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고추를 너무 늦게 심는 바람에 작은 고추 모종이 텃밭에서 경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비실 비실 자라났던게 생각이 나서 올해에는 1월에 고추를 파종했다. 물론 3월이나 4월에 키워도 되긴 하지만 올해는 조금 일찍 심어서 발아가 늦게 되더라도 모종 재배 기간을 늘려 5월에 정식 할 때쯤이면 튼튼한 몸집을 가질 수 있도록 바로 심어 준 것이다. 아직은 추운 날이라 그런지 발아하는데에도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기도 했고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 키우고 있는 통에 조금씩 웃자라는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영양과 빛을 공급해 줄수 있는 수경 재배기에서 일단 몸집을 키우기로 하였다.
고추 파종 한달 경과/ 수경 재배로 모종 키우기 / 발아 식물 스펀지에 옮겨 심기 / 비퀴노 레드 / 카이엔 페퍼 / 오이고추/ 청양고추
1월에 심은 고추는 거의 한달이 지나서야 겨우 발아가 되었다. 역시 자연의 시간대로 심는게 가장 좋긴 한가보다. 어쨋든 낮은 기온때문에 힘겹게 발아를 하긴 했는데 또 현재 자라고 있는 실내가 너무 햇빛이 부족해 줄기만 길게 웃자라기 시작했다. 한차례 흙을 북돋아 주긴 했는데도 역시 부족한 햇빛으로 인해서 또 비실 비실 웃자라기만 반복.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얼마전에 수경재배기를 구입했다. 아직 수경재배기 안에 넣을 쌈채소들이 충분히 자라지 않아서 일단 빚이라도 충분히 받으라고 고추 모종을 넣어 주었는데 이 재배기가 물없이 조명만 켜두니 '물이 부족하다'라는 경고음을 주기적으로 내보내는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참에 '상추가 자랄때까지 고추를 한번 수경으로 키워보자!'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원래 집주인(상추)가 올때까지 양액과 빛을 충분히 받고 자랄 수 있도록 말이다. 상추를 수경포트에 옮겨 줄 때가 되면 여기서 자란 고추는 다시 흙에 옮겨 심어 줄 요량이었다.
비퀴노레드 새싹의 줄기는 약간 붉은색을 띄었다. 2립을 파종했는데 1립만 발아하여서 좀 아쉽지만 이 하나가 잘 자라준다면 그래도 얻을 수 있는 고추는 많으니까 스스로 괜찮다며 위로를 해본다.
비퀴노레드는 크게 자라는 고추는 아니지만 상당히 매운 고추이다. 그 귀여운 모양때문에 수확 후 고추 피클로 많이 많들기도 하는 고추여서 개인적으로 수확을 기대하고 있는 아이이기도 하다.
손으로 꼭 쥔 뒤 물에 한번 담가 주면 물을 쏙 흡수한다. 그렇게 물을 충분히 흡수 시킨 뒤 고추를 스펀지 사이에 껴 주었다. 확실히 이렇게 보니 웃자란게 너무 잘보인다. 제때에 심어서 햇빛을 보고 자란 경우에는 줄기가 딱 저 길이의 반토막만한데 말이다. 역시 식물에게는 햇빛이 너무 중요하다.
