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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1. 첫번째 텃밭(~2019)

배추 옮겨 심기 / 화분에서 배추 키우기 / 겨울 배추 키우기 / 미스진배추

by ▽_ 2019. 11. 2.

약 보름 전  배추 씨앗을 파종 하였다. 배추는 나에게 처참한 기억이다. 작년 가을쯤 배추 모종을 사다가 심었는데 결구가 되기도 전에 잎사귀들을 벌레들이 다 파먹었다. 너덜너덜해지고 굉장히 볼품 없게 자라는 둥 마는 중 하다 그냥 밭에 내팽겨쳐 두었고 올해 봄 밭을 갈아 엎었다.  그래서 '배추는 키우기 힘든 식물'이라는 선입견이 깊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올해 본격적으로 텃밭을 가꾸면서 아주 약간의 자신감이 붙었다. 작년의 경우 고추나 배추를 모두 원래 심던대로(한 구역에 줄맞춰서 키우고 잡초를 모조리 뽑아 흙이 마르고 단단해짐) 관리 했는데 벌레때문에 제대로 키우지도, 먹지도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텃밭에 다양한 작물을 키워서인지 약을 치지 않았음에도 병에 걸린 작물이 없었고 튼튼한 열매들을 수확 했기 때문에 왠지 배추도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였다. 이 미약한 자신감을 가지고 심었던 배추가 파종 4일 만에 발아 하였다. 

  • 재배 작물 : 배추(미스진배추)
  • 파종 일시 : 2019.10.14
  • 파종 형태 : 계란판 파종
  • 발아 일시 : 2019.10.18 
  • 정식 일시 : 2019.10. 29

계란판 파종하기/ 계란판 포트 단점 극복하기 / 가을 파종 / 베란다 텃밭 다품종 소량 파종할 때 좋은 계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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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열심히 씨앗을 나누고 나눔 받은 덕에 종류가 굉장히 많아졌다. 역시 나눌수록 풍성해진다는 아름다운 진리. 가을에 파종해야 하는 작물이 몇개가 있어서 파종하는 김에 그동안 심어보고 싶었던 꽃 몇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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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옮겨 심기 / 화분에서 배추 키우기 / 겨울 배추 키우기 / 미스진배추


계란판에 파종 했던 배추가 꼬리를 내었다. 함께 심은 작물들 중에서 제철 파종 작물인 배추, 시금치, 유채가 가장 먼저 발아 하였다. 서늘한 날씨임에도 파종한지 4일 만에 발아 한 것이다. 봄보다 오히려 여름과 가을이 발아 일수가 적은 것 같다.  씨앗이 갈라지면서 꼬리가 나오는데 신기하게도 이 꼬리는 위를 향하지 않고 알아서 흙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겨울 배추파종하기 / 10월 배추 파종 / 사계절재배가 가능한 배추 / 배추 영양분 결핍 시 나타나는 증상

 

겨울 배추파종하기 / 10월 배추 파종 / 사계절재배가 가능한 배추 / 배추 영양분 결핍 시 나타나는 증상

원래 계획에는 없던 작물들을 계속 심는다. 시금치, 무, 배추 등등. 처음 텃밭의 시작은 그냥 토마토 조금 따먹고, 쌈채소 조금 따먹는 정도였는데 여기 저기서 씨앗이 생겨 결국 모두 파종하게 되었다. 지금 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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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판에 발아한 아이들이 조금 있어서 아침마다 햇빛 좀 보라고 밖으로 열심히 날라 주었더니 싹을 내고 제법 눈에 띄는 속도로 자라기 시작했다. 발아 후 잎이 자랄때는 약 20도 전후의 따뜻한 온도가 필요 하기 때문이다. 배추는 초기 한달의 생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따뜻한 햇빛을 많이 받고 자라길 바라며 아침에는 내다놓고 저녁에는 다시 들이기를 반복했다. 물론 배추가 결구 하기 시작하면 이보다 낮은 온도(15도)가 요구 되기때문에 이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배추를 한개씩 조금 큰 화분에 심을 예정이였지만 아직 화분이 도착하지 않아 임시로 모종용 포트에 옮겨 심어 주었다. 어느 정도 자란 싹을 계란판에서 계속 두고 키우면 점점 죽게 된다. 일단 흙도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뿌리가 나기 시작하면 계란판의 흙이 마르는 속도도 빨라진다. 또한 아직 발아하지 않은 씨앗들을 위해 흙을 촉촉하게 유지 해야 하기 때문에 발아한 싹들을 과습 예방을 위해서라도 바로 옮겨 주는 것이 좋다. (과습이 아니라면 말라죽게 될테니)


