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2024.08)

채종의 계절 / 상추, 양귀비, 수레국화, 바니테일 채종하기

by ▽_ 2020. 8. 31.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지만 봄에 피었던 꽃들과 상추 씨앗을 받아야 할 때가 왔다. 예전에는 가을이 수확의 계절이라고 해서 꼭 가을에 채종하고 열매를 수확하는 것인줄만 알았었다. 하지만 식물을 키우면서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을에 수확하는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여름에도 수확하고 파종하고 채종을 할 수 있다. 각자 식물의 주기와 자신의 상황 등에 따라 얼마든지 그 시기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채종의 계절 / 담배상추, 양귀비, 수레국화, 바니테일 채종하기


지난 봄 텃밭에서 키웠던 양귀비와 수레국화

대부분의 꽃씨앗은 3월경 뿌려 주었다. 양귀비 씨앗과 수레국화는 작은 포트에 심었다가 옮겨 심어 주었다. 원래 양귀비 씨앗은 미세씨앗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텃밭에 바로 뿌려주는 직파를 해 주는 것이 좋지만 항간에서 양귀비 씨앗을 직파하면 싹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해서 포트에 먼저 심어둔 것이다. 실제로 작년에는 텃밭에 바로 씨앗을 한봉 다 부었음에도 양귀비가 피지 않았다. 

어쨋든 옮겨 심어 준 수레국화와 양귀비 모두 잘 자라서 5월과 6월 내내 색색이 예쁜 꽃이 피었다. 집앞을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도 예쁘다고 한마디씩 해 주시기도 해서 나름 뿌듯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자리배치만 다시해서 또 심어 줄 예정이다. 

*여기서 말하는 양귀비는 꽃양귀비 혹은 개양귀비라고 불리는 것이다. 


1. 양귀비 채종

봄과 초여름 사이 피었던 양귀비 꽃

양귀비는 꽃 한송이 한송이가 오래 핀다기 보다는 여러 줄기에서 계속해서 꽃봉오리가 올라와서 피기에 전체적으로 볼 때 한 두달 동안  오래 피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한번 핀 꽃은 꽃잎이 금방 금방 떨어진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 조금만 와도 꽃잎이 후드득 떨어진다. 꽃이 진 양귀비는 오른쪽 처럼 씨방만 남는데 이 자체도 나름 예쁘다. 

양귀비는 줄기가 꽤 가늘지만 의외로 단단해서 꽃이 진 씨방을 잘 말려 드라이 플라워로도 활용 할 수 있다.

참고 : 꽃 양귀비 개화하다 / 꽃양귀비 특징 / 양귀비 꽃이 피지 않는 이유/ 모양과 색상이 다양한 양귀비 꽃 / 화려하면서 키우기 쉬운 꽃

 

꽃 양귀비 개화하다 / 꽃양귀비 특징 / 양귀비 꽃이 피지 않는 이유/ 모양과 색상이 다양한 양귀��

'올 봄에는 꼭 수레국화와 양귀비를 함께 심어야겠다'라는 결심을 하고 2월 말부터 열심히 씨앗을 뿌려 주었다. 다만 노지에 바로 뿌리면 다른 잡초들과 구분을 못해 뽑아 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

