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제라늄이라고 불리는 구문초는 제작년부터 키우는 식물이다. 물론 제작년- 작년 사이에는 월동을 시키지 못하고 고사시킨 후 새로운 구문초를 구입 한 것이고 작년에 구입한 구문초를 드디어 무사히 월동 시켰다. 겨울을 난 구문초는 4월부터 꽃몽오리가 맺히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꽃을 보여 주었다. 캣닢이나 캐모마일 같이 파종한 해에 꽃을 보여주는 허브를 제외 하고는 처음 꽃을 보게 된 허브이다.
구문초 꽃 / 로즈제라늄 개화 / 구문초 삽목부터 월동까지 / 구문초가 죽는 이유
작년에 가지를 댕강 잘라 삽목 했던 구문초가 겨울 동안에는 잎 몇장 달지 않은채로 겨울을 보내게 되었다. 삽목을 늦게 한 것은 아니였지만 삽목 후 계속되는 비(늦여름 태풍 - 긴 가을장마)로 인해 제대로 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겨울 전까지 뿌리를 내리는 데 만족 해야했다. 그랬던 구문초였는데 겨울을 보내고 날이 풀리기 시작하니 잎을 마구 내기 시작했고 올해에는 꽃까지 보여 주게 된 것이다.
구문초 삽목하기 / 삽목한 구문초 옮겨 심기 /잡초 활용하기 / 분갈이 팁/ 삽목하기 좋은 계절
구문초의 월동
구문초(로즈제라늄)는 겨울철 실내에서 무난히 월동 하는 식물이다. 월동 온도가 0도에 가깝기 때문에 겨울철 한낮에는 환기를 시켜 통풍이 되게 해 주면 좋다. 추위에 얼어 죽을까 싶어 통풍을 시키지 않다보면 잎이 하나 둘 노랗게 뜨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말라버렸거나 누렇게 뜬 잎들은 떼어내고 화분에 겉흙이 말랐을 때 물을 주기만 하면 어럽지 않게 실내월동 시킬 수 있다.
구문초가 죽는 이유
1. 통풍과 햇빛이 없는 곳
허브는 사실 왠만하면 잘 자란다. 그런데 잘 자라는데 조건이 있다. 바로 햇빛과 통풍이다. 물주기만 잘 하면 잘 자랄 것 같지만 허브류의 식물들에게는 물주기 보다 햇빛과 통풍이 훨씬 중요하다. 구문초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통풍이 잘 되지 않고 빛이 잘 들지 않는 음지에 계속 구문초를 두고 키우게 되면 서서히 고사해사는 구문초를 볼 수 있다.
2.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
우리나라의 여름철은 고온 다습하기 때문에 허브를 키우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로즈마리처럼 고온의 직광에 견디는 허브들이 몇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허브들은 정오의 직광을 피할 수 있는 자리이면서 오전 오후의 부드러운 햇빛이 많이 드는 자리를 좋아한다. 장마철에는 허브의 통풍을 위해 가지와 잎 정리를 해 주는 것이 좋다. 잎이 겹치는 부분이나 무성한 부분, 아랫쪽 잎을 정리 해 주어 습한 기간 동안 통풍이 잘 되게 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잘라낸 가지들은 삽목하여 개체를 번식하는데 사용 할 수 있다 (마침 장마철은 삽목하기 좋은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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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겨울철 저온에 노출 되었을 때
허브는 고온 다습에도 약하지만 저온에도 약한 식물이다. 연중 온화한 지중해에서 자라던 식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라벤더의 일부, 로즈마리의 일부, 페퍼민트, 애플민트 등은 노지 월동이 가능하지만 그 외 대부분의 허브들은 겨울철에 실내 월동을 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구문초의 월동 온도는 0도에 가까워 가온이 되지 않는 실내에서도 충분히 월동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야외에서 서리를 맞으면 바로 죽는다)
또 꽃이 피려고 하는 봉오리이다. 구문초는 꽃 봉오리 주변에는 잔털이 많이 나 있고 다 자란 잎에도 조금씩 털이 나 있다. 그래서 구문초 잎을 만지면 매끄러운것이 아니라 조금 까끌까끌한 느낌이 난다. 조금 크게 자란 잎이 있어 잎을 잘라 체리나무 여기저기 꽂아 두었다. 이상하게 다른 나무들보다 체리나무의 잎을 벌레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두었는데 정도가 너무 심하고 심지어 이제 막 새로 나려는 잎도 가차없이 갉아 먹어서 체리가지 사이 사이에 구문초 잎을꽂아 둔 것이다.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기를 바라면서. 그런데 정말 효과가 조금은 있었는지 이제는 구문초 잎을 꽂아둔 안쪽의 잎은 덜 먹는데 구문초 잎을 꽂아 둘 수 없는 바깥쪽 체리 잎들에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구문초를 크게 키워 체리나무에 칭칭 감아 놓던가 해야지. (결국 체리나무를 심은 화분 위에 구문초 화분을 올려 두었다)
조금씩 꽃을 피워 내고 있는 구문초. 4월에서 5월 사이 꽃을 피우는데 사실 잎의 크기에 비해서는 작은 꽃을 피운다. 한 줄기에 꽃 봉오리가 뭉탱이로 달리고 거기서 꽃을 피운다. 꽃이 상당히 귀여운데다 색감이 굉장히 좋은데 여기서 반전은 꽃에 향기가 나지 않는다. 꽃보다 잎에서 나는 향기가 굉장히 강하다. 강한 향은 벌레들이 싫어 하는데 잎에서 이미 강한 향이 나니 꽃이 향기를 낼 필요가 없나보다.
구문초의 꽃은 처음 보는데 꽃을 보기 전까지 '구문초는 꽃이 피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인 허브'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굳이 꽃을 보지 않더라도 활용할 곳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다. 잎을 태워 향을 내거나 포푸리를 만들거나 다른 식물 옆에 두어 천연 방충제로 사용 할 수 있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꽃을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꽃이 생각보다 너무 예쁘다. 잎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데 꽃까지 예쁘다니. 연분홍색의 꽃잎과 안쪽에 다섯개로 갈라진 술의 조화가 너무 좋다. 색상도, 모양도 그리고 향기마저. 화단에 심어 두고 키운다면 초여름 꽃을 감상하기 좋은 식물이 되지 않을까? 다음 정원에는 화단 가장자리를 따라 구문초를 쭉 심어 봐야겠다. 꽃도 보고 열매 작물로 달려드는 벌레도 쫒을 겸해서.
작년에 삽목 할 당시에 구문초 모주가 많이 크지 않아 삽목 가지를 몇개 내지 못했다. 그나마도 이사하면서 삽목 가지 중 2개만 들고 와서 올해도 구문초는 이 한 포트가 전부이다. 원래는 삽목으로 많이 번식 시키려고 했었는데 말이다. 손빠닥 한뼘정도의 길이나 될까? 올해에는 중간에 자르지 않고 장마때까지 크기를 키운 다음 삽목가지를 조금 많이 만들어두어야겠다. 내년에 풍성한 구문초들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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