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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

2월, 마늘싹이 올라오는 시기 / 마늘 노지월동 / 마늘 키우기

by ▽_ 2021. 2. 15.

오랫만에 따뜻한 주말이 되었다. 그동안 텃밭은 눈으로만 구경하다가 지난번 멀칭 해 준 나뭇잎과 왕겨가 한곳으로 몰려있는것 같아 골고루 펼쳐 주기 위해 쪼그려 앉았는데 세상에, 봄을 발견하였다. 한파 때문에 얼어죽은 것은 아닌가 하고 내심 걱정하던 마늘이 싹을 올려 준 것이다. 2월 달력에 "마늘 싹 나오는 것 확인하기"라고 적어 두긴 했지만 이렇게 발견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다.


2월, 마늘싹이 올라오는 시기 / 마늘 노지월동 / 마늘 키우기


2월에 올라오기 시작하는 마늘 싹

지난 11월 중순, '겨울동안 텃밭에서 키울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마늘을 소량 구입하여 심어 주었다. 작은 텃밭이기 때문에 그냥 시장을 가서 의성마늘 한 주먹(보다는 조금 많이) 정도를 구입하여 심은 것인데 노지에서 추운 겨울을 보낸 마늘이 이렇게 싹을 틔운 것이다. 내가 한것은 마늘을 땅에 심어준 것 밖에 없는데도 이렇게 싹이 나오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텃밭에 마늘 심기 / 겨울 텃밭을 위해 해야 하는 일 / 집에서 마늘 키우기

겨울 동안 텃밭을 그냥 놀리지 않고 무언가를 심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겨울은 춥고 건조하기 때문에 온실 하우스가 아닌 이상 보통의 식물(그러니까 여름에 키우던 식물)을 노지 텃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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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마늘의 싹

의성마늘 : 한지형 마늘의 대표

마늘은 재배 기후 조건과 발아기간 등에 따라 한지형 마늘과 난지형 마늘로 나뉘는데 여기는 중부지방이기 때문에 한지형 마늘을 심어 주었다. 한지형 마늘은 장기 보관이 가능하며 보통 10월에서 11월 상순 사이 밭에 파종하여 월동 시킨다. 이 기준이라면 나는 살짝 늦게 심어준 것인데 그래도 마늘이 꿋꿋하게 싹을 틔워 주어 고마울 뿐이다. 

의성 마늘은 의성지방에서 재배되어 온 토종 마늘로 마늘의 즙액이 많고 단단하다. 대표적인 6쪽 마늘이며 매운 맛이 강하다. 저장성도 강해 국내 마늘 중 인기가 가장 많은 품종이다. 의성 마늘 말고 한지형 다른 마늘 품종을 찾아보려 했지만 다른 품종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한지형 마늘은 의성마늘이 거의 독식하고 있었다.


알리움같은 마늘 싹

대부분 마늘을 심을 때 비닐 멀칭을 해 준다. 조금 일찍 심을 경우 약간 싹이 나온 상태에서 월동을 하게 되는데 이때 마늘이 얼어 죽지 않게 하며 동시에 수분 공급을 위해 비닐을 덮어 주는 것이다. 그 후 2월 쯤 되면 덮었던 비닐을 걷어 주어 마늘 싹이 다시 자라게 해 주는데 나는 비닐을 덮는 대신 왕겨와 낙옆으로 멀칭을 해 주었다. 1차적으로는 거대한 비닐 쓰레기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두번째로는 비닐을 덮고 다시 개는 수고를 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또한 올해는 겨울치고 눈과 비가 많이 와서 수분 공급이 잘 되어 마늘 싹이 잘 나온 것 같다.


봄을 알리는 마늘싹

마늘 싹도 나왔겠다, 이제 해주어야 하는 일은 텃밭에 영양을 공급이다. 일반적으로는 비닐을 걷어낸 후 추비를 준다. 나뭇잎과 왕겨가 분해 되면서 마늘에게 영양을 공급 해 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귤껍질, 바나나껍질 등 과일껍질을 먹고 난 후 잘 말려 밭에 뿌려 주었다. 물론 갈아서 주면 더 좋았겠지만 그정도의 부지런함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말린 껍질만을 넣어 주었다. 이 역시 토양의 미생물들이 잘 분해 해 주리라 믿는다.

텃밭에 다양한 식물을 심으면 굳이 화학적 비료를 주고 제초제와 살충제를 뿌리지 않아도 식물들이 잘 자란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올해도 다양한 식물들을 심어 자연이 일하는 텃밭을 만들 예정인데 그 텃밭에서 마늘은 밭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생태 텃밭에서는 서로를 잘 자라게 하는 '식물 궁합'이 있는데 마늘은 대개 다른 여러 식물들과의 궁합이 좋고 또 마늘 특유의 향이 자체적으로 해충을 막아 주기 때문에 어느 식물 근처에 심어도 좋은 작물이다.


텃밭에 올라온 마늘 싹

텃밭에서 마늘을 키우면 좋은 점이 있다. 바로 봄철에 마늘쫑을 직접 수확 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늘이 자라면서 5월쯤에 마늘 쫑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신선한 마늘쫑을 먹을 수 있는 것은 텃밭을 가꾸는 자의 특권이다. 대부분의 마늘쫑은 뽑아서 먹을 계획이지만 이 중에서 튼튼하게 자라는 마늘쫑은 뽑지 않고 그대로 두어 마늘 주아를 열리게 할 것이다. 

마늘 주아는 마늘 씨라고 보면 되는데 이 마늘 주아는 좋은 씨마늘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물론 매년 시장에서 씨마늘을 구입해서 심어도 되겠지만 직접 좋은 씨마늘을 만들어 키우는 것도 또 하나의 보람이지 않을까. 마늘주아(마늘 씨)에서 통마늘까지 키우는데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말이다.


처음에 이렇게 올라온 싹을 발견 했을 때에는 무슨 싹인지 조금 헷갈렸다. 이곳에 작은 튤립 구근도 함께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심었던 알리움도 그렇고 구근식물의 싹은 대체로 이런 모양으로 나기 때문에 헷갈렸는데 흙 위로 올라온 싹중에 하나에서 이렇게 마늘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어 겨우 구분 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마늘을 처음 키워봐서 구분을 못했지만 내년에는 싹을 보면서 여유있게 '마늘이 올라왔군' 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늘 싹이 나온 후 이렇게 위로 솟아오른 마늘이 보이면 다시 꾹 눌러 흙속에 묻어 준다. 그래야 마늘이 추위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보온이되어 생육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마늘 싹이 나왔으니 더이상의 한파는 없길, 한파에 새로 나온 싹들이 얼어 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마늘싹을 보니 왠지 봄이 다가 오는 것 같아 모처럼 실내에서 키우며 방치하던 식물들을 정리 해 주고 봄꽃들도 파종해 주었다. 이제 다시 봄이 시작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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