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만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든다. 씨앗을 파종해도 발아가 빨리 되지 않고 발아 하더라도 확실히 이전보다는 더디 자라기 때문이다. 여름동안 텃밭에서 잘 자라 주었던 식물들의 잎이 갈변하며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서리 내릴떄까지는 키워야지' 싶다가도 거의 시들어 더이상 성장하지 않는 작물들을 볼때 역시 서운한 마음이 든다. 결국 그런 작물들을 하나 둘씩 정리해 주기 시작했다.
[10월에 해야 하는 일]
- 서리에 대비해 실내 월동해야 하는 작물 파악 후 옮겨 두기
- 유칼립투스 옮겨 둠.
- 아직 열매가 익지 않은 크림슨토마토는 삽목하여 실내로 옮겨 둠 - 내년까지 버틴다면 그대로 옮겨 심기
- 텃밭 1차 정리 - 시든 작물 정리해주기
- 둥근잎 유홍초, 풍선초 덩굴 거두기 완료
- 바질 잎 수확 후 건조 시키키
- 일부는 햇빛에 건조, 일부는 건조기를 통해 건조시킴
- 어린 수세미를 수확하여 수세미 청 만들고 일부 말려두기(수세미 차로 쓸 것)
- 수세미 청은 만들지 못함 - 11월에 하기
- 수세미 차용으로 건조시킴
- 건조된 수세미 수확하여 천연수세미 만들기
- 천연 수세미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눠주기 완료
[정원일기/농사일기] 2020년 10월 - 텃밭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때
10/1
알리숨 발아
- 삭막한 겨울에 왠지 향기로운 무언가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파종한 알리숨이다. 알리숨은 조건만 맞으면 일년에 몇차례씩 꽃을 피우는데 노지에 옮겨 심으면서 화분에 키울것을 남길 생각을 못했을까
- 스위트 알리숨 개화 / 스위트 알리숨 물관리 / 정원 지피식물 추천/ 향기롭고 오래 피는 꽃 추천
버터헤드 상추 발아
- 텃밭에서 벌레들이 버터헤드 상추만 편식하는 바람에 제대로 맛을 보지 못해 심었던 버터헤드 상추가 발아하였다. 올 겨울에는 버터헤드 상추를 먹으면서 보내는 걸로.
10/5
블랙러시안 크림 토마토 삽목
- 작년에도 그랬는데 내가 키우는 블랙 러시안 크림토마토는 왜 10월이 되어서야 열매가 커지기 시작하는가. 작년에는 거의 익을 무렵 서리가 내려서 조금밖에 맛을 보지 못했는데 올해도 이 아이때문에 '서리는 언제 내리나' 걱정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년에는 조금 더 일찍 심어 주어야겠다.
- 토마토는 서리를 맞으면 냉해를 크게 입기 때문에 서리에 대비해 블랙 러시안 크림 토마토 한줄기를 잘라다가 삽목해주었다. 만약 토마토가 미처 익기 전에 서리가 내려버리더라도 이 삽목한 가지를 어떻게든 살려 내년 봄 텃밭에 정식해주리라.
- 블랙 러시안 크림 토마토가 자라는 중 / 맛있는 토마토 키우기
10/6
둥근잎 유홍초 정리 - 리스 틀 만들기
- 여름동안 담벼락을 덮고 옥상의 빨래줄까지 걸려있던 둥근잎 유홍초를 정리해 주었다. 나름 옥상 한켠에 그늘이 되어 주기도 했는데 이제는 정리할 때가 되었다.
- 둥근잎 유홍초는 꽃이 진 뒤 씨앗이 어마어마하게 달리고 또 그 씨앗들이 너무나도 쉽게 땅에 후두둑 떨어지기 때문에 텃밭에서 둥근잎 유홍초가 많이 자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꽃이 진 직후 정리 해 주는 것이 좋다.
- 둥근잎 유홍초의 덩굴 줄기는 왠지 쓸모가 있을 것 같아 따로 모아 두었다가 리스 틀을 만들어 주었다. 내년에 봄 꽃들을 여기에 엮어서 리스를 만들어 주어야겠다.