수경 스펀지에 꽂은 모습이다. 이렇게 뿌리가 아래로 나오도록 해야 뿌리가 양액을 흡수하며 자란다. 지금은 얇은 한가닥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이 자란 뿌리 뭉탱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수경 재배를 하면 좋은점 중 하나는 뿌리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을 갈아줄때나 스펀지를 갈아 주게 될 경우 이럴게 뿌리를 볼 수 있는데 이때 뿌리 색이 희고 깨끗하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이고 뿌리가 갈색으로 변했다면 그 뿌리는 죽은 것이다. 흙속이었다면 이 죽은 뿌리가 흙속에서 분해 되어 다시 다른 뿌리에 영양분이 되어 주겠지만 수경재배에서는 그대로 두면 죽은 뿌리가 물속에서 녹으면서 물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잘라 주는 것이 좋다. 이미 영양분은 양액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토경 재배에서 수경재배로 옮길 때 주의할 점
토경에서 키우던 것을 수경재배로 옮길 때에는 뿌리에 붙어 있던 흙들을 잘 씻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뿌리와 흙속에 있던 미생물이나 다른 성분들이 수경 재배안에 양액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특히 펌프로 물을 순환 시키는 경우 작은 모래들이 펌프에 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뿌리를 잘 씻어 주는것이 중요하다. 사실 식물을 건강하게 해주는 토양 미생물을 오염이라고 표현하는것은 양심에 찔리지만, 어쨋든 수경재배를 할때는 양액으로 충분히 영양분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그냥 씻어주도록 한다.
뿌리를 잘 씻어낸 식물을 스펀지 사이에 쏙 꽂아 주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뿌리가 양액에 직접 닿을 수 있도록 길게 빼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스펀지를 양액에 닿게 할 수도 있지만 스펀지에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뿌리만 닿도록 해 주는 것이 좋다.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하나씩 모두 스펀지로 옮겨 심어 주었다. 이 스펀지를 그대로 꽂아 주어도 되지만 보통은 수경 재배용 포트가 있어서 그 안에 스펀지를 넣은 뒤 수경 재배통에 꽂아준다. 양액을 수경 재배통에 채울 동안 모종을 심을 스펀지가 마르지 않도록 통에 물을 담은 뒤 수경 포트를 넣어 주었다.
일단 여기서 대기하고 있도록 하려무나 귀요미들아.
발아한 고추를 모두 옮겨 심어 주었다. 귀요미들의 발아율은 50%정도이다. 일단 이 아이들이 발아하기에 적당한 시기가 아니니 그러려니 한다. 올해에는 고추가 텃밭에서 대장으로 자랄 수 있도록, 무한 경쟁 텃밭듀스에서 이번에는 눈치보며 자라지 않도록 지금부터 야채 재배기 안에서 트레이닝을 해 주어야겠다. 물론 이곳의 주인인 상추가 돌아오기 전까지 말이다.
드디어 야채 재배기에 양액도 채우고 스펀지에 옮겨 심은 고추도 재배기에 넣어 주었다. 이제야 제대로 돌아가는 야채재배기이다. 그동안은 물을 안 채워 넣고 있어서 물 부족이라는 경고음이 주기적으로 울렸는데 이제는 모터가 물을 순환시켜주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곳에 원래 주인인 상추도 발아한 것들을 일단 스펀지에 꽂아 주었다. 이제 이들이 자라서 나의 먹거리가 되어 줄 것이다.
수경 포트를 꽂지 않은 나머지 구멍들은 재배기를 살때 함께 들어있던 새싹모양의 뚜껑으로 덮어 주었다. 이들은 양액이 들어있는 재배기 내부에 빛이 닿지 않게 해 녹조가 생기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텃밭의 3월은 아직 식물을 키우기에는 이른 시기이다. 땅의 기온도 충분히 올라가지도 않았고 아직 4월 말까지 늦서리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월동 식물들을 제외하고는 텃밭에 바로 심기가 어려운 시기이다. 하지만 나는 2월 말서부터 왠지 조급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3월에는 왠지 새싹이 나서 잘 자랄것 같고, 막 뭐를 미리 심어야 할 것 같고 말이다. 그래서 항상 일찍 씨앗을 이것 저것 심는데 당연히 식물이 자라기 적당한 시기가 아니니 대부분 잘 자라지 못한다. 그나마 이제는 야채 재배기가 들어왔으니 이런 파종의 욕구를 조금이나마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겨울동안에 조금씩 심어서 키우다보면 이른 봄의 조급한 마음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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