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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

봄맞이 텃밭 만들기/흙만들기 프로젝트 / 흙에 영양분 공급하기/씨 뿌리기 전 해야하는 일

by ▽_ 2020. 2. 11.

2월이 되었다. 슬슬 텃밭에 봄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올해에는 어떤 작물을 기를지 생각하고 늦서리가 내린 후 밭에 심을 모종들을 하나씩 파종해 키우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동시에 식물들이 자랄 텃밭도 슬슬 준비를 해주어야 한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기에 미리 미리 밭에 유기물을 채워주며 겨울-봄가뭄에 흙이 마르지 않도록 멀칭을 해주는 시기. 그야말로 텃밭 농사를 위한 준비를 할 때이다.


봄맞이 텃밭 만들기 / 흙만들기 프로젝트 / 흙에 영양분 공급하기 / 씨 뿌리기 전 해야 하는 일


시골 텃밭이 그렇듯 새로 이사한 곳의 텃밭은 이렇다. 집의 담장을 따라 만든 작은 흙무더기. 전에 사셨던 분이 쌈채소를 키워 드셨는지 밭 저 한쪽에 상추 한포기가 이 겨울을 맨몸으로 버티고 있다. 오늘은 드디어 이 밭에 멀칭을 하려 한다. 이사 왔을 때 부터 이런 맨 흙 상태였기 때문에 12월 - 1월 동안 군데 군데 구덩이를 파 염분을 제거한 음식물 쓰레기와 계란 껍질 등등을 채워 두었다. 모종을 심을 4월쯤이 되면 미생물이 다 분해 해 둘것이다. 작년 첫번째 텃밭을 경작할때도 써 두었던 방법인데 봄이 되기 전 미리 작업을 해 둔 덕분인지 1년동안 병충해 없이 식물들을 잘 키울 수 있었다. (병충해가 있었는데 내가 눈치 채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퍼머컬쳐 가드닝 적용하기] 밭 만들기

 

[퍼머컬쳐 가드닝 적용하기] 밭 만들기

집 앞에 작은 텃밭이 있다. 여느 텃밭과 같이 봄에 이것 저것 심고 여름에 잡초와 전쟁을 하고 여름-가을에 수확하는 기쁨을 잠시 누린 뒤 겨울에는 방치하는 밭 겨울 내내 쌓아 두기만 한 밭. 작년 겨울 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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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덮어 주기 전 마지막 구덩이에 음식 쓰레기를 넣어 두고 마당에 떨어진 낙엽도 넣어 주었다. 나는 개똥까지도 넣어 두었다. 이 포스팅을 보는 사람 중 비위가 약한 사람도 있을 것이기에 사진 찍기 위해 흙으로 살짝 덮어 준 것일 뿐 저 아래에는 물에 씻어 염분을 제거한 음식쓰레기가 묻혀있다. 톱밥, 재, 신문지 등을 함께 넣어주어도 좋다. 지난 두달 동안 이런식으로 구덩이 대여섯군데는 판 것 같다. 

 


새로 판 구덩이가 다 차면 흙으로 덮어준다. 음식물을 넣어 두고 흙을 덮지 않으면 지나가는 들개나 고양이들이 와서 파낼 수 있기 때문에 흙을 꼭 덮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유기물을 채워 두고 끝이 아니다. 맨 흙이 드러나지 않도록 흙을 덮어 주어야 한다. 풀이든 신문지든, 흙을 덮을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좋다. 물론 검은 비닐도 괜찮지만 나는 멀칭 재료 자체가 분해 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주변에 마른 풀들을 구하러 돌아다녔다.

 


무슨 풀이 이렇게 마른 것인진 모르겠으나 어쨋든 잘 마른 풀들이 여기 저기 널려있어 재료 공수 하는데는 어렵지 않았다. 아마 가을 겨울 내 손보지 않고 방치한 잡초가 마른 것이겠지. 볏짚을 구하기 좋은 곳이라면 볏짚으로 멀칭을 해 주는것이 훨씬 좋다. 볏짚은 보온성과 통기성 모두 좋은 재료이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 왜 볏짚 없지ㅠ)

이 작업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흙을 건강하게 만드는데 있다. 사람이 일하는 텃밭이 아니라 자연이 일하는 텃밭을 만드는 1단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여러가지 작물을 심어 생태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한 해 쓰고 지력을 다 소비하는 텃밭이 아닌 시간이 갈 수록 더욱 풍성해지는 텃밭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지속 가능한 가드닝(퍼머컬쳐)이라고 하는데 관심이 있다면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길 바란다.

퍼머컬쳐 가드닝이란?

 

퍼머컬쳐 가드닝이란

우연히 도서관에서 '가이아의 정원' 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책에서 '퍼머컬쳐'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퍼머컬쳐란 '지속 가능한 경작'을 의미 하지만 이는 경작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 개념을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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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저 마른 풀을 구해 흙에 얹는데 30분은 소요 된 것 같다. 풀이 더 많았다면 훨씬 수북히 쌓아 주었을 것이다. 두터운 멀칭은 흙이 얼지 않도록 보온해준다. 뿐만 아니라 흙이 마르지 않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며 멀칭이 두터울 수록 잡풀싹이 나지 않는다. 빛이 차단 되기 때문이다. 봄에는 마른 풀만 덮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작물들이 자라기 시작하면 잡초를 베어 내어 흙을 덮어 주기도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론 잡초를 뽑지 않고 베어내어 계속해서 멀칭을 해 주니 스트레스도 덜 받고 밭 전체에 손이 덜 가 좋았다. 멀칭의 효과는 여름에 극대화 되는데 멀칭하지 않은 밭은 아침에 물을 듬뿍 주어도 한낮이 되면 흙이 마르는데 비해 멀칭을 해 준 밭은 저녁까지도 흙이 수분을 머금고 있다. 특히나 비가 온 뒤에는 한여름 땡볕이라도 이틀정도 물을 주지 않아도 속흙이 촉촉해 게으른 가드너에 한걸음 더 다가 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잡초도 많이 나지 않았으며 설령 잡초가 많이 자랐다 해도 베어내어 그자리에 묻어 멀칭을 보완해 주니 잡초를 더이상 귀찮은 존재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봄이 되면 텃밭 작물 뿐 아니라 주위에 꽃도 심어 경관도 아름답게 조성 할 것이다. 근데 사실 내 집, 내 밭이 아니라 이렇게까지 하는것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2년동안 즐거운 텃밭생활을 하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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