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에 한창 도전 정신이 막 샘솟을때가 있었다. 씨앗을 따로 구매 하는것이 아니라 마트에서 우리가 먹으면서 키울 수 있는 것은 없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한동안 마트를 갈 때마다 키울만한게 뭐가 있는지 두리번 거리기 일쑤였다. 그렇게해서 키운 것이 대파, 샐러리, 타임, 파프리카, 딸기 등이었고 토마토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다가 젤리 토마토라고 반짝 반짝 윤이 나는 토마토를 발견하게 되었다. 젤리토마토는 과피가 얇아 손으로 살짝 누르면 마치 젤리처럼 말랑 쫀득하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 호기심을 갖게 되었고, 결국 마트에서 젤리 방울토마토 한 팩을 구매 해 오게 되었다.
참고 : 마트표 식물 키움 포스팅
- 마트표 딸기 키우기 / 킹스베리 채종부터 파종, 발아까지 / 딸기 새싹
- 마트표 파프리카 키우기 / 트리벨리 파프리카(바나나 파프리카) 파종부터 노지정식까지
- 샐러리 키우기 두달 경과 / 노지에 옮겨 심기 /샐러리 키우는 환경
- 마트표 타임 키우기 / 타임 물꽂이 후기 / 타임 물꽃이부터 화분에 정식까지
- 대파 채종하기 / 대파 화분(흙)에 오래 보관하기/ 마트 대파 키우기
마트표 젤리 방울토마토 키우기 / 계란껍질 포트 / 젤리 방울 토마토 파종에서 수확까지 / 마트에서 씨앗 얻기
처음 봤을때 너무 예쁜 모습에 감탄을 했다. 물론 식물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농약을 사용하거나 식물 호르몬을 사용해 예쁘기만 한 과실을 키우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열매의 겉모습만 보고 혹하면 안되지만 젤리 방울 토마토는 너무 예뻤다. 반짝 반짝 윤이 났고 과육이 비칠정도로 껍질이 얇은게 느껴졌으며 그래서인지 뭔가 더 탱글 탱글한 느낌이었다.
냉장고에 그냥 넣어 두었다가는 생각하지 않고 다 먹어버릴 수 있어서 뜯자마자 빨간색 2알, 노란색 2알을 빼 두고 씨앗을 채종 하였다. 만약 발아가 안된다면 다음에 또 사먹을때 채종하면 되니까 욕심 부리지 않고 필요한 정도만 채종을 한 것이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파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젤리 방울 토마토 새싹이 나왔다. 방울 토마토는 동그란 새싹이 아니라 양쪽으로 길쭉한 떡잎이 나온다. 처음 토마토를 심으려 하면 얼마나 심을지 몰라 여러개를 심는데 넓은 텃밭이 아니라면 1립 또는 2립 정도만 심어도 충분하다. 화분에서 키울것이라면 더더욱 많이 심을 필요가 없다. 방울토마토라고 해서 작게 자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 자랐을 때 자리를 얼마나 차지할 지 잘 생각해보고 키워야 한다. (참고로 작년에 텃밭에 심었던 방울 토마토는 담을 타고 올라가더니 옥상까지(시골집은 옥상이 그리 높지 않다) 자랐다.
계란 껍질에 파종한 젤리 방울 토마토 씨앗
3월 21일에 심은 젤리 방울토마토가 한달 정도 지나자 계란 보다 더 크게 자랐다. 5월이 되어서 노지에 옮겨 심어 주기 전까지 쑥쑥 자라야 하는데 늦게 심어서 그런지 아직은 원하는 크기보다는 조금 작은 느낌이다.
젤리 방울 토마토 씨앗은 계란 껍질에 심어 주었다. 계란을 많이 먹기 때문에 계란 껍질이 많이 나오는데 항상 가루로 만들어 밭에 뿌려주기만 하다가 이번에는 이렇게 작은 파종 포트를 만들어 주었다. 계란 껍질에 심어 두었다가 옮겨 심을 때 계란 껍질을 손에 꽉 한번 쥐어 줘 포트를 잘게 깨뜨린 뒤 흙에 통채로 심어주면 되는 그야말로 친환경 포트. 계란 껍질에 있는 탄산 칼슘이 흙속에서 분해 되면서 토양과 식물 둘 다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 줄 것이다.
계란 파종 포트 만드는 법
- 날계란의 윗부분을 조금 깨서 내용물을 제거 한 뒤 입구 부분이 적당한 크기가 될때까지 손으로 조심스럽게 다듬어 준다. 요즘엔 계란 껍질을 예쁘게 딸 수 있는 도구가 나와 있으니 그걸 이용하면 더 깔끔하게 계란 껍질을 딸 수 있다.
- 뚜껑을 딴 계란 껍질 속의 단백질 막을 제거해준다. 물론 제거하지 않아도 되지만 곰팡이가 필수 있으니 주의
- 계란 껍질 아랫부분에 젓가락이나 송곳을 이용해 물구멍을 뚫어 준다.
