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작년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상추는 청상추와 적상추 단 두개만 존재하는 줄로 알고 있었다. 그렇게 나름 순박(한건지 다른 종류에 관심이 없었던건지)하게 두가지 상추만 소소하게 키우고 있었는데 가드닝 관련 커뮤니티를 가입 하였는데 여기서 상추 종류가 훨씬 많음을 드디어 알게 되었다. 커뮤니티에서는 회원들이 종종 씨앗 나눔을 해 주는데 나도 그 기회를 통해 몇가지 상추 씨앗을 받게 되었다. 새롭게 받은 상추 씨앗은 아이스퀸, 담배상추, 버터헤드, 그랜드래피드, 청로메인, 아바타 상추 등. 최근에 새로운 상추를 몇 종 더 받아 상추만 10여종 넘게 보유하게 되었다. 하나씩 다 심어 맛을 보아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작년 가을부터 새로운 상추를 조금씩 파종 해 왔다. 그런데 꼭 새로운 상추를 심으면 발아된 싹 까지만 보고 떡잎을 보지 못할 일이 생겼다. 예를 들어 이사라던가 보일러 고장으로 바깥에서 얼려 죽였다던가 기껏 노지 정식 했더니 강아지가 발로 상추 밭을 갈아 놓았다던가 하는.... 그때부터 상추 종류만 몇 번 더 파종했는데 결국 지금까지 새롭게 키우게 된 상추들은 한번도 맛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습관처럼 또 종류별로 상추를 한번씩 더 파종을 해 주었는데 또 옮겨 심고 수경 포트에 옮겼다가 흙에 옮겼다가 하느라 그 많은 상추 중 1종만 싹을 틔우게 되었다.
드디어 아이스퀸 상추 잎을 보다 / 아이스퀸 상추 수경 재배 / 맥주캔 활용 수경재배하기
처음에 휴지심 포트에 심었다가 옮겨 심어 준 상추. 4가지 종류의 상추를 같이 심었는데 옮기는 도중 이름표를 제대로 해 주지 않아서 한동안 이름 모른 채 키우고 있던 상추(로 추정되는 아이)였다. 분명 상추 종류를 맥주캔에 옮겨 심었고 그 네가지는 버터헤드, 청로메인, 아이스퀸, 그랜드래피드 이렇게 였는데 사실 저 새로 난 본잎을 보기 전까지는 그랜드래피드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상추 4종 파종(그랜드래피드, 버터헤드, 아이스퀸, 청로메인) / 2월엔 쌈채소 파종하기 /
한동안 떡잎만 내고 자라지 않았다. 아직은 날이 춥기도 하고 햇빛이 나기 보다는 흐린 날이 많았기 떄문이였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며칠 기온이 올라가고 낮동안 해가 잘 들어 그런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상추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잎이 커 질수록 자세히 보니 구불거림이 심하고 빠글빠글하게 자라는 그랜드래피드 보다는 잎이 날카롭게 삐죽 삐죽 자라는 아이스퀸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신 할 수 없어 씨앗을 나눠 주었던 커뮤니티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아무래도 아이스퀸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 이 아이는 그렇게 그랜드래피드에서 아이스퀸이 되었다. 확실히 본잎 부터 식물 고유의 생김새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같은 상추 종류라고 하더라도 제각각의 모습이 있는게 참 신기했다.
맥주캔에서 수경 재배 하기
원래 수경으로는 잘 재배하지 않는데 우연한 기회에 수경 재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시작은 레드 치커리로 레드치커리를 파종 할 당시 마땅한 화분도, 흙도 없었는데 마침 이벤트로 받은 수경 포트와 스펀지, 그리고 양액이 있어서 수경 재배를 시작하게 되었다. 뭐, 시작했다고 하지만 정작 수경재배로 키우고 있는 것은 이 아이스상추와 레드치커리 뿐이다. 수경재배는 뿌리파리 같이 흙으로 인해 발생하는 병충해를 방지 해 주고 특히 중금속 등으로 오염된 토양에서 보다 안전하게 먹거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요즘 각광 받고 있는 재배 방식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수경 방식 보다는 흙에서 키우는 것을 선호 하기 때문에 수경 재배만을 위한 도구 (LED, 수경 재배 선반 등)를 갖추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뿌리가 충분히 자랄 정도의 수경통에서 시작 하는 경우 중간에 분갈이를 해 줄 필요가 없고 양액이 떨어 질 때쯤 양액을 보충해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어느정도 편하게 식물을 키울 수 있다. 여기에 식물 전용 LED까지 갖춘다면 겨울에도 충분히 식물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리 수경 재배여도 겨울에 햇빛이 잘 들지 않고 기온이 낮은 곳에서는 식물을 키우기가 힘들다.
나는 처음에 우유곽과 비슷하게 생긴 쥬시* 음료통을 수경 포트로 사용 했는데 계속 양액을 채우고 있다 보니 안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다. 수경 포트로 쓰기엔 일반 종이 우유팩보다는 안쪽이 코팅된 우유팩이나 캔, 플라스틱이 훨씬 적합하하다는 것을 꺠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맥주 캔 입구를 가위로 자른 후 거기에 수경용 포트를 걸처 두고 그 안에 식물의 뿌리가 아랫쪽으로 나오게 스펀지에 꽂아 둔 후 사용 하고 있다. 아직은 식물들의 뿌리가 많지 않아서인지 2주가 다 되어 가는데 양액을 갈아 준 적이 없다.
레드치커리 수경재배 3달 경과 / 라디치오 키우기 / 겨울 자연광으로만 키운 레드치커리 실제 후기
아이스퀸은 결구하는 상추인데 아직은 결구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사실 한장씩 뜯어 먹을 것익 때문에 결구의 유무는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식감도 좋고 저장성도 좋은 상추라고 하는데 시중에서 파는 것은 많이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상추 답지 않은 뾰죡한 잎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불과 일주일 전보다는 많이 자라긴 했지만 아직 캔뚜컹 크기정도도 안되는 잎 크기이기 때문에 수확하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2월에 파종 했으니 4월이 되면 먹을 수 있으려나. LED를 무리하게 쐬게 하여 보름 만에 파종부터 수확까지 끝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노지에서도 보통 파종 부터 수확까지 두달은 잡으니 이정도 속도면 어느 정도 잘 자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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