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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

청무화과(바나네) 삽목 145일 경과 / 삽목 가지가 썩었을 때 / 약 5개월만에 삽목가지에 싹 나다 / 무화과 키우기

by ▽_ 2020. 7. 31.

올해 3월 초 삽목용 무화과 가지 4개를 받았다. 분명히 15일에서 45일 정도면 뿌리가 생기고 새 잎이 나온다고 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뿌리는 커녕 잎 하나 나오지 않았다. 같은 날 가지를 받은 다른 사람들은 늦어도 4월 중순에 모두 잎이 났다며 하나 둘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6월이 지나도록 흙에 나무토막 4개만 달랑 꽂혀져 있었다. 잎이 나오는것은 고사하고 조금씩 연두빛으로 부풀어야 할 잎 눈조차 하나 둘 말라가는 것을 보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벌써 흙에 삽목하고 기다린지 3개월이 지났지만 포기하기보다는 약간의 수술을 거쳐 회복 시키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흙에서 무화가 삽목 가지를 꺼내 보았다.


청무화과(바나네) 삽목 145일 경과 / 삽목 가지가 썩었을 때 / 약 5개월만에 삽목가지에 싹 나다 / 무화과 키우기


3/6 삽목가지 물올림

나눔받은 무화과 삽목 가지와 질석을 담은 지퍼백에 담아 준 꽂아 둔 모습

지난 3월 초, 나눔 받은 무화과 나무 가지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굵은 나무가지를 받게 되었다. 처음에 받자 마자 윗쪽 잘린 단면에 목공용 풀을 발라 가지 끝이 마르지 않게 하였다. 뿌리가 나오는 모습을 보기 위함과 동시에 자리를 많이 차지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좁고 긴 지퍼백에 흙을 채워 가지를 꽂아 주었다. 참고로 지퍼백을 삽목용 포트로 쓸 경우에는 물빠짐과 통풍을 위해 중간 중간 송곳으로 구멍을 많이 뚫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한 후 기대감을 가지고 잎이 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여기 저기서 잎이 났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내 무화과는 5월 중순이 되도록 잎 하나 나지 않았다. 내 가지가 조금 더 두꺼워서 삽목이 안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미 틀렸다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파종한 딸기도 약 3개월 만에 발아한 경험이 있기에 그냥 흙에 꽂아 준 채로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참고]무화과 가지 삽목 하는 방법 포스팅

청무화과 삽목 가지 / 청무화과 삽수 관리하기 / 삽수 지퍼백 삽목

 

청무화과 삽목 가지 / 청무화과 삽수 관리하기 / 삽수 지퍼백 삽목

과실수에 관심을 가지면서 조금씩 들이고 있던 차에 청무화과 삽수를 굉장히 많이 구매하신 분께서 자신은 너무 많이 구매 했다고 조금 나눠 주겠다고 해서 얼른 받아 두었다. 사실 이전에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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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일 ] 6/16 썩은 부분을 자르고 다시 삽목하다. 

아랫부분을 잘라준 무화가 가지

삽목 한지 100여일이 지났음에도 내 무화과는 잎하나 달리지 않았다. 이쯤되면 포기할 법도 한데 나는 계속 무화과 가지가 잎을 낼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질척 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무화과 가지를 보는데 잎이 날듯 말듯 하더니 잎눈이 하나 둘 말라가는게 보였다. 그 전까지는 비록 잎이 나지는 않아도 잎눈이 마르지는 않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잎이 나겠지' 하는 마음이였지만 잎눈이 마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점검차 삽목 가지를 모두 꺼내 보았다. 

흙에 꽂아 둔 부분을 보았더니 역시 아니나 다를까 아랫부분이 썩어 가고 있었다. 가운데 부분이 아예 말라 버려 구멍이 났다. 더 상태가 심해 지기 전에 아랫부분을 잘라 주기로 했다. 한 마디 정도만 잘라 주면 그래도 가지에 잎눈이 2개 정도 남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판단 한 것이다. 

처음에 1번까지 잘라 보고 거기까지도 구멍이 났으면 2번 위치까지 잘라 주었다. 잎눈은 최소한 2개 정도 남기는 것으로 하고 말이다. 흙을 나름 건조하게 관리 한다고 했는데 그 정도도 무화과에게는 과습이였나보다. 이 과정에서 4개의 가지 중 1개는 아예 못쓰게 되었다. 2번 위치까지도 잘랐는데 그 위에까지도 말라있어(구멍이 나 있어) 더 잘라 주어도 삽목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4개 중에 3개만 생존한 무화과 삽목가지이다.


2차 물올림중인 무화과 삽목 가지

새로 잘라 주었으니 다시 물올림에 들어갔다. 뿌리가 없으니 흙에 바로 심으면 물을 제대로 흡수 할 수 없기 때문에 흙에 옮겨 심기 전 충분히 물올림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약 하루정도 물올림을 한 후 3개의 가지를 다시 흙에 옮겨 심어 주었다. 

한번 과습으로 가지가 썩은 것을 경험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욱 건조하게 물관리를 해 주었다. 흙이 충분히 마른 후 물을 주었는데 이 과정에서 애초에 잎눈이 작게 달려 있었던 가지 2개가 말라 죽었다. 노력했음에도 잎눈이 말라 버린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잎눈이 제일 컸던 가지 달랑 1개. 

'흙은 건조하게, 공중습도는 높게' 관리 하는것이 좋다고 하여 물은 적게 주되 수시로 분무기로 가지 주변에 분무 해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무화과는 잎을 내지 않고 있었다.


