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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2024.08)

크림슨클로버 채종 / 텃밭에 영양을 공급하는 식물 /질소고정식물

by ▽_ 2020. 8. 23.

올해 심었던 것 중 만족도가 높았던 식물중에 하나가 바로 크림슨클로버였다. 땅에 질소를 고정하기 위해 심은 식물이였는데 의외로 꽃도 너무 예뻤다. 볼거리도 제공하고 밭에 영양분도 공급해주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가지고 있는 식물이였다. 빨갛게 피었던 크림슨클로버는 진작에 졌지만 채종을 위해 말려 두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중간에 긴 긴 장마도 채종 작업을 느리게 하는데 한 몫 해 주었다.


크림슨클로버 채종 / 텃밭에 영양을 공급하는 식물 /질소고정식물


텃밭에 피었던 크림슨 클로버의 꽃

크림슨 클로버는 일반적으로 자주 보는 화이트클로버보다 잎이 크다. 잎 뿐 아니라 꽃도 크고 길다. 일반 클로버(토끼풀)이 동글 동글하고 하얀 꽃을 피운다면 클림슨클로버는 길고 붉은 꽃을 피운다. 모양으로먄 치자면 꼭 강아지풀을 빨갛게 물들인 모양새이다. 꽃의 붉은 색이 강렬해 거의 초록색 뿐인 봄과 여름사이의 포인트가 되어 준다. 물론 나는 크림슨 클로버 앞쪽에 수레국화, 양귀비, 금계국 같이 화려한 봄꽃을 심어 크림슨클로버가 독보적이진 않았지만. 

크림슨 클로버의 색이 예뻐서 드라이플라워로 쓰면 어떨까 하고 한창 피고 있던 크림슨 클로버를 잘라 그늘에 말려 두었다. 그런데 그냥 말렸더니 예뻤던 붉은 색의 꽃잎이 칙칙한 흑갈색으로 변했다. 붉은 장미 시들때와 같은 색 말이다. 약품처리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드라이플라워에는 적합하지 않은 꽃 같다.

 

크림슨 클로버 꽃 / 경관작물 추천 /꽃이 예쁜 녹비작물 / 클로버 노지 정식 3달 경과

텃밭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자 목표는 '자연이 일하는 정원' 만들기였다. 물론 지금의 텃밭(담벼락에 붙어있는 3걸음 텃밭)은 규모가 너무 작아 제대로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되도록 다양한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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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려둔 크림슨클로버 줄기

크림슨클로버를 수확해 말리기 위해 묶어 둔 것은 거의 6월 초쯤이였다. 그 전에 시든 줄기는 그냥 밭에 두었다. 내년에 그곳에서 새로운 크림슨클로버가 싹트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머지는 수확해 다발로 묶은 다음 밝은 그늘에서 한참을 말려 두었다. 당시에 아직 덜 시든 꽃이 있었기 때문에 꽃도 감상 할 겸 씨앗도 더 익기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원래는 꽃이 시들때까지만 말려 두었다가 채종 작업을 할 예정이였는데 그 후에 거의 한달동안 비가 왔다. 기껏 말려둔 줄기들이 눅눅해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씨앗을 골라내는 작업을 해 주는 것이 그다지 좋을 것 같지 않아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 후에 작업을 해 주기로 하였다. 이 과정에서 다른 씨앗들(상추, 금잔화 등)은 곰팡이가 피거나 씨방이 썪어져 버리기도 했다. 

*봄 - 여름 작물 채종은 장마가 오기 전 1차 마무리 할 것!


크림슨클로버 씨앗

비가 그친 후 좀 더 줄기가 바짝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작업을 해 주었다. 줄기를 손으로 잡고 살살 털어 주거나 손으로 비비면 저렇게 털 달린 도깨비 씨 같은 것들이 떨어진다. 바싹 말려 두었기 때문에 많은 힘을 들이지 않아도 저렇게 개별로 떨어졌다. 저 안에 크림슨클로버 씨앗이 들어있다. 물론 저대로 심어도 싹이 나지만 시간이 좀더 오래 걸릴 것이다. 저 씨앗을 감싸고 있는 도깨비씨앗 같은 겉 껍질이 털로 덮혀 있어 씨앗이 수분을 흡수하는데 방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대로 심는다면 저 같을 감싸고 있는 것들이 썪은 뒤에야 싹이 나기 시작 할 것이다.