lifeisdelight.tistory.com


양귀비 채종 과정

꽃이 진 양귀비 중 일부는 씨앗을 채종하기 위해 따로 말려 두었다. 텃밭에서 꽃이 떨어진 꽃대를 그냥 두면 저절로 씨방이 터져서 땅에 떨어진다. 나는 씨앗을 따로 받고 싶었기 때문에 씨방이 있는 줄기를 잘라 말려 두었다. 줄기를 말릴 때에는 바람이 잘 통하는 장소에 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씨방 안에 수분이 잘 날라가서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양귀비 씨방을 보면 위에 바퀴살 모양의 뚜껑(?)이 있다. 씨방이 잘 말랐다면 이 뚜껑이 살짝 열려 있을 경우도 있다. 이 뚜껑을 따 주면 바퀴 살 모양대로 씨방이 나뉘어져 있는데 이 안에 양귀비 씨앗이 가득 가득 담겨 있다. 이걸 거꾸로 들고 툭툭 털어주면 잘 마른 씨앗의 경우 후드득 떨어진다. 아직 씨앗이 덜 여물었을 경우에는 잘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 파종 할때도 워낙 미세씨앗이였기 때문에 씨앗이 많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씨앗을 수확 하였다. 하나의 씨방 안에 씨앗이 굉장히 많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씨앗이 얼마나 나올지 몰라 씨방을 많이 수확 해 두었는데 내년부턴 씨방이 달린 줄기 두세개만 따로 말려 두면 충분 할 것같다.


2. 상추 채종

꽃이 지고 씨앗이 달린 담배상추

여름까지 먹을 상추로 4가지 종류의 씨앗을 뿌려주었다. 담배상추, 로메인, 버터헤드, 아이스퀸 상추 등. 그 중에 벌레 없이 가장 잘 자라고 수확을 가장 많이 했던 것은 아이스퀸상추였다. 샐러드같이 아삭한 식감도 굉장히 좋았다.버터 헤드의 경우에는 벌레가 너무 좋아해서 나는 조금밖에 먹지 못했다. 벌레에게 양보한 상추..ㅠ 그리고 로메인이나 담배상추의 경우는 다른 작물에 밀려 자람 속도가 느려서 많이 수확하지 못하고 여름 장마가 시작 되기 전 잠깐의 기간동안 수확 해서 먹을 수 있었다. 

한동안 잘 수확해서 먹었던 상추였는데 본격적으로 날이 더워지니 하나 둘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바로 꽃대를 잘라 주지 않고 상추 역시 채종 하기 위해 그대로 두고 씨앗이 익기를 기다렸다. 상추는 한여름의 고온에서는 잘 견디지 못하고 또 장마 기간동안에는 잎이 녹아 버리기도 해서 장마가 시작 되기 전 줄기를 잘라 채종을 위해 말려 두었다.

참고 : 상추 관련 포스팅 


상추 씨앗

상추는 노란색이나 흰색의 꽃이 피는데 이를 가만히 두면 꽃이 진 자리에 전체적으로 솜털이 달리기 시작한다. 이 부분을 따서 보면 씨앗이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씨앗 끝에는 마치 민들레 홀씨처럼 털이 달려있는데 자연 상태에서는 이대로 바람에 날아가 새로운 땅에서 싹을 틔우는 모양이다.

 


채종한 상추 씨앗

상추도 씨앗이 얼마나 나오는 줄 몰라 한다발 말려 두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튼튼한 줄기 하나만 말려도 채종 하는 씨앗의 양이 꽤 많다. 양귀비나 매발톱처럼 씨방을 톡톡 털어서 씨앗을 채종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뜯어 주어야 하기에 조금 귀찮은 감이 있기는 하다. 


3. 바니테일 채종

바니테일 

바니테일은 올해 심지 않았다. 작년에 바니테일 키운 후 채종도 하고 드라이플라워로도 사용하기 위해 줄기로 묶어 말려 두었던 것 중에 일부가 아직도 남아서 이참에 채종 하려고 한 것이다. 바니테일은 얼핏 보면 강아지풀과 닮았지만 실제로 손으로 만져보면 훨씬 부드럽다. 

내가 키운 바니테일은 조금 길게 자랐는데 동글동글하게 생긴 귀여운 바니테일도 있다. 토끼모양의 꼬리가 올라오기 전까지는 일반 잡초들과 비슷하게 자라기 때문에 명확히 구분할 자신이 없다면 화분에서 계속 키우거나 일정기간 화분에서 키운 후 텃밭에 옮겨 심어 주는 것이 좋다.