- 둥근잎 유홍초 줄기 활용하기 / 잡초로 리스 틀 만들기 / 텃밭의 둥근잎 유홍초
바질차 만들기
- 바질 잎을 물에 띄워 마시면 바질 특유의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지만 개운한 무언가를 마시고 싶을 때 종종 바질을 따서 물에 넣어 마시기도 했다. 여름에는 원할때 언제든지 밭에 나가서 바질을 따오면 되었는데 겨울에는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미리 바질 잎을 수확해서 말려두었다. 겨울용 바질 차를 위해.
- 일부는 햇볕에 말리고 일부는 후라이팬에 덖어 말려 주었는데 햇볕에 말린건 갈색으로 바싹 말랐고 후라이팬에 덖은것은 아직 초록 빛이 남아있다. 개인의 선호에 따라 말리는 방법을 선택하면 좋을 것 같다.
수세미 수확 및 천연 수세미 만들기
- 올해 처음으로 재배한 수세미인데 만족도가 상당하다. 왜 옛날 가정에서는 수세미를 키우는 것이 필수였는지 그 마음을 알것 같기도 하다. 어린 수세미는 먹고, 성숙해 섬유질이 많아진 수세미는 껍질을 벗겨내 천연 수세미로 사용한다. 더이상 사용 할 수 없을 때에는 그대로 밭에 던져 퇴비가 되게 한다. 또한 수세미 수액을 채취해 미용수로 사용할수도 있기 때문에 수세미는 버릴 것이 없다. 내년에도 필수로 심을 작물로 낙점!
- 천연 수세미 만들기 : 처음에는 껍질을 칼로 벗겨낸 뒤 삶아 속을 빼낸 뒤 말렸는데 이보다 더 간단한 방법을 찾았다. 수세미가 말라서 가벼워 질 때까지 방치 한 뒤 수확하여 발로 수세미를 밟아 준 뒤 손으로 껍질을 뜯어내면(?) 훨씬 간단하다.
10/7
단호박 수확
- 올해는 단호박을 1개 심었는데 수확이 나쁘지 않았다. 열매가 한꺼번에 달리지 않고 차례대로 달렸기 때문에 하나 둘 씩 필요할 때마다 수확을 할 수 있었다.
- 미니밤 단호박은 일반 단호박 보다 크기가 조금 더 작지만 훨씬 맛이 있다. 밤 맛이 나는 것도 같고 말이다. 다만 속을 파낼 경우 먹을게 없다고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양이 적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키울때 이 점을 유의 해야 한다.
- 작년에 얻은 단호박 씨앗을 올해까지 해서 다 파종했는데 올해 싱싱한 씨앗을 다시 채종하였다. 내년에도 먹을 단호박이 확보 되었다.
- 미니밤단호박은 자리만 잘 잡아 주고 초기 발아만 잘 시키면 다른 것들은 신경쓸 필요가 없다.
10/14
새싹 밀, 새싹 보리 파종
- 10월 중순이 되니 다른 씨앗들은 이제 심어도 잘 자랄 것 같지 않아서 실내에서도 쉽게 키울 수 있는 새싹 채소인 보리와 밀을 파종 하였다. 2주마다 수확이 가능하고 또 얼마 안있어 다시 자라 수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식물이다.
- 처음에 심을 때 씨앗을 물에 약 30분간 침종 시킨 뒤 2cm정도로 깐 상토 위에 그냥 쭉 올려 두었다. 그랬더니 바로 다음날 꼬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 처음에는 더디 자라는 듯 싶었으나 정확히 2주 정도 되니 충분히 수확할 만큼 자랐다.
- 새싹 채소는 수확을 거듭할 수록 더 빨리 자라는 것 같다.
10/16
해바라기 옮겨심기
- 카카오 프로젝트를 겸하여 겨울에도 해바라기가 어느정도 자라는지 보고 싶어 9월 초에 파종한 해바라기였는데 어느새 분갈이를 해 줄만큼 자라게 되었다.
