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용 이미지에 반해서 구입한 구근, 알리움. 구근 하나에 무려 5천원 가까이 되기 때문에 딱 하나만 구입해서 키우기 시작한 알리움 기간티움움을 노지에 정식한지 벌써 1년이나 지났다. 하도 촉이 나오지 않아 화분을 엎어 보니 구근을 거꾸로 심어 두었던것을 알게 되었고 다시 올바른 방향으로 심어 준 뒤 노지에 정식해서 키우기 시작한 알리움이다.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심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첫해여서 그랬는지 알리움은 내가 생각한 만큼 꽃이 크지 않았다. 실망감에 오죽했으면 '차라리 먹을 수 있는 두메부추나 심을껄'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이다. 그런데 올해는 왠일로 크고 풍성한, 그야말로 '알리움' 다운 꽃을 피워 주었다.
알리움 - 주먹만한 보라색 꽃이 피는 식물 / 정원 식재 식물 추천 / 알리움 분구
첫 해 : 너무 작은 키, 너무 작은 꽃에 실망
처음에 알리움을 구입했을때 보았던 이미지였다. 아이 얼굴만한 꽃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서 바로 구근을 구하게 되었다. 저렇게 풍성한 꽃을 상상했었는데 막상 내 텃밭에 핀 아이는 알리움이라고 하기엔 너무 왜소한 사이즈였다. 아이 허리도 오지 않을 것 같은 높이에 꽃은 아이 얼굴만한게 아니라 아이 주먹보다 조금 큰 정도였다. 그리고 동그란 모양으로 작은 꽃들이 뺵뺵하게 들어 찬 것도 아니여서 조금 볼품이 없었다고 해야 하나. 실망이 너무 크기도 했고 또 알리움 구근을 거둬 들일 시기에는 이미 주변에 많은 작물들이 자라고 있어서 구근을 꺼내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년까지 썩지 않고 잘 살아 주면 고맙고 그전에 썩는다면 밭에 퇴비라도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잊고 지내고 있었다.
작게 자란 이유? (예상)
- 구근을 거꾸로 심어서 촉이 한달정도 늦게 나오게 되었다.
- 초반에 화분에 심어 키웠기 때문에 노지에서 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 [참고] 알리움이 발아 하지 않는 이유 / 알리움 키우기 / 구근 거꾸로 심었을때
이듬해 3월 : 이것이 히아신스였던가?
정말로 알리움을 잊어 버리고 있었나보다. 3월에 구석에서 잎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알리움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히아신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작년에 키우던 히아신스 구근을 분명히 화분에서 꺼냈던 기억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다가 문득, '아 히아신스는 화분에 키우다가 장마철에 구근이 썩었지?' 하는 생각이 떠오르고 그 후에 '그럼 설마 알리움인가?' 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알리움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이유는 촉이 하나가 아닌 두개가 나오기 시작해서였다. '알리움은 분명 하나를 심었고, 분구율이 낮은 아이니까 1년도 안되어서 이렇게 모구와 같은 크기의 자구가 자라지 않을 것이다' 라는 나름의 생각이 있었고 또 지난 장마철에 비가 많이 와서 땅속에서 썩었을 것이라고 생각 했던 것이다. (알리움을 무시했던 나, 반성합니다)
알리움이라고 확신이 들기 시작한것은 자라나는 잎 모양을 보면서부터였다. 튤립과는 다르게 구부러짐 없이 길게 뻗어내고 히아신스보다는 시원 시원하게 뻗는 것이 알리움 잎의 특징이다. 마지막 확인으로 작년에 키웠던 알리움의 사진과 비교해 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알리움(Allium) 정보
- 구근성 다년초로 5월에 꽃대가 높게 올라온 후 원형으로 보라색 꽃이 핀다.
- 빛 : Full sun 또는 아침에 해가 들고 오후에 그늘 지는 곳
- 내한성 : -25도(전국 노지 월동 가능)
- 보통 개화 후 휴면에 들어가고 건조한 상태로 여름을 지나면서 휴면 타파하여 가을에 생육을 시작한다.
- 글라디에이터는 알리움 기간티움의 한 종으로 초장이 90~120cm의 대형종에 속한다.
- 기간티움 종은 분구율이 낮아 1년에 구가 2등분 되어 두개가 된다고 한다.
