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진작에 해 주었어야 했던 일들이지만 올해에는 2월 초까지도 한파가 너무 심해서 봄을 위한 텃밭 준비라던지, 겨울동안에 키웠던 식물들 관리를 제대로 못 해 주었다. 그렇게 이불속에서만 꼼지락 대고 있다가 날이 풀리기 시작하니 이제서야 '앗, 봄을 준비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역시 적당히 좋아야 사람이 부지런해지는 것 같다.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봄 가드닝 준비하기. 하나씩 해야겠다. 첫번째는 우선 씨앗 정리.
[참고 : 봄 가드닝 준비하기]
- 봄 가드닝 준비하기 - 01. 씨앗 정리하기(씨앗 목록표 작성)- 현재글
- 봄 가드닝 준비하기 - 02. 겨울 동안 상한 식물 정리 해주기
- 봄 가드닝 준비하기 - 03. 텃밭 도구 살펴 보기/필요 물품 구입하기
- 봄 가드닝 준비하기 - 04. 봄 꽃 심어주기
- 봄 가드닝 준비하기 - 05. 쌈채소 심기(새싹밀, 새싹보리, 버터헤드 상추 등등)
봄 가드닝 준비하기 - 01. 씨앗 정리하기(씨앗 목록표 작성)
1. 씨앗을 정리 하는 이유
내가 어떤 씨앗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처음엔 씨앗 3~4종류만 가지고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어떻게 키우는지도 몰라서 적당히 5월쯤 되어서 모종을 사서 심는 것부터 했는데 점점 하다보니 모종을 사는 것보다 씨앗부터 직접 심어서 키우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애정도 생기는 것같아 키우고 싶은 작물들의 씨앗을 열심히 모아 두었다. 씨앗을 나눔하고 나눔 받다보니 씨앗 갯수가 어느새 많아져 나름의 정리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재작년부터는 엑셀로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씨앗 목록을 정리 하면 내가 어떤 씨앗을 가지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가지고 있는 씨앗이 30종류 이상 넘어가다보면 일일이 다 기억하지 못해서 결국 잊어 버리고 파종시기를 넘기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는 20종류만 가지고 있었음에도 다 기억하지 못했다. 이는 내가 씨앗목록 작성의 필요성을 느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예전에 가지고 있던 스타티스 씨앗이 있었는데 스타티스는 8월즈음에 심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심을 당시에는 씨앗이 있는지도 몰랐다가 이듬해 봄 다른 씨앗을 심으려고 씨앗들을 뒤적거리다가 스타티스씨앗을 발견하였다. 이 아이를 심어 주려면 다시 5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했고 그해 8월 즈음.. 또 스타티스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 버리고 지나가 버렸다. 결국 씨앗을 쌩으로 1년 묵히게 된 것이다. 씨앗이 묵는다고 해서 발아가 아예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바로 전년도에 채종한 씨앗이 건강하고 발아도 잘 되기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씨앗이 뭔지 알아야겠다'라고 생각하며 리스트를 만들어 주었다.
정리하기 전에는 한 20종류 가지고 있겠거니 생각 했는데 막상 정리하고 보니 그해 가지고 있던 씨앗이 40종 가까이 되었다. 정리를 하지 않았다면 절반 가까이 되는 씨앗을 제대로 심지도 못 할 뻔했던 것이다.
심어서 없는 씨앗, 필요한 씨앗, 사고 싶은 씨앗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이것도 씨앗 목록을 정리하기 전에 일이다. 허브 씨앗을 심으려고 4월까지 기다렸다가 막상 심으려고 보니 해당 씨앗이 없었다. 파종하려고 마음먹고 주말까지 기다렸던데다가 마침 그날 날씨도 좋아서 기대감이 한껏 올랐는데 씨앗이 없어 김이 빠져버렸다. 당연히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없어서 파종을 못했을 때의 허무함이란...
