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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2. 두번째 텃밭(2020~2024.08)

비 온 후의 텃밭(콩, 수세미, 토마토, 오이, 꽃) / 기나긴 장마가 지나간 뒤 텃밭 근황

by ▽_ 2020. 8. 18.

유난히 길었던 장마도 이제 끝이 보인다. 물론 다음주까지 비가 예보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간 중간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있는게 어디인가. 해가 도통 나지 않고 비만 계속 오는 날씨에 텃밭은 사실 포기하고 있었다. 기나긴 장마에 잡초는 잘 자라는데 정작 잘 자라길 원하는 작물들은 오히려 죽어 나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가 잠시 그쳤던 어느날 텃밭을 점검 해 보았다.


비 온 후의 텃밭(콩, 수세미, 토마토, 오이, 꽃) / 기나긴 장마가 지나간 뒤 텃밭 근황


장마 후의 수세미

올해 야심차게 심었던 수세미가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지금은 너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장마 기간중에 오히려 잎이 더 무성해 진것 같다. 꽃도 많이 피고 중간 중간 열매들도 많이 달려 있어 이대로만 간다면 수세미는 풍년이 될 수도 있다. 수세미를 심었던 구역에는 단호박, 애플 민트 등 번식에 있어서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수세미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단호박과 겹치지 않게 수세미는 담벼락을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줄기를 모두 유인해 둔것이 경정타였던것 같다. 현재까지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조화롭게 자라고 있다.


4년차 블루베리 시에라

블루베리는 장마 기간동안 오히려 새 잎을 많이 내었다. 마당 안쪽에 함께 심었던 다른 유실수들은 장마로 인해 잎이 갈변 하는 등 과습의 피해를 보였는데 블루베리는 거의 그런 피해가 없었다. 역시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라 이정도 장마비는 거뜬히 감당한 모양이다. 이 와중에 블루베리 열매도 떨어지지 않고 줄기에 단단히 매달린 채 익어갔다. 장마기간은 식물에게 힘든 기간인 동시에 삽목하기 좋은 기간이라 무성해진 블루베리 가지를 정리하면서 두개정도 삽목 해 주었는데 무사히 뿌리 내릴지도 함께 지켜 봐야겠다. 

이 블루베리 화분 주위에 구문초(로즈제라늄), 라벤더, 로즈마리, 제라늄, 유칼립투스 등 화분에 키우는 식물들을 함께 모아두고 장마 기간 내내 밖에서 비를 맞게 했는데 모두 큰 피해 없이 장마를 견뎌냈다. 통풍이 중요한 허브식물들인데 야외라 통풍이 잘되서 아무래도 피해가 적었던 것 같다.


장마 중에도 열매를 맺은 단호박

수세미와 선두를 다투는 것은 단호박이다. 처음에는 먼저 심은 애플민트와 레몬밤에 기세가 밀리는 것 같더니 어느새 잎이 무성해져서 이제 허브를 찾으려면 잎을 들춰내야한다. 단호박도 의외로 비의 피해가 없었다. 오히려 공간 장악력이 커졌달까. 그 와중에 새로운 열매도 달렸다. 씨앗을 모두 나눠주고 딱 1립 남은 미니 밤 단호박이였는데 올해는 넉넉히 씨앗을 보관할 수 있겠다. 

이 구역에 심은 식물 중 수세미와 단호박이 제일 무성하게 자라고 그 다음 애플 민트와 레몬밤이 그나마 잘 버티며 자라 주었다. 다만 건조한 토양을 좋아하는 해바라기류(좁은잎 해바라기, 테디베어 해바라기, 왜성 해바라기)는 모두 시들어버렸다. 그리고 남아있던 초당옥수수 줄기도 시들었다. 

참고 : 이 구역에서 키웠던 식물들 이야기


수레국화로 예상되는 아이

비가 오는 중에도 의외로 잘 자라는 식물중에 하나였다. 함께 심어 둔 이름표가 없어져 더블핑크 금잔화인지 수레국화 화이트볼인지 헷갈리는 아이이다. 잎이 이렇게 무성해지기 전에는 시금치로 오해 하기도 했다. 이 아이는 꽃이 피어나면 좀더 명확해 질 것 같다. 비가 오기 전 더운 날씨가 계속 될때에는 오히려 통풍 불량, 혹은 과습인것 처럼 잎 표면에 곰팡이가 피어서 상한 잎을 자주 잘라 주었는데 비가 계속 오는 와중에 오히려 깨끗한 잎들이 자라고 있다.

