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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2024.08)

2020 첫번째 수확 / 아이스퀸 상추 수확 / 레드치커리 수확 / 수확채소로 쫄면 해먹기 / 수경재배 / 맥주캔 활용 식물 키우기

by ▽_ 2020. 5. 3.

올해 야심차게 도전해 본 한가지가 있다. 바로 수경재배이다. 원래 식물은 노지에서 키우는게 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새로 집을 이사하면서 그럴 수 없게 되자 이러저러 방법을 강구하다가 새롭게 도전 해 본 것이다. 본래 수경 재배를 하기 위해서는 수경 재배용 용기와 LED등이 필수로 따라 오지만 나는 그냥 식물용 양액과 수경용 스펀지로 달랑 시작을 하였다.

드디어 아이스퀸 상추 잎을 보다 / 아이스퀸 상추 수경 재배 / 맥주캔 활용 수경재배하기

 

드디어 아이스퀸 상추 잎을 보다 / 아이스퀸 상추 수경 재배 / 맥주캔 활용 수경재배하기

불과 작년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상추는 청상추와 적상추 단 두개만 존재하는 줄로 알고 있었다. 그렇게 나름 순박(한건지 다른 종류에 관심이 없었던건지)하게 두가지 상추만 소소하게 키우고 있었는데 가드닝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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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첫번째 수확 / 아이스퀸 상추 수확 / 레드치커리 수확 / 수확채소로 쫄면 해먹기 / 수경재배 / 맥주캔 활용 식물 키우기


실질적인 시작은 12월 이였지만 빛도 부족하고 온도도 낮아 자라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당장 3월 까지만 하더라도 잎 크기가 손가락 만했으니 말이다. '노지에 제때 키우면 2개월이면 충분히 수확하는데 3개월 키웠는데 이만큼이라니..'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역시 식물은 제때 키우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인공적으로 빛도 쐬어주고 영양제도 주면 말이 달라지지만)

그렇게 자라는 둥 마는 둥 하더니 4월 말이 되자 폭풍 성장하여 잎이 칠렐레 팔렐레 되어 버렸다. 드디어 아삭아삭하다는 아이스퀸 상추를 맛 볼 때가 된 것이다. 


잎을 정리 해줄 겸 올해 첫번째 수확을 해 주었다. 안쪽의 잎 4장 정도만 남기고 겉에 큰 잎을 모두 잘라 내 줄 것이다. 상추류는 포기째 수확해도 되지만 겉잎 부터 한장씩 뜯어 가며 수확하면 계속해서 잎이 새로 자라기 때문에 새로운 잎을 수확 할 수 있다.

아이스퀸 상추를 뜯기까지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실질적인 파종은 작년 늦여름부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발아하면 우리집 강아지가 밭을 발로 갈아놓고, 또 심어서 싹이 날만하면 이사를 하는 등 그간 여러차례 파종을 했지만 실질적인 수확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잎이 연하고 아삭해서 샐러드용으로 좋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샐러드가 아닌 쫄면에 함께 넣어 주기로 하였다.


잎을 띁어내니 굉장히 왜소해진 아이스퀸 상추. 잎을 뜯어낸 자리에는 하얀 진액이 나온다. 여기에는 멜라토닌과 락투카리움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스트레스 완화와 신경 안정, 그리고 불면증 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상추의 쓴맛을 내는 이유가 바로 상추 안에 들어 있는 이 하얀 진액 성분때문인데 옛날 말에 이 진액을 먹은 뱀은 눈이 멀고 이 진액으로 인해 상추밭에는 진딧물이 거의 없다는 말이 있다. 뱀은 모르겠고, 진딧물은.. 봄에 잎채소에게 숙명인 존재라서 적어도 나의 경험으로는 이 말이 맞다고는 할 수 없다. 