또 다른 이유로는 중복 구매가 있었다. 심고 싶어서 씨앗을 구매했는데 찾아보니 똑같은 씨앗을 이미 가지고 있을때가 종종 있었다. 분명히 전에 찾을때에는 없었던것 같아서 구매 한 것인데 다시 찾으니 발견된 것이다.
씨앗목록을 가지고 있으면 이런 염려 없이 현재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심을 수 있는지, 또한 필요하거나 사고 싶은 씨앗이 있는데 그걸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지 등을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2. 목록을 정리하는 방법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함께 기입 하는 것이다. 나도 해마다 내용이 조금씩 달라졌는데 올해에는 그냥 가지고 있는 씨앗, 구분(과채, 허브, 꽃), 나눔 할 만큼의 양이 되는지 정도만 적어 두었다.
씨앗 목록을 처음 작성 했을때에는 꽤나 자세히 적어 두었다. 어느 용도로 사용 할 수 있는지, 씨앗 이름, 파종 시기, 키우기 가장 좋은 온도, 다 자랐을때의 키, 물주기, 햇빛 등 말이다. 초보라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기록해 두었고 씨앗을 파종하는 시기와 키우는 곳의 햇빛 등을 확인 할 수가 있어서 좋았다.
일년이 지나 다시 목록을 정리 해 주었는데 이때는 다른 정보를 모두 제외하고 파종 시기만 표시 해 두었다. 월별로도 모두 표시해 두어서 각 월마다 어떤 씨앗을 심을 수 있는지 눈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예를 들어 2월에는 달리아와 메리골드를 파종 할 수 있고 목화는 4월과 5월에 파종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더욱 간단하게 정리 하였다. 씨앗 이름과 종류, 그리고 나눔 가능한 만큼의 양이 있는 씨앗인지 표시를 하는 정도로만 말이다. 파종은 어느 정도의 햇빛과 온도만 되면 4계절 가능하니 빼 버렸고 물주기의 경우에도 흙이 마른 것을 보고 물을 주기 때문에 따로 정보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렇듯 자신에게 맞는 요소들을 추가하고 필요 없는 정보들은 빼 가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씨앗 목록표를 정리하면 된다.
씨앗들을 소량으로 보통 몇립에서 몇십립 정도밖에 가지고 있지 않아서 나눔이 가능한 만큼의 양인지도 따로 표시 해 두었다. 한번 심어서 채종을 충분히 했거나 새로 구입한 씨앗 대부분이 이에 속한다.
씨앗 목록표를 겨울에 정리 해 두면 이듬해 봄에 어떤 씨앗을 심을 수 있는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나눌수 있을 만큼의 양이 되는 씨앗을 따로 표시 해 두면 쉽게 나눔도 가능하다. (양이 많은 씨앗을 계속 가지고 있기 보다는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거나 교환해서 씨앗의 종류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봄을 앞두고 씨앗 나눔을 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봄 준비를 하면서 씨앗 목록표 정리를 제일 먼저 한 이유가 이때문이기도 하다. 씨앗 나눔 신청 방법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신기하거나 씨앗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다면 공감 "꾹" 눌러 주세요.
- 더욱 양질의 포스팅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 부탁 드립니다.
- 오른쪽 사이드바 하단에 [검색]을 통해 식물 관련 정보를 검색 할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 추천 글]
'가드닝 > #2. 두번째 텃밭(2020~2024.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가드닝 준비하기 - 03. 텃밭 도구 살펴 보기/필요 물품 구입하기 (0) | 2021.03.09 |
---|---|
봄 가드닝 준비하기 - 02. 겨울 동안 상한 식물 정리 해주기 (3) | 2021.03.01 |
청무화과 바나네 / 무화과 새순 / 무화과 바나네 정보 (0) | 2021.02.22 |
2월, 마늘싹이 올라오는 시기 / 마늘 노지월동 / 마늘 키우기 (0) | 2021.02.15 |
로즈마리 삽목 결과 / 로즈마리 삽목 뿌리 내리는 기간/ 2월 로즈마리 옮겨심기 (3) | 2021.02.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