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 부모님 댁에서 만들었던 첫번째 텃밭보다도 훨씬 작았던, 그야말로 세걸음 텃밭(텃밭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정도)이었는데 이제 새로운 곳으로 옮길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이사를 오면서부터 애초에 과실수들은 50l 혹은 100l 화분에 심어 주었다.
내 집, 내 마당이었다면 고민 없이 노지에 심었었겠지만 월세이기도 했고 금방 이사를 갈 것 같았기 때문에 화분에 심어 주었다. 나중에 이사갈때 뽑아 내기 심들 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그 후 이 집에서 4번의 겨울을 보냈다)
이사 날은 한참 남았는데도 식물들이 많으면 힘들것 같다는 생각에 미리 작은 화분에 있던 식물들은 정리를 했더니 이제는큰 화분에 심었던 식물들과 텃밭에 심은 식물들만 남았다. 한꺼번에 와다다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미리 계획하고 직접 뽑아서 옮겨 가야 할 것과 씨앗으로 가져갈 것을 구분해 놓아야 편할 것 같아서 정리 겸 그동안 이 곳에서 얼마나 잘 자랐는지 포스팅 해 보려고 한다.
[텃밭 이사 중] 다음 텃밭으로 옮길 식물 정리하기 1. 과실수 및 먹거리 작물
1. 블루베리
횟수로 6년차에 접어든 블루베리인데 참 고생을 많이 했다. 처음에 의욕만 앞서 흙에 대한 지식 없이 일반 흙(노지)에서 심어 1년을 보냈다. 당연히 산성 토양에서 자라야 할 블루 베리가 일반 흙에 있으니 제대로 자랄 리가 있다. 그래서 처음 일년은 자라는 둥 마는 중 했던 아이였다.
블루베리 키우기 / 블루베리 개화 /블루베리 수정하기 / 블루베리 꽃 / 블루베리 열매 맺게 하는 법
그리고 이듬해 이사 하면서 100l짜리 화분을 구매 한 뒤 블루베리 전용 흙에 옮겨 심어 주었다. 그랬더니 그야말로 폭풍 성장! 그 성장세를 보면서 '고생시켜서 미안하고 그동안 살아줘서 고마워' 라는 말이 절로 나왔었다.
다음해 부터는 무난하게 과실을 맺다가 지난 해만 유일하게 과실을 맺지 않았다. 잎은 무성했는데 말이다. 내가 못키워서 그런가 싶었는데 주변에 키우는 사람들에게도 물어보니 지난해는 과실을 맺지 못한 식물이 꽤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는 잎이 축축 처질 정도로 열매가 많이 달렸다. 익기 전에 이사 가야 하는데 왜 하필 올해는 풍작인걸까 ㅜ 그래도 죽지 않고 열매까지 맺어주니 여전히 나에게는 여전히 고마운 식물이다.
참고로 내가 키우고 있는 품종은 '블루베리 시에라'로 자가수정하며 추위에 강한 품조이다. 맛은 새콤하면서도 단맛이 아주 일품이다. 이사를 가면 다른 블루베리 1주를 더 구입해서 함께 심어 줄 생각이다.
블루베리 시에라 꽃 피는 시기 / 4년차 블루베리 모습 / 블루베리 삽목 하는 법/ 블루베리 시에라 열매 달리는 시기
2. 팅커벨 사과
기둥 사과라고도 불리는 팅커벨 사과는 이 집에 이사올 때 구입했으니 올해로 4년차에 접어 들었다. 처음엔 기둥 사과라고 해서 가지를 많이 뻗지 않아 자리를 많이 차지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해가 갈수록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자라나고 있다.
기둥사과 키우기 / 팅커벨 사과 / 집에서 과실수 키우기 / 사과나무 옮겨심기
처음에 사과를 구입 할 때만 하더라도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 있었다. 바로 '사과는 진딧물이 많다' 라는 사실이다. 특히 초봄에서 여름사이에 새 순마다 진딧물가 바글바글하게 붙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농약을 뿌리고 싶진 않아서 우유를 분무해 주기도 하고 물샤워를 해 주기도 하고 심지어 무당벌레도 사서 사과나무에 넣어 주었다. (무당 벌레는 진딧물을 잡아 먹는다!)
그 중 가장 효과를 보았던 것은 물샤워와 무당벌레였다.
그리고 작년에는 드디어 작고 귀여운 열매도 맺었고 적은 양이지만 사과를 수확하였다. 화분에서 키워서 열매를 많이 맺지 못한건가 싶은데 이제 새로운 곳에서는 폭풍성장 해 주지 않을까 기대 중이다.
3. 샤인머스켓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열매를 맺기 시작한 샤인 머스캣이다. 샤인 머스캣 역시 팅커벨 사과와 함께 구매 했는데 첫해에는 열매를 달지 않았고 이듬해부터 열매를 보여 주긴 했는데 접목한 가지에서 열매를 맺은 것이 아니고 대목에서 열매를 맺어 샤인 머스캣이 아닌 일반 포도를 맺었다.
그래서 대목한 부위에서 나온 가지들을 전부 잘라 주고 접목한 가지를 열심히 키워 드디어 올해에는 그럴듯한 열매가 달리기 시작 한 것이다. 그동안 키우기만 했지 한번도 열매를 수확한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조금 기대를 해 보련다.
아, 샤인 머스캣을 키우며 배운 점이 있다면 만화에서 본것 같던 애벌레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런 벌레도 사실 어느정도는 텃밭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는 것!
포도나무 주위에 심을 것 / 샤인머스캣에서 보이는 벌레 - 박각시나방 애벌레 / 박각시나방애벌레의 천적
4. 두릅
이 두릅으로 말할 것 같으면 본래 본가 뒤에서 자라던 것인데 부모님이 옮겨 심어서 주신 것이었다. '두릅이 화분에서도 자라나?' 싶었지만 나는 당시 마땅히 심을 곳이 없었으므로 그냥 남아있던 50L 화분에 심어 주었다. 두릅은 그 화분에서 생각보다 잘 자라 주었다.
아 두릅은 뭐랄까. 매년 새순이 나긴 하는데 실제로 따 먹은 적은 없다. 일단 1주밖에 없어서 한번에 딸 수 있는 순이 1개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순이 더 나오면 같이 딸까?' 하다가 수확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 씨앗을 퍼뜨렸는지 나는 심은 기억이 없는데 옆 화분에서 애기 두릅이 또 자라고 있다.(근데 씨앗이 달린 걸 보지 못했는데.. 이상하다)
나의 세번쨰 텃밭에서는 이제 2주를 키우게 되지 내년에는 두릅 수확을 목표로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겠다. 2년 전에는 분명 허리에도 오지 않았는데 올해는 내 키만큼 커버려서 이사갈 때 제대로 들고 갈 수 있을 지 고민이긴 하지만 어찌어찌 해봐야지 뭐.
두릅이나 샤인머스캣 같은 경우는 아직 제대로 수확을 하지 않아서 남긴 기록이 별로 없다. 그래도 사진은 있으니 다음에 기록할 때 충분히 참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곳에서도 부디 이 아이들이 잘 자라주길.
이번 포스팅에서는 내가 키우고 있는 과실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다음 포스팅에서는 다음 텃밭에 가지고 갈 먹거리 작물들(딸기, 아스파라거스, 차이브)에 대한 글들을 정리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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