+참고로 잎패소(쌈채소)를 처음 키우다 보면 벌레가 예상보다 많음을 알 수 있다. 깨끗한 상추잎을 먹고 싶은데 내가 맛도 보기 전 한잎씩 하고 흔적을 남기는 벌레들 때문에 좌절 할 수 있다. 물론 화학적 농약을 뿌리면 되지만 농약 뿌기기에 거부감이 든다면 봄철보다 가을철에 심기를 추천한다. 참고로 나는 텃밭 첫해에 배추잎을 깡그리 벌레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상추를 조금 뜯는 김에 옆에 함께 수경으로 키우고 있는 레드치커리 잎도 두세장 잘라 주었다. 레드치커리 역시 12월 부터 키우기 시작 했던 아이인데 이제서야 조금 모양을 내며 자라고 있는 중이였다. 레드치커리 역시 잎을 따 주니 조금 휑한 모습이다. 레드치커리는 씁쓸한 맛이 많이 나기 때문에 많이 따 주지는 않았다. 맛이 어떤지 보기 위해 따자마자 조금 씹어 봤는데(무농약, 친환경 집텃밭의 장점 ㅎㅎ) 확실히 쓴맛이 강했다. 다만 소문만큼 엄청 쓰지는 않고 조금 성긴 상추에서나는 쓴맛과 비슷했던 것 같다.


노지에서 키우는 만큼 큰 잎들은 아니였지만 조금씩 따 주었을 뿐인데도 꽤 많은 양이 되었다. 수확한 잎사귀들은 흐르는 물에 잘 씻어 주었다. 사실 농약을 뿌린 것도 아니고 화학퇴비를 준것도 아니라서 그냥 먹어도 되지만 조금 더 아삭한 식감을 위해 찬 물에 담가두었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 같다. 수경재배해서 키운 상추는 노지의 상추보다는 조금 연한 느낌이였다. 어린 잎 상추가 아니였지만 굉장히 연한 느낌이라 부드러운 식감의 연한 상추를 키우고 싶다면 수경 재배를 추천한다. 꼭 모든 도구를 갖출 필요는 없으며 맥주캔, 우유팩, 분유통 등 수경 포트는 자신이 활용하기 나름이라 수경재배 식물 자체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 할 수 있다.

라디치오(레드치커리) 수경 재배하기 / 겨울에 식물 키우기 / 우유곽 재활용 하기 / 우유곽 수경 재배 / 수경 재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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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에 파종했던 라디치오(레드치커리)가 햇빛을 듬뿍 받아서인지 생각보다 빠르게 싹을 내었다. 떡잎이 양 엎으로 벌어 진 후 이틀 정도가 지났지만 더이상 자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맹물이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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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채소만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아래에 면이 숨겨져 있다. 사실 요만큼 먹기 위해 마트에서 상추 사오는 것도 번거로운데 이렇게 집에서 상추를 키우니 먹고 싶을 때 필요한 만큼만 활용 할 수 있다는 것이 내집 텃밭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나름의 쫄면 분위기를 내기 위해 급하게 계란을 삶아 함께 올려 주었다. 쫄면은 원래 채썬 양배추가 정석이기는 하지만 없으니 상추와 레드치커리로 대신 한다. 

아, 그리고 사실 만들어 먹는데 어렵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집에 쫄면용 면과 쫄면용 소스가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면을 삶아 주고 찬물에 헹군 뒤 준비한 소스, 채소 계란을 넣어 주면 순식간에 완성되는, 라면만큼 쉬운 쫄면 만들기. 

+다 먹고, 이글을 쓰는 시점에 생각해보니 우리집 냉장고에 쫄면을 해 먹기 위해 마트에서 사온 양배추가 있음을 깨달았다. 세상에


집에서 먹는 쫄면.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집에서 키운 채소들만으로도 나의 밥상이 한층 더 풍성해 질수 있음을 깨닫는다. 만일 내가 대장금처럼 요리를 척척 해내는 사람이였다면 훨씬 더 다양한 밥상을 만들어냈을텐데. 그런 면에서는 조금 아쉽다. 이런 많은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말이다. 지금도 텃밭 한쪽에서는 카이란과 시금치가 자라고 있는데, 지금 수확해서 먹어도 되는데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몰라 아직 수확을 하지 않고 있다. (조만간 채소들을 수확하여 이모와 친구에게 보낼 예정이다. 나 대신 먹어 달라고).

심는건 좋아하지만 아직 활용을 잘 못하는 초보 가드너. 하지만 해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그 식물들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척척 해내는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아주 살짝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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