- 원래는 한 포트에 2립이 발아하여 계속 같이 키우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 아이는 부쩍 크는데 비해 한 아이는 자람의 속도가 더디게 되었다. 이때부터는 따로 살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계속 한 포트에서 같이 키우다보면 잘 자라는 아이만 계속 잘 자라고 작은 아이는 결국 제대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고 비실대다가 죽을 수 있다.
- 해바라기를 두고 키우고 있는 곳이 낮에는 햇빛이 많이 들긴 하지만 가온을 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거의 야외에서 바람만 막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곳에서 자라다 보니 아직 꽃대가 올라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시간을 조금 더 두고 지켜 봐야겠다.
10/19
수세미 수확
- 수세미 최대로 수확한 날. 이미 전에도 몇차례 수확하긴 했지만 가장 많은 수세미를 수확 한 날이다. 왠지 조만간에 서리가 내릴 것 같아서였다.
- 이번에는 껍질을 벗겨 삶지 않고 발로 밟은 다음 수세미 껍질을 벗기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수세미 씨앗을 채종하는 동시에 훨씬 깔끔하게 천연 수세미를 만들 수 있다. (먼저 삶은 뒤 작업 하는 경우에는 씨앗이 익기 때문에 내년에 심을 씨앗을 채종 할 수 없다)
- 이번에 수확하여 만든 수세미는 옆집 할머니, 동네 작은 가게 아주머니, 자주가는 편의점 사장님께 나눠 드리고 이모에게도 보내드렸다.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택배보내기까지 완료. 일년 농사(?)를 이렇게 마무리 할 수 있어서 기분이 꽤 좋았다.
10/26
제비콩 수확
- 시험삼아 키워본 콩을 수확 했다. 이번에 콩은 식용이라기 보다 질소 공급원으로서 (마땅한 자리도 없이) 정말 그냥 심어 본 것이었는데 야무지게 줄기를 감아가며 자라더니 예쁜 꽃을 보여주고 콩 꼬투리도 생겼다.
- 제비콩은 처음에는 매우 납작해서 '과연 이 안에 콩이 생기는건가?' 싶었는데 콩 꼬투리가 거의 말라 갈 때쯤 다시 보니 동글동글한 콩이 들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일단 내년에 심을 제비콩을 채종 해 두었으니 내년에 본격적으로 콩을 여기 저기 심어 키워야겠다.
10/28
장미 삽목
- 옆집 할머니네 담장에서는 장미가 자란다. 장미는 키우기가 까다롭다고 하지만 한번 자리를 잡으면 일년에 몇번이나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풍성히 자란다. 올 여름에서 가을 내내 옆집 할머니네 장미를 보면서 '키우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 기회가 생겼다.
- 잎이 떨어져 가는 장미를 정리 하시길래 옆에서 두어줄기를 얻어 바로 삽목을 해 주었다.
- 보통 삽목이 잘 되는 작물은 상토에 바로 삽목 해 주는데 특별히 장미를 위해서 질석도 새로 구매하였다. 일단 질석에 꽂아 두었으니 삽목이 성공하게 되면 그때 다시 기록을 해야겠다.
10/29
허브 파종
- 11월이 되면 정말 더이상 파종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바로 가지고 있는 허브 씨앗들을 파종 해 주었다. 대략 9종류인데 따뜻한 실내가 아닌 무가온 비닐하우스같은 온도를 가지고 있는곳에 두고 키우기 때문에 발아가 잘 될지, 설령 발아가 되더라도 잘 자랄지 조금은 걱정된다.
[10월 피드백]
- 서리가 내릴까봐 걱정 하였으나 서리가 내리지 않음 ->10월까지는 노지에서 작물을 키워도 될 것 같음
- 수세미는 다다익선, 많이 심을 수록 좋다. 내년에는 빈 자리에 수세미를 많이 심어야겠다.
- 토마토의 경우 내년에는 100L 화분에 심어두고 키워봐야겠다. 특히 블랙 러시안 크림의 경우 작물이 경쟁하느라 열매가 늦게 달리는지 연구가 필요하다.
[11월에 해야 하는 일]
- 마늘 심기
- 피복 작물 심어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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