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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2024.08)

금잔화 파종부터 개화까지 / 금잔화 꽃 / 텃밭에 덫작물 키우기 / 퍼머컬쳐 가드닝 / 식용가능한 꽃 금잔화 / 생태텃밭 만들기

by ▽_ 2020. 5. 29.

작아도 생태텃밭을 만들어 가겠다는 결심을 하고나서 채소들과 함께 밭에 심으려고 계획했던 것이 몇가지 식물이 있다. 메리골드,금잔화,클로버, 알리숨 등이다. 모두 곤충을 유인하여 수분을 돕거나 익충을 모여 들게 하고 혹은 반대로 해충을 쫒아내는 역할을 하는 식물이다. 작년에는 씨앗을 미처 준비 하지 못해 그냥 있는 것들만 심었는데 올해는 작년부터 모은 씨앗이 있어 조금씩 심을 수 있었다. 그 중에 클로버가 가장 먼저 꽃을 피었고 뒤이어 금잔화가 주황색의 밝은 꽃을 피워 주었다. 그리고 알리숨도 그 사이에서 작은 꽃을 피우고 있다.

[참고]크림슨 클로버 꽃 / 경관작물 추천 /꽃이 예쁜 녹비작물 / 클로버 노지 정식 3달 경과


금잔화 파종부터 개화까지 / 금잔화 꽃 / 텃밭에 덫작물 키우기 / 퍼머컬쳐 가드닝 / 식용가능한 꽃 금잔화 / 생태텃밭 만들기


지난 2월 금잔화를 파종 해 주었다. 아직 날이 풀리지 않았음에도 금잔화는 싹을 내었고 모종 포트에서 잘 자라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 심을 때에는 메리골드인줄 알고 심었다. 메리골드는 특유의 냄새가 있기 때문에 텃밭에 해로운 선충류가 오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메리골드를 심고 싶었던 것인데 메리골드라고 받은 씨앗이 사실은 금잔화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씨앗을 팔 때 메리골드와 금잔화의 구분을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자료를 뒤져 가며 메리골드와 금잔화는 어떻게 다른지 알아 보았다. 

[참고]정원에 금잔화 / 금잔화 파종 / 금잔화와 메리골드 구별하기

 

정원에 금잔화 / 금잔화 파종 / 금잔화와 메리골드 구별하기

작년에 퍼머컬쳐 가드닝에 관심을 가지면서 메리골드의 씨앗을 모아두었다. 메리골드가 해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모으다보니 금잔화라고 쓰여진 씨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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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잔화로 정체가 밝혀진 아이를 모종판에서 정성스럽게 키운 후 텃밭에 정식 해 주었다. 어차피 화분에서 키울 것이 아니였고 채소밭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며 키운 것이기 때문이다. 금잔화는 주황색, 노란색, 분홍색, 흰색의 꽃을 피운다고 했는데 과연 내가 뿌린 씨앗은 어떤 색상의 꽃을 피울지 궁금했다. 원색에 가까울 수록 곤충을 유인하기에 좋다. 메리골드가 해충을 쫒기 위해 심는 식물이라면 금잔화는 일종의 덫작물이다. 사람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나름의 달콤한(?)향이 있기 때문에 벌레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해충들이 다른 작물이 아니라 금잔화에 몰리게 된다. 그리고 이 진딧물을 잡아먹는 익충들이 이를 보고 밭에 오는 것이다.


금잔화를 밭에 심어 준 후 약 한달이 지났다. 그동안 비를 맞고 햇빛을 보고 했더니 금잔화가 쑥쑥 자랐다. 가장자리에 한포씩 심어 주었는데 그 한포기가 상당히 크게 자랐다. 처음 심어 줄 때 조금 간격을 두고 심어 두기를 잘 한것 같다. 금잔화는 한포기에 굉장히 많은 잎을 낸다. 나는 이렇게 벌레들에게 풍성한 먹잇감을 주게 되었다. 한동안 잎을 열심히 내며 몸집을 키우던 금잔화가 어느 순간부터는 거의 크지 않기 시작했다. 왜 그런가 싶어 금잔화를 살펴 보니 조그맣게 꽃을 피우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꽃 봉오리의 색을 보니 노란색 아니면 주황색의 꽃을 피울것이라는 예상이 되었다.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금잔화. 금잔화는 줄기 끝에 꽃대 한개를 올린다. 꽃을 감상 한 후 시들어가는 꽃대를 자르면 새로운 꽃대가 형성되어 꽃을 피운다. 한번 핀 꽃은 약 한달정도 간다. 굉장히 오래 가는 축에 속한다. 로마인들은 매달 초하루를 Calendae라고 했는데 이는 금잔화(Calendula/카렌듈라)가 한달동안 피는데에서 유래 했다고 한다. 금잔화는 봄에서 초여름까지 내내 꽃을 볼수 있다. 기온이 높지 않다면 가을까지도 관상이 가능하지만 그건 우리나라 여름철때문에 불가능하다. 색상도 화려하기 때문에 온통 초록 투성이인 밭에 포인트로 장식하기 좋은 꽃이다. 시각적으로도, 그리고 생태적으로도 금잔화는 나의 생태 텃밭에 꼭 필요한 식물이다.