알리움 꽃대가 올라오는 시기
알리움은 3월 말부터 꽃대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약 한달동안 열심히 위로 자란 뒤에 5월이 되면 꽃을 피울 것이다. 꽃대가 올라오는 시기가 되면 먼저 나 있던 알리움 잎들은 조금씩 시들기 시작한다.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느라 식물체에 있는 영양분을 꽃대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잎이 시든다고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4월 : 꽃이 피기 시작함
4월이 되니 보라색의 꽃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대파에서 꽃이 피는 것과 비슷하게 동그랗게 꽃을 감싸던 껍질이 벌어지면서 안에 있는 꽃들이 피기 시작하는 것이다. 저렇게 동그랗게 쌓여져 있을때의 크기는 약 500원짜리 동전 만하다. 과연 여기에서 주먹만한 꽃이 필 수 있을지 아직 의심되는 시기이다.
알리움 두개가 덩그러니 올라왔다. 내년에는 3~4개의 알리움이 올라 오게 될 것이다. 알리움은 다른 식물에 비해 키가 크니 알리움 주변에 저렇게 키가 작은 식물들을 여러개 심어 두면 훨씬 더 예쁜 경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4월 말이 되자 알리움이 제법 활짝 피었다. 한번 핀 꽃은 대략 한달정도 간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약간 더 길게도 가는 것같다. 물론 꽃이 완전 동그랗게 핀 직후가 아닌 저렇게 반쯤 피운 것 부터 개화라고 핀다면 말이다. 전체 모습이 나오도록 멀리서 찍었더니 별로 꽃이 커 보이지 않는데 실제로 보면 꽃이 크고 탐스럽다. 눈에 확 띄어서 동네 사람들이 볼때마다 예쁘다고 말해주시는 꽃이다. (씨앗을 꼭 받아가겠다며..)
알리움은 그냥 동그란 꽃 하나가 달랑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 보면 6장의 꽃잎을 가진 꽃이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알리움은 비옥한 토양을 좋아한다. 꽃을 피우는데에도 양분이 많이 필요하고 또 구근을 키우는데에도 양분이 많이 필요하다. 만약 알리움의 꽃 크기가 예전보다 작아졌다면 토양에 양분이 부족한 것이 아닌지 체크 해 보도록 하자. 참고로 꽃이 시들고 난 뒤 꽃대를 잘라주면 자구를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5월 : 알리움 만개 - 동그란 꽃이 드디어 피다.
5월이 되니 알리움이 사진에서만 봤던 것처럼 동그랗게 되었다. 작년에는 아기 주먹 만했다면 올해는 제법 어른 주먹 만한 크기로 커 졌다. 자구 분화도 잘 되고 꽃도 작년보다 커 진것을 보니 저 자리가 알리움 자라기에 적합한 자리인가보다. 꽃크기가 줄기 두께에 비해 조금 큰 듯 싶지만 다행히도 쓰러지지 않고 꼿꼿하게 자라고 있는 중이다. 꽃이 크고 오래 가기 때문에 절화로도 많이 쓰이는 식물인데 몇 년 후 알리움이 여기 저기 피게 되면 꽃을 잘라 집안 장식도 해 봐야겠다. 지금은 달랑 두송이여서 그렇게 함부로 쓰기 아깝지만.
소모성 구근인 알리움?
알리움은 소모성 구근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모성 구근'이라는 말은 정확하게 말하면 맞지 않는 말이다. 태초부터 소모성 구근이었다면 알리움은 계속 구근이 소모 되어 멸종되어야 하지 않은가? 소모성 구근이란 다분히 인간 - 그 중에서도 상업 재배를 위한 인간 - 의 입장에서 정의 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꽃이 지기 시작하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더워 지기 시작하는데 날이 더워지면 알리움은 휴면에 들어가게 된다. 자구를 충분히 형성하지 못한 채 휴면에 들어게가 되기 때문에 '소모성 구근'이라는 말이 붙은 것이 아닐까. 하지만 꽃이 진 후 어느 정도 그늘 진 (너무 덥지 않은) 곳에서 알리움을 키우면 천천히 자구를 늘리면서 자라는 알리움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지금 저 알리움이 자라는 자리는 해를 많이 받는 곳이지만 한낮부터는 다른 식물의 그림자에 가려 조금 그늘이 지는 그런 장소라서 분구가 잘 된것 같다.
튤립 축제를 갔을때 그곳에서 튤립 뿐 아니라 이렇게 무리 지어 심어 둔 알리움을 볼 수 있었다. 꽃이 조금 더 크고 줄기도 두꺼운 것으로 볼때 내가 심은 것과는 조금 다른 종인것 같은데 모여 심으니 한눈에 확 띄었다. 확실히 정원의 포인트가 될만한 식물이다. 알리움 덕분에 봄에 나의 텃밭이 조금 더 화사해 지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되었다. 글을 쓰는 지금은 꽃이 시들어 바랬지만 내년에 다시 피어날 알리움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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