[ +145일 ] 7/29 싹을 틔우다

싹을 낸 무화과

무화과는 생각보다 습한 환경을 좋아 하나보다. 매일 분무 해 주었을 때에도 잎을 내지 않던 무화과였는데 이번 장마 기간에 드디어 싹을 틔웠다. 3주 연속 비가 와 오랫동안 자연적으로 공중습도가 높아진 덕분인것 같다. 삽목한지 145일만에 잎을 낸 무화과이다. 잎이 조금 더 크고 뿌리가 이 화분에 어느정도 차기 시작하면 큰 화분으로 옮겨 심어 줄 예정이다. 유실수는 최소 30cm이상의 화분에 심어 주어야 한다.


잎을 내기 시작한 무화과

물을 한동안 주지 않았는데도 장마 기간이라 흙이 여전히 촉촉하다. 과습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일단 잎이 났으니 안심하려 한다. 이 무화과는 바나네라는 청무화과 품종인데 당도가 조금 높은 무화과이다. 껍질도 다른 무화과 품종에 비해 얇아서 유통상의 어려움으로 시중에서는 쉽게 맛 볼 수 없는 무화과이다. 올해 삽목 가지 중 일찍 싹을 낸 무화과는 열매가 달리기도 했다고 하니 내 무화과도 내년에는 열매를 맺게 될 것 같다. 한번도 무화과를 먹어보지 않았는데 기대가 된다. 

[삽목 실패의 원인]

4개의 가지 중 3개의 가지는 삽목에 실패 했는데 빛 부족과 과습이 원인이였던 듯 싶다. 일찍 잎을 낸 사람들이 어떻게 키웠나 보니 식물용 led를 쪼여 가며 키웠다고 한다. 3월과 4월은 식물이 느끼기에 따뜻한 날씨가 아닌데 led를 이용하면 광량과 온도를 높일 수 있어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기가 훨씬 수월하다. 하지만 나는 식물용 led를 구입 하지 않고 그냥 밝은 실내에서 선반에 두고 키웠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늦봄 - 초여름까지 받는 빛의 양이 부족 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원인인 과습. 투명 지퍼백에 흙을 담고 물을 주었는데 아무래도 습기가 있는데 빛에 닿다보니 녹조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퍼백 위에 햇빛이 닿지 않도록 무언가를 씌워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미처 그 생각을 하지 못했다. 또 흙의 습도 유지에도 실패의 원인이 있다. 원래 무화과는 건조한 반 사막지대가 원산지라는 것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내 기준의 '건조한'상태를 기준으로 삼은것이 문제였던것 같다. 


[무화과의 잎]

한동안 동글동글하게 뭉쳐 있던 잎눈에서 뿅 하고 잎이 돋아났다. 작은 싹인데도 야무지게 무화과의 잎모양을 하고 있었다. 무화과의 잎은 넓고 두꺼우며 잎에는 거친 털이 있는데 이 잎은 아직 아기 잎이라 털이 보이지는 않는다. 바나네 품종의 잎은 3~5개로 갈라진다. 

특이한 점은 무화과는 인도 고무나무와 비슷하게 식물 세포막의 일부가 나와 있어 탄산칼슘을 침착된다고 한다. 잎의 표면에 마치 우유를 뿌린 후 덜 닦은 것처럼 희끗희끗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병이 아닌 탄산칼슘이 배출 된 것이다. 

영또한 과일과 잎의 비율이 1:1로 일반적으로 영양상태에 문제가 없는 무화과의 경우 마다마다 1장의 잎과 1개의 열매가 달린다. 새 잎이 발아 한 후 15일에서 20일 정도가 지나면 잎이 다 자라 완전한 광합성을 할 수 있게 된다.

무화과의 새순은 4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최고조로 성장한 후 8월 상순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갖는다. 내 무화과는 한창 클 시기에는 잎을 내지 않았고 이제 성장이 더뎌지는 시기에 잎을 내었으니 잎이 무성하게 자라지는 않을 것 같다. 제발 올 겨울을 버틸 수 있을 정도까지는 자라 주었으면 좋겠다. 


5개로 갈라진 무화과 잎

[무화과의 뿌리]

무화과는 깊게 자라기 보다는 옆으로 넓게 자라는 천근성 뿌리를 가지고 있다. 통기성이 좋고 적당한 수분이 있는 토양에서는 뿌리가 왕성하게 자라고 가는 뿌리도 많이 나는 반면 수분이 적고 통기성이 나쁜 토양에서는 잔뿌리와 뿌리 털도 적게 자란다. 

뭐든지 '적당한' 이라는 기준이 참 어려운것 같다. 반 사막 지대에서 자라던 식물이니 뿌리를 건조하게 하라면서 또 너무 습기가 없으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고 한다. 어떻게 키우라는 말일까? 일단은 과습보다는 건조하게 키우는게 식물에게 피해가 적으니 조금 건조하게 키우면서 경과를 지켜 봐야겠다.


무화과 바나네

5개월 만에 삽목가지에서 잎이 나면서 딸기가 가지고 있던 최고 기록(3개월만에 발아)을 갈아 치웠다. 역시 식물 키우기는 50%의 방치와 50%의 인내인것 같다. 힘겹게 잎을 내었으니 앞으로 더 튼튼하게 자라 주었으면 좋겠다. 많이 많이 자라서 새로운 삽목 가지를 만들 수 있을 정도까지 말이다. 아무래도 올해는 그냥 건강하게 자라는데 의의를 갖고 내년을 기대해 봐야겠다. 내년에는 꼭 열매까지 수확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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