반면에 이 근처에 심은 방울토마토는 많은 줄기가 꺾이거나 물에 상해있어 대대적으로 줄기 정리를 하고 새로 지지대를 세워주었다. 많은 열매도 열과로 인해 터져 버렸고 꽃도 많이 떨어져서 당분간은 방울 토마토 수확을 많이는 하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간간히 남아 있는 열매가 있긴 하지만.


꽃이 피기 시작한 천일홍

매년 천일홍을 키우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발아율이 낮아서 많이 키우지 못했던 천일홍인데 올해는 색깔별로 모두 발아하였다. 그래서 노지에 정식 해 주었는데 자주색 천일홍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다른색 천일홍은 잡초와 함께 베어버렸는지 보이지 않는다) 천일홍도 과습을 싫어하는 식물이라서 걱정했는데 잎도 무성해지고 꽃도 피고 있어서 의외였다. 작년에 천일홍을 꽃밭(바로 옆에 수국이 있었음)에 심었다가 잎에 과습으로 인한 반점이 자주 생겼었는데 말이다.

참고 : 천일홍 관련 기록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기 시작한 오이

물을 좋아하는 식물인 오이도 비가 오는 동안 잘 자라준 식물이다. 꽃도 피고 열매도 달기 시작했다. 작년에 텃밭에서 키울때에는 물을 많이 주지 않아서인지 수꽃이 많이 피고 암꽃에 열매가 달려도 금방 시들었는데 올해는 왠지 예쁜 열매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장마 기간동안 물을 충분히 머금었으니 이제 햇빛만 나면 쑥쑥 크겠지.

 

다다기 오이 키우기 / 다다이 오이 발아 /다다기 오이 특징/ 오이 낙과 이유

올해는 오이 농사가 좀 되는가 싶었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로 텃밭에 오이가 뿌리가 뽑힌채 방치 되어 말라 죽었다. 굉장히 속상했지만 더 늦으면 파종도 못하게 되니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부랴

lifeisdelight.tistory.com


개화 한 황화코스모스

6월에 직파했던 황화코스모스도 장마 기간 중 쑥쑥 자라서 꽃을 피워냈다. 대부분의 꽃 종류는 비가 많이 와서 다 시들었는데 황화코스모스는 의외였다. 의외로 키가 크게 자라는 식물인데 그동안 비바람에 휘어져 바닥으로(?) 자라긴 했지만 다시 세워주니 곧잘 자라는 중이다.

이 근처에 심었던 스위트알리숨(갈변하여 시들어버림), 채송화(없어짐)는 모두 장마 비에 잎이 녹아버렸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오지 않았더라면 가을까지 꽃을 보여줬을텐데 아쉽다. 뿐만 아니라 우단동자(잎이 녹아버림)와 상추(잎이 녹아버림)도 장마 피해를 입었다.

참고 : 이번에 피해를 입어서 사라진 식물들 관련 자료(슬픔)


꽃이 핀 콩

이번에 텃밭에 콩 믹스 씨앗을 심었는데 그 와중에 꽃도 피었다. 콩 꽃이 참 소담하니 예쁘다. 이제 저 자리에 콩 꼬투리가 열리는거겠지? 콩 꽃은 바로 다음날 떨어져버렸다. 꽃이 오래 가지 않나보다. 흰색과 보라색이 참 정갈하게 어울어졌는데 말이다.  이제 한송이 피기 시작 한 것이니 앞으로 계속 콩 꽃이 피어날걸 생각하며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다.  

한달 내내 일기예보에 비그림이 있었던, 처음 경험해본 날씨였다. 이전에는 장마라 하더라도 2주 정도 였고 중간 중간 해가 드는 날이 있었기도 했고 심지어 최근 몇년간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장마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비가 많이 안왔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내 텃밭에서 손 써보지도 못하고 많은 식물이 죽었지만 그래도 살아 남은 식물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이제 비가 지나가면 폭염이 예상 된다는데 모쪼록 폭염도 무사히 이겨내기를. 식물은 생각보다 강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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