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는 흔한 작물이다. 청상추, 적상추 등 텃밭에서 거의 기본적으로 키우는 작물중 하나가 바로 상추이니까. 나도 제일 처음 텃밭을 시작 했을때 여름에 파종할 상추 씨앗을 한봉지 구매 했었다. 상추는 붉은색, 녹색 이렇게 두가지만 있다고 생각했던 나였는데 사람들을 통해 참 여러종류의 상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감사하게도 아이스퀸 상추 씨앗을 나눔 받게 되었다. 아이스퀸 상추는 적상추 청상추 외에 내가 처음으로 접해본 상추이다. 그 후에 로메인, 버터 헤드, 담배상추, 알로에상추, 레드코랄 등 다양한 상추씨앗을 모으게 되었다.
어쨋든 아이스퀸 상추는 처음 가져본(?) 색다른 상추라서 어떻게든 빨리 심어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2월 초, 다른 작물을 파종 할때 아이스퀸상추도 함께 파종 해 주었다.
재배 작물 정보
- 작물 이름 : 아이스퀸
- 파종 일시 : 2020.02.05
- 파종 형태 : 포트 파종
- 발아 일시 : 2020.02.09
- 노지 정식 : 2020.03.28
아이스퀸 상추 / 노지 정식부터 수확까지 / 식감이 아삭한 상추 / 샐러드용 상추 / 아이스퀸 상추 잎 모양
상추는 호냉성 작물이다.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작물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2월에 파종 해 주었음에도 파종한지 약 4일만에 발아 하였다. 다만 발아는 했지만 기온이 낮아 옮겨 심어줄 만큼 자라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발아부터 저만큼 자라는데 약 한달 반 정도가 걸렸다. 봄에 파종 했다면 약 2주 후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자랐을텐데 말이다. 확실히 겨울은 작물들의 성장 속도가 느리다.
이번에 아이스퀸 상추는 2립을 심어 주었다. '상추를 겨우 2립 심는다고? 한봉지 뿌리는게 아니고?'라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일단 나는 아이스퀸 외에도 다른 상추를 심어 줄 예정이고 일반 가정에서도 상추 6포기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종류 당 2~3립씩만 파종한다. 텃밭 첫 해에 아무것도 모르고 고랑에 상추 씨앗을 줄파종 했는데 솎아 주는 것도 일이였고 그렇게 자란 상추들은 다 뜯어 먹지도 못하고 여름에 고스란히 밭에 버려졌다. 씨앗이 너무 아깝다고 느끼는 순간이였다. 그 후론 먹기 위해 키우는 작물들은 소량씩(최대 5립 이내) 파종한다.
[참고 : 그랜드래피드 상추 파종기]봄맞이 2차 파종/ 모종 만들기 / 봄에 심을 모종 키우기 / 소품종 다량 파종하기
겨울이 지나가는 동안 포트에서 조금씩 천천히 자랐던 아이스퀸상추였는데 3월이 되니 이전보다 조금 더 성장하는 게 눈에 보였다. (이름이 아이스퀸인데 왜 이렇게 안자라는 것인지..)작은 모종포트에서 키웠기 때문에 여기서는 더 키워도 얼마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노지로 정식 해 주었다. 상추 같은 경우, 특히 잎이 두꺼운 상추들은 가볍게 서리 한두번을 맞아도 거뜬하기 때문에 늦서리고 뭐고 신경쓰지 않고 텃밭에 심어 준 것이다. (이미 텃밭에 겨울부터 저절로 자라는 상추도 있었다)
아이스퀸 상추가 어렸을 때에는 다른 청상추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본잎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퀸 상추 특유의 잎 모양이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 청상추와 비슷한 모습으로 꼬꼬마시절을 보내는 아이스퀸상추였다.
[4월의 아이스퀸 상추]
4월이 되고 아이스퀸 상추가 밭에서 어느정도 자라기 시작했다. 아직 잎은 손바닥 반정도 만했지만 잎모양이 다른 상추와 확연히 구분 되었다. 반결구 상추다 보니 어느정도 자라면 상추가 결구하기 시작한다. 양배추나 버터헤드처럼 완전 결구하지는 않고 꽃송이처럼 포개져 자라기 시작한다.
아이스퀸 상추의 잎은 특이하다. 일단 광택이 난다. 오전에 아이스퀸 상추를 보러 나갔는데 옆에 심은 배추가 칙칙해 보일 정도로 잎이 광택이 났다. 또 잎 가장자리가 불규칙한 톱니 모양이다. 물결 모양으로 주름이 져 있는 것도 특징이다. 직접 아이스퀸 상추를 키우기 전에 '잎에서 광택이 난다'라는 정보를 보고도 상추 잎이 광택이 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직접 키워보니 바로 이해가 된다.
실내 화분에서 키우는 것을 보았을 때에는 연녹색였는데 노지에서 직광을 받으면서 자라니 진한 녹색으로 자랐다.