새로운 화분을 기다리는 동안 저면 관수중인 배추들

작은 모종포트에 옮겨 심으면서 막 꼬리를 내리기 시작한 아이들도 같이 옮겨 주었는데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렸다. 이미 잎을 낸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였지만 꼬리를 막 내린 아이들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은 듯 하다. 그래서 총 먹을 수 있는 배추는 6포기에서 4포기로 줄어 들었다.


이번에 심은 미스진배추는 단맛이 나는 배추이다. 보통 배추보다는 통이 길게 자라는 배추이기도 하다. 파종 후 수확까지 약 2달에서 3달 정도 걸리는데 여기서 키우는 배추는 아무래도 90일 꽉 채워야 수확할 만한 배추로 자라날 것 같다. 본래는 월동을 시키려고 하였지만 월동 할 수 있는 품종은 따로 있다. 미스진 배추는 사계절 재배가 가능하지만 내한성은 다른 품종에 비해 조금 낮다. 보통 영하 8도까지는 견디기는 하지만 일교차가 심해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는 날에는 영하 3도의 기온에서 냉해를 입기도 한다.


드디어 화분이 도착하였다. 배추를 심을 화분이 도착하자 마자 흙을 채워 넣고 배추를 한개씩 정식 해 주었다. 지금은 화분 크기보다 배추가 너무 작아 보이지만 이제 이 화분을 어느정도 채울 만큼 자라날 것이다. 올해 노지에서 키우는 것은 소위 '땅심으로 키운다'라고 해서 별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화분은 조금 걱정 된다. 아무래도 배추가 자라는 중간 중간 영양분을 보충 해 주어야 할 것 같다.


배추에게 필요한 영양분은 붕소, 마그네슘, 칼슘이다. 붕소 결핍 시 잎이 갈라지고 결구가 지연된다. 칼슘 결핍의 경우에는 잎끝이 갈변하고 생육이 억제되어 배추 속이 차지 않는다. 마그네슘 결핍 시 응애에게 피해 입은 것 처럼 잎에 점박이가 나타난다. 또한 특정 영양소 과다흡수 시 다른 영양소의 흡수가 저하된다.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흡수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말은 쉽다). 일단 잎이 10장 정도 나면 그때 커피가루와 계란껍데기 가루를 조금씩 뿌려 주어야겠다. 


발아 후에 햇빛이 부족하지 않게 충분히 빛을 쐬게 해 주어야 한다.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줄기가 길어지며 웃자라는데 이때는 개체가 휘청거리지 않도록 흙을 떡잎 바로 아래까지 북돋아 주는 것이 좋다. 조금 더 일찍 심어 주었다면 아마 배추가 넓적하게 자랐을텐데 10월 중순에 심었으니 배추가 알아서 결구를 하게 될 것이다. (따뜻한 곳에서 키울 경우 잎이 어느 정도 나면 배추를 묶어 주어 강제 결구(?)가 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속이 노란 배추를 볼 수 없다. ) 배추의 결구는 원래 날이 추워지는 시기 배추의 속이 얼지 않게 하기 위해 스스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배추 잎 티도 안날 만큼 작은 새싹이고 이제 막 본잎을 1장 내고 있는데 밤의 기온이 벌써 한자리 수이다. 올해만큼 계절을 실감 한 적이 있었을까 싶다. 전에는 겨울이 깊어 진 후 '아 진짜 춥다, 겨울이네' 라고 했던것 같은데 올해는 식물이 꽃을 피우는 걸 보면서, 열매를 맺는걸 보면서 계절을 미리 알게 된다. 배추가 결구 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깊은 겨울의 시기일 것이다. 시금치와 함께 유일하게 초록을 내고 있는 식물이겠지? 아무것도 없는 삭막함보다는 그래도 아주 조금의 초록이 남아 있는 밭이 좋으니까. 잘 심었다. 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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