참고 :  바니테일 파종부터 수확까지 / 바니테일 드라이플라워/말리기 좋은 식물/바니테일 파종 후 12주 경과

 

바니테일 수확 / 바니테일 파종부터 수확까지 / 바니테일 드라이플라워/말리기 좋은 식물/바니테

작년에 천일홍, 유칼립투스, 목화를 키워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였다.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아 올해 텃밭에 드라이플라워로 만들기 좋은 식물들을 많이 심고자 했다. 그래서 새�

lifeisdelight.tistory.com


바니테일 채종하기

바니테일은 강아지 풀 처럼 생긴 부분에서 채종 할 수 있다. 자세히 보면 조금 더 삐쭉하게 튀어나온 기다란 부분이 있는데 그걸 잡아 당기면 씨앗이 나온다.  바니테일 역시 하나하나 씨앗을 당겨야 해서 채종하는게 조금 귀찮긴 하다. 조만간 바니테일을 다시 심어 볼 생각인데 이번에는 화분에서 계속 키워봐야겠다.

 


4. 수레국화 채종

수레국화 꽃

수레국화는 정말 키워 볼 만 한 꽃이다. 파란색 꽃이 흔하지 않은데 예쁜 파란색의 꽃을 피워 주고 또 꽃이 오래가며 줄기를 잘라 그늘에서 말리면 파란색의 꽃색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마른다. 양귀비꽃과 함께 텃밭에 심어 주었는데 빨간색과 파란색의 조화가 좋았다. 

수레국화의 줄기를 수확 할 때만 하더라도 수레국화가 드라이플라워에 적합한지 잘 몰랐기때문에  꽃이 다 진 줄기만 따로 잘라 말라 두었고 혹시나 싶어 꽃이 핀 상태의 딱 1줄기를 드라이플라워 실험용으로 잘라 말려 두었는데 색이 안빠지고 그대로 마른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아쉽다! 더 말려 둘걸 !


수레국화 꽃대

수레국화는 줄기채 걸어서 말릴까 싶었는데 더이상 걸어 둘 자리가 없어 꽃대만 잘라 따로 말려 주었다. 꽃이 진 후 남은 꽃대를 잘 말린 후 손으로 가운데 수술부분을 뽑아주면 수레국화 씨앗을 어렵지 않게 빼 낼 수 있다. 씨앗도 작지 않으면서 채종도 쉽고 무엇보다 꽃 한송이 자리에서 상당히 많은 씨앗을 얻을 수 있다.

 


수레국화의 씨앗 모양

몇개 하지도 않았는데 내년에 심고도 남을 양이 나왔다. 일부는 올 가을에 심어 두고 일부는 나눔 씨앗으로 소진 할 예정이다. 그래도 남으면 내년 봄에 다시 파종!

수레국화는 관상용 꽃으로 뿐 아니라 토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녹비작물로서의 역할도 하기때문에 텃밭에 본격적으로 다른 작물을 심기 전까지 텃밭에 심어주면 좋다. 내년에는 수레국화를 잔뜩 심어 두어야겠다.


채종한 씨앗들

바니테일, 양귀비, 담배상추, 수레국화 뿐 아니라 다른 씨앗도 채종을 위해 한창 말려두고 있었는데 긴 장마기간동안 곰팡이가 피고 씨앗이 제대로 여물지 않아서 채종 할 수 없었다. 장마가 시작 되기 전에 채종 작업을 마쳤어야했는데 미루다가 괜히 아까운 씨앗을 버렸다. 

그래도 이렇게 무사히 채종한 씨앗이 있으니 든든하다. 씨앗이 넉넉하니 배부른 기분. 잘 보관 해 두었다가 내년에 잘 심어 주어야겠다. 

참고 : 다른 식물 채종이야기 (대파, 크림슨클로버)


  •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다면 공감 "꾹" 눌러 주세요.  포스팅 하는데 힘이 됩니다 :)
  • 도움이 되는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 달아 주세요.
  • 더욱 양질의 포스팅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 부탁 드립니다.

 

[이 블로그 추천 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