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름대로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제로마일 푸드 늘리기'의 일환으로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남은 찌끄래기 (안쓰고 버리는 밑동, 안에 들어 있는 씨앗 등)을 활용해서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것이 대파라고 할 수 있겠다. 대파의 윗 부분을 사용하고 남은 밑동을 심어 두면 다시 자라서 몇번을 더 수확 해 먹을 수 있다. 이미 대파는 작년 겨울 냉장고가 없었던 기간동안 재료 보관 차원으로 시작했고 올해는 그 대파를 채종해서 심어 주었다. 여전히 대파는 밭에서 자라고 있는 중.
[참고]대파 채종하기 / 대파 화분(흙)에 오래 보관하기/ 마트 대파 키우기
마트표 샐러리 키우기 / 샐러리 물꽂이부터 뿌리내리기 까지
오이 같이 간식으로 먹을 수 있고 잎 부분은 샐러드로 활용 할 수 있어서 마트표 먹거리 두번째는 샐러리로 정해 보았다. 대파처럼 이걸 잘 키워서 뿌리 내리고 씨앗이 달리면 채종 - 파종 - 수확- 채종을 반복해서 온전히 내 먹거리로 만드는 나름의 거창한 계획을 가지고서 말이다.
샐러리 밑동을 약 5~7cm 정도 남기고 자른 후 정리 해 주었다. 밑동은 심어서 키울 것이고 나머지 부분은 버리지 않고 먹을 것이다. 원래 당귀를 좋아했는데 샐러리 잎도 당귀와 마찬가지로 특유의 한약맛이 느껴진다. 고기 먹을때 곁들이는 쌈채소로 딱일 것 같다.
샐러리 줄기는 마요네즈를 뿌려 생으로 먹는데 한약맛 나는 오이 느낌이랄까. 씹히는 아삭한 식감이 좋은데 향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100g당 16칼로리로 매우 낮은 칼로리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변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다이어트 간식으로도 많이 추천하는 식물이다.
잘라낸 밑동을 물에 담가 두었다. 그러면 샐러리 심기 끝. 이렇게 두고 뿌리가 나올때 까지 물이 썩지 않도록 자주 갈아주기만 하면 샐러리 심기(?)가 끝난다. 보통 나와 있는 정보들에 의하면 일주일이면 새 싹이 나오고 3주 정도면 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는데 이런 정보들은 참고용으로 알고만 있는 것이 좋다. 마트에서 사올때의 샐러리 상태, 물에 담근 샐러리를 둔 곳의 햇빛, 온도 등에 의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조금 추운 곳이거나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일 경우에는 이 기간이 훨씬 길어지니 싹이나 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 할 필요는 없다.
1주일만에 올라온다고 하는 싹은 새로 나오는 싹이 아닌 이렇게 안에서 미처다 자라지 않은 잎들이 자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가운데 노란 색이 있는 부분에서 싹이 새롭게 올라오는데 주의 해야 할 것은 이렇게 싹이 올라온다고 해서 바로 흙으로 옮겨 심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식물의 일부로 다시 키우는 경우 뿌리가 나오는 속도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잎들이 자라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잎은 많은데 뿌리가 없는' 형태의 모습으로 자라기 쉬운데 이 상태에서 흙으로 바로 옮겨 주면 뿌리가 없는 식물이 물을 충분히 흡수 하지 못해 쉽게 말라 죽는다. (결론 : 뿌리가 나올때까지 충분히 기다리기)
[샐러리 물꽂이 10일 경과]
일주일이면 나온다던 싹은 10여일이 지나서야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잘린 단면이 마르고 겉에 있는 줄기들은 하나씩 말라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싹이 나올 가능성이 없는데 말라버린 줄기는 하나씩 떼어 주었고 물도 2~3일에 한번씩 갈아 주었다. 이 외에는 딱히 해 줄 것이 없다. 여전히 뿌리는 내리지 않았지만 죽지 않고 살아 있고 조금씩 싹도 내고 있으니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샐러리 물꽂이 40일 경과]
샐러리를 물에 담가둔지 약 40여일이 지났다. 그동안 귀찮아서 사실 물도 자주 갈아 주지 않았음에도 샐러리는 죽지 않고 있었으며 잎도 제법 많이 나왔다. 뿌리만 나오면 완벽한데 말이다. 40일 동안 말라버린 겉에 줄기를 몇개 더 떼어내느라 처음 물에 담갔을 때보다 몸통은 조금 얇아지긴 했다.
너무 오래 물속에 있어서 혹시 아래쪽이 썩지 않았나 보려고 샐러리를 들었는데 유레카 ! 뿌리가 나오고 있었다. 이렇게 나오는 것이었다니! 생장점이라고 해야 하나 뿌리가 나올만한 곳이 없어 보였는데 저렇게 뿌리 나올 부분이 부푼 다음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자연의 신비!
사실 40일이 지나니 조금 불안했다. 처음 물에 담가 두었을때에도 밑동을 보면 도저히 뿌리가 나올만한 자리가 없어 보이는데 대체 어디서 뿌리가 나오는 것일까. 샐러리 농장에서 너무 댕강 잘라버려서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을 내가 구입한 것인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단 두가닥일 뿐이지만 뿌리가 나오긴 했으니 조금 더 기다려 보는 걸로!
몸집에 비해 아직은 너무 작은 뿌리이다. (너무 작고 소중). 일단 물꽂이 샐러리에서 뿌리가 나오긴 했으니 첫번째 목표는 달성 하였다. 다음단계는 더 착실히 뿌리 내린 샐러리를 화분(혹은 노지 텃밭)에 옮겨 심는 것까지 !
씨앗을 구입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서 조금씩 무언가를 키워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지금 냉장고를 한번 열어보자. 그 안에 새롭게 키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도 다음을 위해 냉장고를 한번 더 뒤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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