[5월의 아이스퀸 상추]
실제로 키워 보니 아이스퀸 상추는 벌레의 공격이 거의 없었다. 바로 옆에 심은 배추의 겉잎은 여기 저기 뜯기고 반대쪽의 버터헤드 상추도 조금 뜯긴 흔적이 있었지만 아이스퀸 상추는 물을 줄때 흙이 튀어 지저분하게 된것 말고는 잎에 벌레의 피해가 거의 없었다. 잎이 두꺼워서 연한 잎을 찾아 먹는 벌레들이 주변에 다른 식물만 먹었나보다.
아이스퀸 상추는 저 상태로 포기 수확을 해도 되고 한장씩 뜯어 수확을 해도 된다. 수확할 때 잎을 잡아보면 알겠지만 상추 보다는 양상추 잎을 뜯는 느낌이였다. 식감은 굉장히 아삭아삭하며 상추의 쓴맛이 거의 없었다. 샌드위치와 샐러드에 많이 들어가는 양상추와 비슷한 느낌이였다. 이 아이스퀸 상추는 얼마전 가족끼리 고기를 구워 먹을 때 그 진가를 발휘했다. 잎도 크고, 깨끗하고, 식감도 좋고 양도 많아 인기가 좋았다. 아이스퀸 상추를 처음 먹어 본 동생도 확실히 마트에서 파는 상추들과는 다르다며 만족을 보였다. 맛과 식감때문에 아이스퀸 상추는 버터헤드와 함께 내 최애 상추가 되었다. 상추의 쓴맛을 싫어 하는 사람이라면 아이스퀸 상추 혹은 버터헤드 상추를 파종해서 키워 보길 추천한다.
원래 아이스퀸 상추 잎이 그런지 아니면 내 텃밭의 상추가 그런건지 아이스퀸 상추 잎이 올록볼록하다. 마치 엠보싱이 들어가 있는 것 처럼 말이다. 처음에는 병에 걸린게 아닐까 싶었지만 찾아봐도 올록볼록한 상추에 대한 별다른 자료가 없어서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있는 중이다. 특별히 벌레가 먹은 것도 아니고, 바이러스로 인해 올록볼록해져서 상추 잎이 시들어 가는 것도 아니니 일단은 괜찮지 않을까.
올해 버터상추와 더불어 결구 상추를 처음 키워 보았는데 자라는 모양이 꼭 꽃같아서 키우는 재미가 있다. 결구 하는 식물은 한장씩 뜯어서 수확 할 때에는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이지만 포기채로 수확 할 때에는 상추포기 전체가 물에 잠기게 담궈 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포기 안쪽에 숨어 있던 벌레와 민달팽이가 밖으로 나온다. 매번 한장씩 뜯어 수확하다가 얼마전에 처음으로 버터헤드 상추를 포기채 수확 했었다. 흐르는 물에 통으로 씻어 두고 잠시 물에 담궈 두고 나갔다 왔는데 갔다와서 보니 민달팽이 몇마리가 그릇 밖으로 나와 있었다. 한장씩 쌈채소를 씻어 줄땐 없었는데 나온것을 보니 아마 결구 속에 숨어 있었나보다. 이 때문에 결구 상추를 포기 수확 할때는 꼭 물에 한참을 담가 주어야 한다. 물론 나는 다음부터 절때 포기채 수확 하지는 않을 것이다. 민달팽이가 너무 싫으니까. 잡은 민달팽이는 옥상에 올려 두어 새들의 먹이가 되게 해 주었다.
5월 말이 되는 지금까지 아직 꽃대가 올라오지는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심은 루꼴라, 카이란, 시금치는 이미 꽃대를 올렸는데 의외로 상추가 꽃대를 늦게 올리고 있다. 밭에서 저절로 자라는 적상추는 꽃대 올라오는 기미가 보여 잘라 내었다. 아이스퀸 상추는 추대가 조금 늦은가보다. 아이스퀸 상추는 기본적으로 쓴맛이 없지만 일단 추가가 되면 쓴맛이 나기 시작한다.
모처럼 아이스퀸 상추와 다른 쌈채소들을 대량(?) 수확 해 주었다. 평소에 반찬도 해 주시고 이것 저것 도움 주시는 이모에게 드릴려고 한바구니 수확 하였다. 아이스퀸 잎은 몇장 따지도 않았는데 잎이 커서 그런지 굉장히 많이 수확 한것 같이 보인다. 텃밭을 키우면서 누군가에게 내가 키운 작물을 보내 줄수 있다는 것이 좋다. 제법 아이스퀸상추가 많이 자랐으니 나머지도 조만간 수확 해야겠다. 모종판에 2차로 키울 상추들이 열심히 자라 주고 있으니 말이다. 상추류 식물은 어느정도 키우면 잎이 억세지기 때문에 잎이 억세지고 쓴맛이 나기 시작 할때(꽃대가 나올 때) 베어 내고 새로 기른 상추를 수확하기 시작한다. 중간에 끊이지 않고 계속 수확 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약 2주에서 3주) 기간을 두고 재파종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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