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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

천연 수세미 사용을 위한 첫걸음, 수세미 파종부터 개화까지 / 수세미 키우기 / 수세미 꽃, 열매

by ▽_ 2020. 8. 1.

식물을 키우다 보면 키운는 식물로 활용 할 수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먹을 수 있는 식물, 그 다음에는 다양한 향신료로 활용할 수 있는 식물들을 키우다가 수세미가 키우고 싶어졌다. 식물을 키우면서 '친환경'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식물' 수세미는 아크릴 수세미를 대체 할 수 있고 다 사용 한 후에 깨긋이 씻어 버리면 자연 분해가 되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였다. 분해가 안되고 잘게 쪼개져서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일으키는 인공제품 대신 충분히 자연에 있는 것으로 대체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세미 씨앗을 구하기 시작했다.


천연 수세미 사용을 위한 첫걸음, 수세미 파종부터 개화까지 / 수세미 키우기 / 수세미 꽃, 열매


 발아한 수세미 

올해에는 꼭 수세미를 심어서 수확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3월에 수세미를 파종 하였다. 큰 씨앗이였기 때문에 파종 하기 전 물에 침종(물에 담구어 두는 것)을 한 뒤 질석에 파종 하였다. 늦어도 10일 정도면 싹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였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한달 하고도 보름정도가 지나서야 싹이 나오기 시작했다.  파종은 3월 17일, 발아는 5월 2일. 거의 40일이 넘게 걸린 것이다. 

발아를 늦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나는 10일내에 발아를 하지 않아도 흙을 쏟지 않고 그대로 두는 편이다. 언젠간 싹이 나겠지 싶어서 말이다. 딸기 발아에 3개월, 무화과 삽목가지 새싹 나는데 4개월 정도 걸렸으니 이정도는 양반이라 할 수 있다.


수세미 새싹

사실 발아가 생각보다 늦어져 올해도 수세미를 못 보겠구나 싶었는데 뒤늦게 발아한 수세미가 튼실하게 잎을 내 주고 있었다. 작년에는 수세미 모종을 심었는데 잡초를 정리 하면서 수세미 줄기도 댕강 잘라버려 수확까지는 가지 못했다.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 수확까지 해 보리라. 수세미의 떡잎은 크고 긴 타원모양인데 본잎은 뾰죡뾰죡한것이 제법 수세미 티를 내기 시작했다.

 


성장속도가 빠른 수세미 

수세미 키우는 법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인 수세미는 고온성 작물이다. 발아 적온 역시 18도~22도 정도로 높은 편에 속한다. 중부지방 기준으로 5월 중순경이 파종 적기이다. (대부분 하우스 재배의 경우 미리 파종하여 이 시기에 노지 정식을 한다) 수세미를 재배하는 해당 여름과 가을의 기온이 높을 수록 수세미의 품질이 좋아 진다고 한다. 

수세미의 열매는 암꽃에서 달리는데 암꽃은 원줄기가 아닌 곁줄기(아들 줄기)에서 열린다. 열매가 달리지 않는 수꽃만 많이 핀다면 적심(줄기 끝을 자름)하여 곁줄기가 빨리 나오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수세미 열매는 땅에 닿으면 썩을 수 있기 때문에 열매가 열릴때에는 아래쪽에 짚을 깔아 주거나 지주대에 열매를 올려 열매가 무르지 않도록 해 준다.


수세미 노지 정식

수세미가 어느정도 자라서 노지 정식을 해 주었다. 이때가 5월 말 쯤이였다. 모종판에서 쑥쑥 자라던 수세미는 이상하게도 노지에 옮겨 심은 후로는 당췌 자라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노지에 옮겨 심어 준 후에는 심지어 늦게 자라기 시작하는 잡초들에게 밀려 잘 보이지도 않았다. 수세미 근처에 해바라기, 옥수수, 허브(애플민트, 레몬밤)를 심어 주었는데 다른 식물들은 자라는 티가 나는데 수세미는 안자라는 것같았다. 그래서 나중에는 잡초를 정리하다가 수세미를 뽑아 버린줄 착각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암꽂(좌) 과 수꽃(우)

수세미 개화

수세미를 심었던 곳에 어느새 덩굴이 무성해졌다. 분명히 찾아봐도 다른 식물들에 가려 안보일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는데 어느새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계속 땅으로만 줄기를 뻗어가면 안될 것 같아 줄기를 담장으로 올려 주었다. 올려주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 둘 꽃이 피기 시작했다. 꽃과 잎, 그리고 열매의 처음 모양도 오이와 굉장히 흡사하게 생겼지만 전체적으로 오이보다 수세미의 꽃, 열매, 잎이 크다. 