크림슨클로버 씨앗을 감싸고 있는 겉의 도깨비씨(?) 모양

어릴 적 가끔 풀밭을 헤매다 집에 돌아오면 옷 여기 저기에 도깨비씨가 붙어 있었다. 일부러 붙인것도 아닌데 내 옷에 찰싹 달라붙어 밭에서 우리 집까지 같이 온 것이다. 도깨비 씨앗의 뾰족한 부분이 동물의 털이나 살갖을 파고 들어 함께 이동해 멀리 멀리 자손을 퍼뜨리는 것이다. 처음에 크림슨클로버 씨앗(정확히는 아직 씨방의 모습)을 볼때도 그런 생각을 하였다. '이것도 옷에 붙어서 멀리 멀리 퍼지는 씨앗인가?' 물론 살짝 옷에 붙기는 했지만 도깨비 씨앗 만큼은 아니였다. 


크림슨클로버의 씨앗 채종 과정

크림슨 클로버에서 씨앗을 채종 하는 과정이다. 도깨비 씨앗같이 생긴 껍질을 한번 더 벗겨 보면 비로소 동글 동글한 크림슨클로버 씨앗이 나온다. 매발톱이나 끈끈이 대나물처럼 굳이 일일히 벗기지 않아도 마른 씨방을 툭 치면 우수수 쏟아지는 채종 보다는 상당히 귀찮은 작업이다. 그렇다고 깨처럼 탈탈 털어도 도깨비 씨앗같이 생긴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다. 결국 동그랗게 생긴 깔끔한 씨앗을 보기 위해선 어느정도 수작업을 해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마치 천일홍처럼. 

참고 : 천일홍 채종 A TO Z / 천일홍 정보 / 천일홍 병해충 / 천일홍 파종부터 채종까지 /

 

천일홍 채종 A TO Z / 천일홍 정보 / 천일홍 병해충 / 천일홍 파종부터 채종까지 /

봄에 씨앗을 낭비하는 바람에 제대로 발아한 천일홍이 얼마 없어 걱정했던 천일홍인데 다행이 여름동안 무성하게 자라 주었다. 작년에도 타이어 화단 안에서 풍성히 자라 주었는데 올해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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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클로버 씨앗

씨앗을 모두 벗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약 100여개만 씨앗 껍질을 벗긴 상태로 보관하고 나머지는 도깨비 씨앗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보관 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해도 싹이 트는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이 좀 더 걸릴 뿐.

깨끗하게 껍질을 벗길 씨앗은 통통하고 좋은 것으로 골랐다. 확실히 통통한 씨방에서는 크고 알찬 씨앗이 나왔고 비리비리하게 생겼던 씨방에서는 쭉정이 같은 씨앗이 나왔다. 심지어 씨앗이 들어 있지 않은 것도 있었다.


씨앗 채종 과정

마음 같아서는 전부 깨끗하게 씨앗만 건져 내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딱 100립만 따로 모아두고 나머지는 씨방 채 보관 해 주었다. 내년에 심을 것 일부와 나눔용으로 이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올해 초 딱 5립 심어 키웠던 크림슨 클로버인데 이만큼이나 수확 했다. 식물만큼 다시 나에게 풍성하게 돌려주는것이 있을까? 내년에는 올해보다 크림슨클로버가 더 빽빽하게 날 것이다. 토마토나 오이같은 다른 먹거리 작물이 자라기 전, 봄이 텃밭을 화사하게 꾸며주고 그 다음 작물들이 더욱 잘자랄 수 있게 밭에 충분한 영양도 공급해 줄 기특한 아이이다.

밭에서 키울 수 없다면 따로 화분에 심어두고 키우면서 중간 중간 줄기를 잘라 말린 후(가루로 만들어도 좋다) 질소 공급이 필요한 다른 화분에 넣어 주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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