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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퍼머컬쳐 가드닝&농사일지

텃밭에 자라는 잡초 - 잡초가 가지는 역할

by ▽_ 2020. 11. 17.

원래부터 '잡초'인 풀은 없다. 잡초라는 이름은 다분히 인간의 기준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내가 심지 않았는데 자라는 작물'을 말한다. 어떤 사람은 텃밭에 잡초가 자라는 것이 너무나 싫다고 말한다. 직접 심은 꽃과 작물들만 예쁘게 자랐으면 좋겠는데 꼭 그 사이사이 반갑지 않은 풀들이 억세게 자랄 뿐 아니라 뽑아도 뽑아도 끝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잡초는 텃밭에서 각자의 역할을 한다. 보통은 척박한 땅에서 자라나며 척박한 땅을 부드럽게 갈아주는 역할을 하거나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쇠뜨기

비 온뒤의 쇠뜨기 풀

땅속줄기 식물로 뿌리가 옆으로 뻗는다. 그냥 보기엔 영락없는 잡초이고 바로 뽑아 버리고 싶지만 쇠뜨기는 뿌리를 뻗으면서 흙을 가는 기능을 한다. 흙이 딱딱해지지 않도록 흙을 갈기 때문에 쇠뜨기가 시든 자리의 흙은 매우 부드럽다. 또한 쇠뜨기의 잎은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쇠뜨기가 시들어 땅에서 분해되면 흙이 약알칼리성분으로 변한다. 산성비로 인해 많은 토양이 약산성화가 되있는 곳에서는 쇠뜨기만큼 고마운 식물도 없다. 참고로 대부분의 식물들은 약알칼리성 토양을 좋아한다.


바랭이

바랭이풀

만일 텃밭에 바랭이풀이 자라고 있다면 영양분이 없고 메마른 흙이라고 판단하면 된다. 바랭이는 벼솨의 한해살이 풀로  비옥하지 않은 곳에서 자라나는 강인한 풀이기 때문이다. 바랭이는 메마른 땅에 영양소를 공급해준다. 모든 풀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흙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살아있을때에는 광합성을 통해 생산한 탄소 화합물과 당을 토양속 미생물 및 벌레에게 공급해준다. 죽어서는흙속에서 분해되어 질소, 칼륨, 인등을 토양에 다시 환원한다.  바랭이는 토양의 상태를 알수 있는 지표식물로서 활용할 수 있고 또한 토양에 영양을 공급할 예비 재료로 취급한다.


토끼풀

올 여름 키운 크림슨클로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토끼풀은 참 여러가지 역할을 한다. 맨흙이 드러나지 않도록 지표를 덮어 흙을 보호하며 토양에 질소를 공급해준다. 토끼풀은 콩과 식물로 대표적인 질소 고정 식물이다. 또한 꽃은 텃밭에 익충을 유인해준다. 나도 올 봄 텃밭에 크림슨클로버를 심어주었는데 한동안 붉게 피는 꽃들이 텃밭에 포인트가 되어 주었다. 한참동안 꽃을 감상 한 다음 풀이 말랐을 때 베어내어 그자리에 그대로 덮어 두었다. 식물이 분해되면서 흙에 질소를 공급해 줄것이고 또 씨앗들이 땅에 떨어져 내년에도 그 자리에서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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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피는 풀

가을에는 봄, 여름보다 풀이 많이 자라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씩 잡초가 나온다. 이때 나온 풀들은 잘 베어내어 그자리에 그대로 두면 겨울동안 흙이 얼지 않도록 덮개역할을 한다. 동시에 미생물에 의해 조금씩 분해가 되면서 흙에 영양을 공급해 준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잡초가 너무 싫다면? 유기물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흙을 만들어보자. 본디 잡초는 척박한 땅에서 훨씬 더 잘 자란다. 딱딱하고 메마르고 굳은 땅 말이다. 이런 땅을 좋게 만들어야 하는 나름의 사명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척박한 땅일수록 잡초들이 억세진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드럽고 영양이 많은 토양에서는 잡초가 잘 자라지 않고 설사 싹이 나더라도 뿌리가 약하기 때문에 쉽게 뽑을 수 있다.

제초제, 화학적 퇴비를 사용하게 되면 토양에 있는 미생물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흙은 점점 더 딱딱해져만 가게 된다. 흙이 딱딱해지니 매년 더 깊게 갈아야 하고 잡초는 억세지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건강하고 좋은 땅을 만들면 잡초는 자신이 일할 곳을 찾아 떠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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