꽃 하나가 피기 시작하니 다른 줄기에도 꽃 봉오리가 맺히고 있었다. 금잔화 국화과의 한해살이 식물인데 실내에서 키울 경우 월동이 가능해 다년생 식물로 키울 수 있다. 다만 햇빛이 충분해야 큰 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실내에서 키우더라도 햇빛이 잘 드는 자리에 두고 키우는 것이 좋다. 보통은 종자로 파종하여 키우는데 꺽꽂이도 가능한 식물이다. 발아도 잘 되고 포기가 크기 때문에 굳이 꺽꽂이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나중에 텃밭을 관리 하다 실수로 줄기를 꺾어 버린다면 그걸 삽수로 사용 해 봐야겠다.


화려하고 탐스러운 금잔화의 꽃

확실히 원색의 꽃은 곤충들에게 매력적인가보다. 사진을 찍기 위해 금잔화를 보고 있었는데 벌이 금잔화 위에 앉았다. 요 며칠 계속 비가 오고 흐린날이 계속되어 텃밭에 (왠지)진딧물이나 다른 벌레들이 많아 진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는데 벌을 보니 조금 안심이 되었다. 금잔화 꽃이 활짝 피기 전의 모양이 꼭 금으로 만든 술잔같이 생겼다고 해서 금잔화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술잔보다는 술잔 받침같이 생긴 것 같다.


금잔화 키우는 법

금잔화는 토양의 질은 별로 가리지 않지만 약알칼리의 토양을 더 선호한다. 금잔화를 잘 키우고 싶다면 금잔화를 심은 곳에 석회를 조금 넣어 주는 것이 좋다. 비옥한 토양보다는 척박한 토양에서 더 잘자란다. 영양분이 많은 토양에서는 오히려 병에 걸리기 쉽다. 또한 국화과의 식물 답게 서늘한 기후에서 훨씬 잘 자라며 씨앗은 떨어져 자연 발아 된다. 따라서 한번 금잔화를 심은 자리에서는 매해 금잔화가 피고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통풍이 좋고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에 두고 키우는 것이 좋다.  기온이 어느정도 낮아도 잘 자라는 꽃이기에 초봄에 화단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꽃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금잔화는 꽃을 일찍 피우는 식물이며 동시에 꽃이 오래 가기 때문에 텃밭에 다른 작물들에게 든든한 조력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토마토 등의 식물들에게는 토마토가 꽃 피는 동안 수분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많은 곤충들을 유인해주며 벌레들이 (특히 애벌레가)좋아하는 십자화과 작물(배추, 루꼴라 등)의 작물을 위해 희생하는 덫 작물이 되어 준다. 코스코스와 함께 심어 주면 더욱 좋다고 하는데 이는 한번 실험 해 봐야겠다.


덪작물

앞서 금잔화는 덫작물이라고 했다. 바꿔 말하면 진딧물이 잘 낀다는 것이다. 잎이 겹겹이 에워 싸 있어 곤충들에게 훌륭한 피난처 역할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안쪽에 까만 진딧물들이 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싫어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작게 처리하였다. 나도 이런 벌레는 좀 많이 싫다. ㅠ) 그래서 벌레가 끼는것을 싫어 하는 사람이라면 금잔화 키우는 것이 고민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금잔화가 희생함으로써 다른 먹거리 작물을 보호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한 식물에 진딧물이 모여 있으면 이를 먹이로 하는 해충들이 쉽게 몰려든다. 

이 글을 쓰는 중에 창문 옆으로 실잠자리가 들어왔다. 벌써 잠자리의 계절인가 싶다. 잠자리를 보면서 든 생각은 '작은 텃밭이지만 식물들이 나름 잘 일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였다. 잠자리는 밭의 해충을 잡아 먹고 또 특별히 모기를 잡아 먹는다. 잠자리가 하루종일 먹어 치우는 모기의 양이 엄청 나다고 한다. 우리집에 벌써 모기가 득실거리는데 좀 잠자리한테 모기 맛집이라고 소문이 났으면 좋겠다. 우리가 어릴때 잡고 놀았던 그런 잠자리인데 사실은 엄청난 육식곤충인 것이다. (동심 파괴)

잠자리가 안으로 들어 왔다는 것은 텃밭에도 어느정도 잠자리가 머물 수 있다는 말이다. 부디 내 작물들을 힘들게 하는 해충들을 많이 잡아 먹길.


생태 텃밭을 가꾸려면 벌레와의 공생은 필수인것 같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흙에서 지렁이가 나오면 도망가기 바빴고 겨우 키운 꽃에 진딧물이 가득 붙어 있으면 꽃을 뿌리채 뽑아 버리곤 했는데 지금은 그보다는 조금 나아졌다. 여전히 벌레를 보는것이 즐겁지는 않지만 그래도 식물과 곤충들이 유기적으로 공생하는 텃밭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있으니 그나마 벌레들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다. 지금은 담벼락 옆에 겨우 붙은 작은 텃밭이지만 언젠가는 작은 숲과 같은 텃밭을 꿈꾼다. 지금은 클로버 몇포기, 금잔화 몇포기 등 조금 조금씩 키우지만 그때가 되면 정말 자연과 같은 텃밭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텃밭이라면 사람들에게 충분히 쉼이 되기도 하고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텃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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