련하게 되면 꼭 설치할 공간이다. 그곳에서 유칼립투스와 다른 식물들, 커피나무같이 월동 온도가 10도 이상인 작물들을 화분이 아닌 땅에 심어 두고 매년 키워 보는게 하나의 꿈이다. 지금 발아한 이 유칼립투스가 부디 그 날까지 함께 가길. 그래서 매년 풍성한 잎사귀를 뽐내며 자라는 것을 볼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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