수세미와 텃밭 생태계 : 덫 작물로서의 수세미

수세미는 7월부터 9월까지 꽃이 핀다. 이 꽃 안쪽에 꿀물이 있는데 꽃을 찢어야만 이 꿀을 맛 볼수 있어 곤충들이 쉽게 수세미의 꿀을 먹지 못하고 주위만 맴맴 돈다. 그래서 수세미는 텃밭에 곤충 유인 식물로 심기도 한다. 수세미가 해충을 유인하는 덫작물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세미만 달랑 심어 두면 해충의 피해를 입기 쉽다. 역시 식물은 다양하게 심어야 서로 건강하다.


수세미의 꽃

양질의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서는 열매가 달리기 시작할때 물을 많이 주어야 한다. 이제 하나 둘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는데 좋은것인지 나쁜 것인지 장마가 시작 되었다. 벌써 3주째 비가 오고 있다. 중간에 한번씩 해가 나는 맑은 날씨가 아주 가끔 있긴 하다. 직접 물 주러 가지 않아도 자연이 알아서 물을 주니 고맙긴 한데 고온성 작물인 수세미가 연일 계속 되는 흐린 날씨로 인해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짝 걱정이 된다.


수세미 열매가 달리는 암꽃

수세미의 열매

수세미의 열매는 여러가지로 활용 된다. 섬유질이 많은 열매는 그릇을 닦는데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고 잘 건조 시켜 차로 먹기도 한다. 수세미의 열매와 줄기에서 나오는 수액은 화장수로도 사용 할 수 있다고 한다. 수액까지는 채취하지 못하더라도 열매를 잘 키워 내년에 쓸 수세미를 잔뜩 준비 해 두는 것이 현재 목표이다. 

수세미 열매를 말리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열매를 수확 한 뒤 물에 삶는 것이다. 물에 삶아 낸 뒤 껍질을 벗겨 낸 후 씨앗을 빼내고 다시 말리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아예 밭에서 수세미가 마를 때 까지 수확을 하지 않고 두는 것이다. 두가지 방법 모두 직접 해보지 않아서 어떤게 더 편하고 좋은 방법인지 몰라 올해 한번 시도 해보려고 한다. 이왕이면 효율적인 방법으로 하는것이 좋으니까. 


수세미의 잎과 덩굴 손

수세미는 최대 8m까지 자라는 식물이다. 하지만 수세미를 심은 곳은 지주대를 세우기 어려운 곳이라 담벼락을 따라 마끈을 내려 주었더니 수세미 덩굴손이 끈을 야무지게 잡고 감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른 식물들 보다 덩굴손이 더 야무지게 생겼다. 마치 예전에 유선 전화선마냥 빈틈없이 구불구불하다. 수세미를 키울 때에는 유인망이나 지주대만 잘 세워주면 덩굴손이 알아서 잡고 올라가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 다만 잎이 무성할 때는 적절히 상한 잎이나 다른 잎의 햇빛을 가리는 잎들을 정리 해 주며 키우는 것이 좋다.

 


수세미 열매

수세미의 열매가 열리는 암꽃은 원줄기가 아닌 아들줄기에서 열리는데 적심도 안한 수세미 줄기가 언제 이렇게 아들 줄기를 냈는지 모르겠다. 여기 저기 보니 수세미 열매가 제법 달려 있다. 이대로만 간다면 수세미 풍년이 예상된다. 

연일 비가 오는 날이 계속 되어서 텃밭에 거의 나가지 못한다. 나가서 할 일도 거의 없어 기껏 해주는 일은 새로 자라나는 잡초를 뽑아 주거나 상하고 무성한 잎이나 가지를 잘라주는 일이 전부이다. 장마철에 이정도만 손질 해 주면 장마 이후 식물들이 자라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이 비가 그치고 얼른 해가 나서 수세미들이 쑥쑥 자랄 수 있을 만큼 햇빛을 듬뿍 받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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