- 안에 조심스럽게 흙을 채운 뒤 씨앗을 뿌리거나 작은 다육이를 심어 포트로 이용한다.
참고 : 다른 친환경 포트 관련 포스팅
5월이 되자 마자 씨앗붜 직접 키운 젤리 방울 토마토 모종을 텃밭에 옮겨 심어 주었다. 작은 텃밭이지만 매년 욕심껏 작물을 심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는 항상 토마토들이 차지한다. 이번에도 햇빛을 가장 많이 볼 수 있고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자리에 젤리 방울 토마토를 심어 주었다.
보통 모종을 노지에 옮겨 심을때에는 본잎이 6~8장 정도 자란 이후에 심어 주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성격이 급한 이 텃밭 주인은 4장만 나와도 얼른 옮겨 심어 버리고 만다. 물론 어려움을 이겨내고 잘 자란 아이들도 있지만 잎이 한 두장 밖에 없어서 텃밭에 적응하지 못하고 말라버린 모종도 꽤 많다. 느긋하게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금새 까먹고 이른 시기에 심어서 죽으면 다시 씨앗을 심어 주기를 반복한적도 꽤 많다.
젤리토마토는 이름에서보듯이 딱 방울 토마토를 봤을때 젤리같이 생겼다. 내가 처음 젤리 방울 토마토를 봤을 때 다른 토마토들보다 유난히 반짝였다고 생각했던게 그 토마토만 광이 나게 닦아 주어서 그런게 아니라 원래 그런 종이라고 한다. 또한 젤리 방울토마토의 가장 큰 특징은 얇은 과피(껍질)인데 이로 인해 토마토를 먹을때 입에 껍질만 남는 느낌이 없이 뭔가 조금 더 쫀득한 느낌이 든다.
또한 병충해에도 강해서 토마토를 괴롭히는 잎곰팡이병에도 잘 견딘다. 여기에 내과열성 품종이여서 여름철마다 토마토에 발생하는 열과 현상이 적다는것도 장점!
여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는데 벌써 찾아온 가을의 어느날.
이번 여름에는 텃밭에 좀처럼 신경을 써 주지 못해서 그냥 열매 나면 어떤 토마토인지 신경도 쓰지 않고 따 먹곤 했다. 그리고는 가을이 되어 토마토를 걷어낼까 하던 무렵이었는데 텃밭 젤리 방울토마토가 열심히 열매를 맺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왠지 익을때까지 그냥 기다리면 서리 맞아서 다 죽을것 같지만 그래도 최대한 노지에서 햇빛을 보며 익을 수 있도록 좀 더 기다리기로 하였다.
젤리 방울토마토는 익기 전에도 보면 과육이 다 보일 정도로 과피가 얇다는걸 알 수 있다. 그리고 껍질 자체가 익지 않아도 윤이 난다. 얼른 이 아이들이 익어서 따 먹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노란색의 방울토마토 꽃이 진 자리에 그대로 자리 잡아 자라는 열매를 보면 참 신기하다. 가지 하나에 양쪽으로 나란히 매달려 있는 방울 토마토 모습이 꽤 귀엽기도 하고 말이다. 토마토 열매가 익으면 하나씩 따 먹어도 좋지만 저렇게 한 줄기째 수확해서 테이블에 예쁘게 장식 해보고 싶은데 사실 그게 의외로 쉽지 않다. 같은 줄기에 매달려 있는 열매라도 익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열매는 벌써 다 익어서 다 주어야 하는데 그 옆에 매달린 열매는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풋초록일때가 많다.
언제 한줄기를 따서 그림처럼 장식을 해보나..
그 와중에도 젤리 방울 토마토 한두개가 익어서 딸기와 함께 한주먹 수확해 주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이렇게 조금씩 따먹는 재미로 텃밭을 하는게 아닐까. 함께 수확한 딸기는 사철딸기로 분홍색 꽃을 피우며 한철이 아니라 봄부터 가을까지 딸기열매를 계속 달아 준다. 딸기에 관한 포스팅을 아래를 참조.
올해는 토마토를 종류별로 꽤 심었는데 텃밭 관리에 소홀해서 그런지 얼마 먹은 기억이 없다. 그나마 나는 열매도 강아지 세마리의 간식으로 주다 보니 내 입으로 들어온 것은 거의 없는듯.... 그래도 늦게나마 나름 젤리방울 토마토도 수확한게 있으니 내년에는 올해보다 텃밭에 신경을 써서 가꿔 줘야겠다.
채종을 했다는 건 온전히 내 씨앗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비록 올해는 마트에서 시작한 키우기이지만 이제 내년부터는 '내가 가지고 있는' 씨앗으로 파종해서 키움을 시작 한다는 뜻! 가끔 이렇게 마트로 씨앗 사냥을 하러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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